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9 22:43
오늘 밤 12시 10분 KBS1 독립영화관에서 박근영 감독의 영화 <정말 먼 곳>을 방송합니다.
이 감독의 영화 <한강에게>를 상당히 재밌게 봐서 오늘 영화도 열심히 보려고 해요.
<한강에게>에 나오던 시 몇 편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오늘 영화의 제목만 봐도 이 감독은 언어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아득히 먼 곳' 같은 상투적인 표현도 아니고 뭔가 더 절절하게 표현하기 위한 군더더기 하나도 없이 '정말 먼 곳'이라니...
과장 없이, 꾸밈 없이, 딱 한 마디로 말해버리는 감독의 성격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평범한 단어 하나로 확 치고 들어오는 제목이 저에겐 시적이에요.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좀 슬픈 느낌의 제목이네요.
얼마나 먼 곳인지, 정말 먼 곳인지 궁금하신 분들, 같이 봐요. ^^
예고편 보니 경치도 좋고 양도 나오네요. ^^
스토리 알려주지 않고 어떤 느낌인지만 알려주는 이런 예고편도 맘에 들어요.
2021.10.29 23:01
2021.10.29 23:13
'잔잔하다'는 말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요즘 세상이 참 잔잔하지 않아서 그런지... ^^
속을 들여다 보면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사람들 얘기일 것 같은데 말이죠.
2021.10.29 23:24
2021.10.29 23:39
갑자기 '멀다'는 단어의 매력에 꽂혔어요. ^^
내 능력으로 가기엔 참 힘들고 지치는, 그래서 그립고 외로운 상태에 머물게 하는
그런 거리를 보여주는 멋진 단어예요.
같이 볼 분이 계셔서 더 재밌게 볼 것 같아요!!
2021.10.30 02:54
박근영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로 관객에게 질문을 툭툭 던지네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관객은 영화를 보며 좀 더 생각하게 되고 영화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런 대사들...
현민: 네가 무서운 건 아니고?
아저씨: 니 새끼 밖에 내놓기가 무섭지?
진우: 너 설이는 설득할 수 있어?
현민: 마을 사람들한테 배신감 느껴?
등등
옆에 있는 샹대에게 던진 질문이지만 그 상대가 대답하지는 않는, 사실상 관객에게로 향하는 질문들...
관객이 영화 속 인물들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그저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라면 어떻게 느낄 것인가.. 하고 적극적으로 영화에 개입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이 감독은 인물들의 대화를 참 잘 쓰네요.
저는 이 감독에게 올해 듀게영화상 각본상을 주겠어요. ^^ (올해도 하나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이 생겨서 좋네요.
잔잔한 영화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