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케이크메이커'

2021.10.16 15:44

thoma 조회 수:663

The Cakemak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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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르 라울 그라이저라는 이스라엘 감독작입니다. 소품같이 보이지만 감독에 의하면 8년 준비했다고 하고, 내용이 풍부한 영화입니다. 

토마스는 작은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파티쉐인데 한 달에 한 번 베를린에 출장오는 유부남인 이스라엘 사람과 연인관계가 됩니다. 이 사람과 연락이 끊기고 어찌어찌 겨우 이스라엘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알게 돼요. 연인의 흔적에라도 가까이 가고자 예루살렘으로 가서 사랑하는 사람의 아내 아나트가 꾸리고 있는 찻집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연인의 아들과 주변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쿠키와 케이크도 굽게 되고... 그 과정에 관객은 토마스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활, 관습, 규범 같은 것을 접하게 됩니다. 

말 없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인물들이 과묵한 편이에요. 고통스런 사건 직후이니 그렇기도 하지만 발랄한 장면은 없습니다. 케이크만이 그 우울함을 누그러뜨리고 인물들을 연결해 주곤 합니다. 달콤한 것들이 그래서 좋은 거죠. 그리고 제 경우 내용 이입에 방해를 받곤 했던 주인공들의 탁월한 외모로 인한 불만이 이 영화에선 없습니다. 토마스는 살집도 있고 머리도 이른 나이에 꽤나 벗어져서 스타일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 아나트 역시 담배 많이 피우는 사람 특유의 메마른 피부에 주름과 잡티가 많은 외모죠. 그렇다고 이 사람들의 상황이나 개성이 덜 살아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토마스의 경우 독일 사람이나 북유럽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녹색? 연푸른색?의 눈빛이 아주 신비하고 매력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요. 보통 사람도 다 가까이서 보면 예쁜 부위가 있지 않습니까? 

민족이나 관습이나 성적 취향 같은 것들, 우리가 갖고 있는 타인에 대한 그러한 마음의 경계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허물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민족, 관습, 성적 취향 같은 것들을 움켜 잡고 주장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무엇이 그런 경계들을 허물 수 있게 하는가 조용조용 얘기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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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도 예루살렘에서도 외출복은 오직 이 점퍼로 해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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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으로 주방에서 일을 배우는(ㅋㅋ)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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