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8 21:00
본인각본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요르고스 란티모스 영화치고는 아주 순한 맛이네요.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는 어쩐지 좋아하기에는 조금 저어되는 부분이 항상 조금씩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어서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항상 미묘한 웃음을 주던 감독이었는데 이 영화는 대놓고 깔깔 웃음을 주시더라고요. ㅎㅎ 연기들은 정말 미쳤네요. 듀나님이었나 배우들이 재밌어 미칠 것 같아 보인다고 하셨는데 정말 200% 동감합니다. 보는 저도 재밌어서 미칠것 같은데 하시는 분들이야 오죽했겠어요. 얼굴 분칠하고 다니는시는 니콜라스 홀트도 무지 재밌게 연기한 느낌이 팍팍 듭니다. 이분은 멀끔하게 생기셔서 왜 이런 역들을 이리도 잘하시는 건지. 나에게는 아직도 어바웃어보이의 그 소년인데.
촬영도 정말 대단하고 음악, 미술도 정말 훌륭합니다. 대담하기 짝이없는 조명도 그렇고 뭐하나 감탄이 나오지 않는 부문이 하나도 없었어요. 오스카에서 최다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들었는데 그럴만했네요. 수상은 비록 받아마땅한 올리비아 콜먼님밖에 하지 못했지만요. 콜먼님은 정말 천재적으로 잘하시더라고요. 그만큼 활약하기 좋은 역할이기도했지만 진짜 감탄이 나오는 묘기를 보듯 연기를 구경했습니다. ㅎㅎ 레이첼 바이스의 차가운표정은 봐도봐도 매력적이에요. 젊은시절 처연한 연기들을 할 때보다 훨씬 멋져보입니다. 블랙위도우에서 레이첼바이스 캐릭터가 좀 후져서 아쉬운 마음이 많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모두 상쇄 되고 남았네요. 그래요. 이런거 평생 하나만 찍어도 충분하지요. 엠마 스톤은 뭐 항상 잘하네요. 화장기 빠진 얼굴이 훨씬 잘어울려요. 덕분에 크루엘라는 넘어갈까했는데 급뽐뿌가와서 오늘 보고자려고요 ㅎ
한 며칠간 디즈니플러스만 주구장창 팠나봐요. 캡틴마블이라든가 퍼스트어벤저라든가 좋아했던 마블영화들 복습 좀 하고 위도우보고 샹치보고 스타워즈 본편들 하나씩 보면서 간간히 스타워즈 클론전쟁 반란군 배드배치를 섞어 보고 있습니다. 저항군도 봐야하는데 아무래도 손이 잘 안가기는해요. 저는 오더66 전후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해서 시퀄무렵의 시대배경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데다가 아트 스타일도 영 별로로 바뀌어서 쉽사리 정이 안가더라고요. 또 보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요. ㅋ
2021.11.18 23:15
2021.11.19 09:16
완다 비전도 아주 훌륭하더라고요. 아이러브 루씨나 비위치드같은 고전 시트콤의 형식으로 마블 세계관을 풀어나간다는것이 형식적으로나 이야기측면에서 끌리는 부분이 많았어요. 시트콤으로서도 꽤 맛을 잘살리는게 재밌었고요. 엘리자베스 올슨이 말그대로 위도우로서 애절하고 안타까운 심리상태를 연기를 잘해주었지요. 캡틴마블에서 나왔던 모니카 램보 캐릭터나 제가 좋아하는 캣데닝스의 달시 캐릭터가 등장한 것도 반가움을 주었고요. 약간 의외로 에반 피터스가 퀵실버로 등장해서 깜짝 즐거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후에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와 이어지는 것 같아요. 다소 쩌리 취급이었던 스칼렛 위치 역시 소위 인피니티 사가 이후에는 비중이 꽤 커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2021.11.18 23:54
니콜라스 홀트는 <어바웃 어 보이>때도 기크스러웠는데 미남으로 잘 큰 다음에도 그런 면이 남아있더군요.
2021.11.19 09:17
매드맥스도 그렇고 얼굴에 분칠하고 나오시는걸 너무 즐기시는 듯합니다. ㅎㅎ 단독 주연보다는 이런 캐릭터들을 정말 맛깔나게 잘하는 것 같아요.
2021.11.19 01:18
란티모스 치고는 정상적인(?) 설정의 작품이죠. 그래도 엔딩의 찝찝함은 여전한...
어바웃어보이 시절 얘기하니까 거기서 같이 나왔던 레이첼 바이스랑 또 같이 나왔죠. 그런데 니콜라스 홀트는 애기에서 청년이 됐는데 레이첼은 별로 달라진게 없는게 더 무서워요;;;
2021.11.19 09:21
아 맞다 그랬네요 ㅋㅋ 그 둘이 노려보는 장면에서 니콜라스가 머리 하나 이상 더 크던데 레이첼 바이스 입장에서는 니콜라스의 꼬꼬마 시절 생각나서 감회가 새로웠을것같아요 ㅋㅋ
2021.11.22 08:57
The Favourtite 영화 극장에서 보면서 영국 귀족들을 이렇게 묘사한다고? 하며 혼자 속으로 깔깔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란티모스 치고는 순한 맛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영화볼 때 기쁨은 아주 컸어서 여기저기 추천했는데 복습은 싫어요. 아마 란티모스 영화라서 그런가.
이렇게 다양하게 종합적으로 재밌게 보고 계시다는데 놀라울 정도로 제 취향을 정확하게 피해가는 디즈니 플러스... ㅋㅋ 엘리자베스 올슨 때문에 완다 비전 하나만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