넷플릭스 '비바리움' 을 보고.

2021.11.29 15:57

thoma 조회 수:626

Vivarium, 2019

ed0360982ea02e2a8c22b10b1f6751bfc93394e6

로칸(로어칸? 로르칸?) 피네건, 아일랜드 감독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지옥'과는 비교가 안 되는 더 절망적이고 끔찍한 세계입니다. 감독이 상당히 비관적인 사람인가 봅니다. 

남녀가 중개인 소개로 어떤 동네로 갑니다. 거긴 완전 같은 생김새의 집들이 있고 그 중 한 집을 구경하는데 중개인은 사라지고 동네에 갇히는 내용이에요. 주변에 사람 흔적이 없다는 걸 빼면 완전 같은 집만 있다는 게 뭐 이상할 것도 없어요. 한국의 기존 고층아파트도 다 그러니까요. 

가상의 동네와 집과 가족을 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지만 '보기에 따라서' 현대의 일상만 남은 현실이라는 것이 이 영화 속 상황과 크게 다를 게 뭐냐, 라는 시각을 가진 것 같아요. '집? 집을 원해? 옛다 집! 거기서 니네들이 뭘 하는지 보라고.' 

'뼈대만 추리면 이게 다야' 라는 소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먹고, 자고, 생리활동하고, 애 기르고, 그리고 할 수 있는 걸 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 아니고요. 남자가 우연히 손바닥만한 정원의 땅을 팔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차에 실린 자기 연장으로 땅을 팝니다. 땅 파는 걸 보자니 전염병 상황 때문에 최근 정원 관리나 식물 키우기가 유행이라는 게 떠올랐습니다. '이거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니 하게 둬' 라고 남자가 말합니다. 사실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도 자기가 배우고 자라면서 본 범위 안에서, 할 수 있겠다는 상상의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사브작사브작하면서 인생을 끝내는.

이게 다가 아닐 텐데...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써봤자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또 다른 가족들의 모습으로 보여 줍니다. 

아주 가끔 출근 준비 시간대에 화장실에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현재 이 위치에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누군가 건물 단면을 잘라 볼 수 있다면 웃기겠다.' 싶은.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데 이렇게 딱 눈 앞에 보여 주니 무시무시합니다. 생각할수록 갑갑한 영화라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네요.

유일하게 좋았던 부분은 주연인 이모겐 푸츠를 알게 된 겁니다. 필모를 보니 출연 영화 중 본 영화도 있는데 기억이 안 나고 여기서 처음 제대로 보았는데 호감이 가는 배우네요. 뭔가 친구 삼고 싶은 타입? 그리고 케이트 윈슬렛을 닮았어요.

ba52334149c68dcb26035598e8c8539e6211bb8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75
118042 이거 말이 되나요 [4] 가끔영화 2021.12.15 353
118041 김규항이 본 유시민 [7] 적당히살자 2021.12.15 890
118040 진선생은 맛 간 거 맞고 유시민은 원래 그랬고 ㅋㅋ [2] 적당히살자 2021.12.15 590
118039 [EBS1 다큐프라임] 알파 우먼 [2] underground 2021.12.15 423
118038 매트릭스 어웨이큰 [7] Lunagazer 2021.12.15 453
118037 거식증의 추억 [4] 적당히살자 2021.12.15 350
118036 PT 첫 소감 [5] 예상수 2021.12.15 363
118035 노정태가 저쪽으로 갔군요 [5] 타락씨 2021.12.15 800
118034 뒷담화 하는 사람 [2] 적당히살자 2021.12.15 338
118033 예민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3] 적당히살자 2021.12.15 371
118032 눈물이 나는 사진들 전에 본걸 잊어버렸었나 [1] 가끔영화 2021.12.15 264
118031 여타짜 (2021) [6] skelington 2021.12.15 689
118030 품위, 돼지로 살기 [22] 타락씨 2021.12.15 745
118029 2021년 동안 제가 본 좋은 영화들.... [6] 조성용 2021.12.15 541
118028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고(조금 스포) [4] 예상수 2021.12.15 495
118027 [드라마바낭] 스티븐 킹 원작의 호러 '아웃사이더'를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1.12.15 673
118026 맛이 간 진선생 [24] 사팍 2021.12.15 1031
118025 불 꺼진 듀게에 불 밝히기 <소화만평> [5] 어디로갈까 2021.12.15 471
118024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2] 영화처럼 2021.12.14 401
118023 바낭 - 민주당의 앞날은 젊은 신참을 뽑고 밀어줘야 한다는 건데요 [17] 예상수 2021.12.14 6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