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메인으로 훅 들이밀길래 생각 없이 재생을 눌렀다가 튼 김에 1화는 봤습니다.

뭐 결국 1화만 본 것이니 평소보단 매우 짧은 글로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드릴 수 있겠네요.



이 예고편을 보면서 다들 불안해하셨죠? 제대로 된 드라마가 아니고 코스프레 쇼 같고 막. ㅋㅋㅋㅋ 많이들 걱정하셨을 텐데,


네 그거 맞습니다. 코스프레 쇼에요.


다만 예상치 못했던 것 한 가지.

드라마를 못 만들어서 코스프레 쇼가 된 게 아니라, 그냥 애초에 코스프레 쇼를 의도하고 만들어서 코스프레 쇼가 된 드라마입니다.

조금만 봐도 느낌이 확 와요. 아, 이거 진심으로 원작을 실사로 '재현'하려고 만든 드라마구나.



근데 일본의 2D 그림 작품들이란 건 어디까지나 2D로 봐야 아름다운 겁니다. 그걸 그냥 실사화 해버리려고 하면 유치하고 조잡한 뭔가가 나올 수밖에 없죠.

존 조를 비롯한 배우들이 20년전 애니메이션 캐릭터 차림새와 모양새 그대로 등장해서 폼을 잡고 있으니 웃기고. 원작의 명장면(?)들을 실사로 그대로 옮겨 놓은 장면들이 조잡해서 웃기고. 그 와중에 가끔은 원작 느낌을 그럴싸하게 살려 내는 장면들이 튀어나와서... 당황스러워서 웃깁니다. 결론은 그냥 웃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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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 포스터는 썩 괜찮네요.)



의외로 배우들은 괜찮습니다.

적어도 스파이크랑 제트까지는 괜찮아요. 존 조의 얼굴은 2D 꽃미남 스파이크와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충 연기로 어느 정돈 극복이 되구요. 너무 젊은 제트도 뭐 일단 비주얼이 흡사한 데다가 배우 연기도 나쁘지 않네요. 다만 페이 발렌타인은 조금 에러 같은 느낌이고 비셔스는 그냥 웃음 잔치입니다. 어쩔 수 없죠 뭐. 비셔스 캐릭터 자체가 현실 인간이 소화해날 수 있는 게 아니죠. 생긴 것부터 행동, 대사 하나하나가 일본 아니메식 허세의 결정체 같은 캐릭터 아니었습니까.


문제는 오히려 CG나 메카닉 표현들, 그리고 액션씬의 연출 같은 부분들입니다.

소드 피시 정말 멋 없구요. 비밥호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1화의 경우에 원작의 '레드 아이' 마약 에피소드를 옮긴 경우인데 '레드 아이'를 사용한 악당이 무쌍을 찍는 1인칭 액션 장면은 진짜 90년대 B급 호러 무비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소드 피시를 타고 도망가는 양반들 따라가는 장면은 그냥 민망했습니다. 원작에선 그게 그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멋진 장면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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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프레 쇼로서는 사실 꽤 훌륭하지 않나... 라는 칭찬 아닌 칭찬도 살짝 해보구요.)



애초에 '카우보이 비밥'이 호평 받았던 게 헐리웃 영화 느낌나는 연출. 서부극을 비롯해서 미쿡 문화 아이템들을 일본 아니메 속에 잘 녹여 넣었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미국 영화 흉내로 호평받은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흉내내는 미국 영화... 를 만들면 멋지고 재밌을 거라는 멍청한 생각은 도대체 누가 해냈을까요.

굳이 만들고 싶었다면 아예 걍 우주 서부극으로 완전히 번안해서, 원작 비주얼 같은 건 최소한만 남겨두며 만들었어야 할 것 같은데... 근데 또 생각해보니 그럴 거면 굳이 '카우보이 비밥'을 원작으로 실사화할 필요도 없었겠네요. 애초에 원작이 뭐 스토리가 대단해서 인기를 끈 작품이 아니었으니까요.



암튼 뭐 보는 내내 웃으며 즐겁게 보긴 했습니다.

그리고 '비셔스 비중이 커지는 막판 에피소드들은 이것보다 더 웃기겠네!!!'라는 생각에 제 괴작 본능이 잠시 꿈틀거리긴 했습니다만.

가뜩이나 볼 거리가 심각하게 쌓여가는 와중이라 일단 괴작 즐기기의 재미는 먼 훗날로 미뤄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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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


소감 끝.






+ 기왕 코스프레 쇼 하는 거 스파이크 역을 미남을 썼어야지!! 라고 생각해 보면 현실 배우들 중엔 강동원 생각이 먼저 나구요. 기럭지도 그렇고 뭐 완전 모사는 애시당초 불가능한 가운데 그럭저럭 괜찮았을 것 같구요. 그리고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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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절 이 분이었다면 눈은 확실히 즐거웠을 것 같긴 하네요. 연기는 존 조가 낫겠지만 솔직히 이 작품을 실사로 만드는데 주연 배우 연기력이 외모보다 중요할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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