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이니 표준어니 표준 발음법이니 전부 흘러가는 세월 입장에서 보면 임시적이고 임의적인 건데요.


우리는 언제부터 '불휘'를 뿌리라고 부르고 썼을까요. '기픈'은 언제부터 '깊은'으로 적었을까요.

'듕귁에 달아'가 '중국과 달라'로 바뀌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중세국어를 쓰던 세종이 ㆁ,ㅸ,ㅿ,아래아(-맥에서 아래아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허허)등등 요따우 글자들이 후손들에 의해서  없어진 걸 알면 큰 탄식을 할까요.



짐을 싣고 달려가는 자동차는 

아무도 짐을 [싣꼬]로 발음하지 않아요(아나운서 빼고). [실코]로 발음하지요. 표준어라면 '싣다'겠지만, 사실 '교양있는 현대 서울인' 모두 마음속으로 '싣다'의 표준형을 '싫다'로 저장해 놓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되죠. [실는다] [시러서] [실코]


좀 다른 예지만 쓰레기를 /줍다/ 있죠?

이건 표준어가 '틀린' 전형적인 예예요. 많은 사람들이 '줍-어서'를 [주서서] 라고 틀리게 발음하죠. 이게 괜한 게 아니에요.

석보상절에 처음 나온 줍다는 '줏다'

어간에 모음이 붙을 때 앞 음절의 종성이 뒤 음절로 바로 이어지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잖아요? 춥다-추워 처럼요(어떤 방언에서는 춥다-추버라 처럼 규칙활용하기도 하고요).

저 줏다가 '주어'로 활용되는 걸 본 멍청한 국어학자들이 아항 저것이 춥다-가 추워가 되는 것처럼 ㅂ불규칙 활용한 거구나!라고 착각한 거죠. 그래서 '줍다'가 됐어요.

사실은 줏다는 '잇다' - '이어서'처럼 ㅅ불규칙이었어요. 반치음이요. 


표준어가 사실은 틀린 말이라니 웃기지 않나요?


요컨대 말은 계속 변하고, 표준어는 일시적으로 누군가의 회의를 통해서 정해진 거고 우리의 말글생활하고는 별개라는 거예요.




1782년, 누군가가 일기에 이렇게 적어요.

'아오 뿌리가 너무 깊어서 뽑히지가 않네!!!'


그걸 본 사람이 이렇게 말하죠. 

"님, 뿌리(X) -> 불휘(O)"


제목하고 글이 왠지 따로 노는데,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맨아래 적네요. 도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틀린 맞춤법을 보면 빡칠까요?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4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77
118122 부탁드립니다. 제 글에 내용과 무관한 댓글은 자제해주세요 [141] 세멜레 2013.07.02 4624
118121 바낭) 지금 현재 많은 이들이 갇혀버렸어요 (유머글입니다) [23] shyness 2013.01.09 4624
118120 듀게를 떠납니다. [19] 허튼가락 2012.12.22 4624
118119 된장국물에 화상입은 아이가 물 뜨러 갔었다는것도 거짓말인 거지요? [4] 라곱순 2012.02.29 4624
118118 [매우바낭] 별 쓰잘데기 없는 각종 아이돌 소식 & 잡담 [11] 로이배티 2012.02.27 4624
118117 지하철 양보남이라던데 [16] 무간돌 2011.08.06 4624
118116 아침 잡담.지하철 안에서 쌍둥이 스타일 목격... [15] 가드너 2011.03.25 4624
118115 '도그빌'이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었군요.... [10] soboo 2010.07.23 4624
118114 검은손(무삭제)감상.. [2] 라인하르트백작 2015.04.23 4623
118113 목성 공포증이 있나요? [16] 씁쓸익명 2013.08.25 4623
118112 소시 누가 아닌거 같이 나왔나요 [9] 가끔영화 2010.09.11 4623
118111 루리웹 방 소개 사진들 [13] Johndoe 2010.09.11 4623
118110 실직했는데 고시는 합격했어요. [10] ingenting 2010.08.04 4623
118109 푸른소금...하...살다보니 송강호도 망작에 다 출연하는군요. [19] 감자쥬스 2011.09.01 4622
118108 대만 경제( 및 정치사회)가 한국보다 뒤쳐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24] 도너기 2010.11.19 4622
118107 소녀시대의 리즈시절은 역시.. [7] setzung 2010.07.10 4622
118106 오늘 하루를 피식 웃게 만들었던 뜬소문들 [16] 데메킨 2012.03.19 4621
118105 아주 중요한거 같은 사실 [20] 가끔영화 2010.09.30 4621
118104 [대놓고스포일러] 인셉션 잡담, 질문 몇 가지 [28] 로이배티 2010.07.25 4621
118103 미국 대선은 거의 끝났네요. [8] 기타등등 2012.09.19 46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