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후기

2013.02.18 01:02

푸른새벽 조회 수:4630

 

나가니까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군요.

약속장소 근처에 주차하니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우산을 들고 서 있을까 먼저 들어가 있겠다고 할까

고민하다가 먼저 들어가 있겠다고 말하려고 전화했더니 오는 중이었는지 안 받더군요.

카톡으로 먼저 가 있겠다고 하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자리가 마뜩잖았습니다.

안쪽에 테이블이 네 개 나란히 있는 곳 사이에 한 자리.

다른 테이블 손님들은 모두 젊은 여자 둘.

암만 생각해도 그 사이에서 소개팅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다시 나와 옆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있겠다고 하고 2층 창가에 자리잡고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습니다.

소개팅을 시작하기도 전에 플랜B에 플랜C까지 가동시킨 상황.

 

잠시 후 밑에 왔다는 전화가 와 내려가 음료를 한 잔 더 시켜 갖고 왔습니다.

눈꼬리가 내려가 선하게 생긴 여성분이었습니다. 평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아무래도 처음엔 어색어색. 소개팅은 물론이고 여자 사람과 커피숍에서 마주 앉아 얘길하는 것부터가

거의 몇 년만이다보니 어색한 건 어쩔 수 없겠더군요. 한 5분간.

 

그 후엔 이런 저런 얘길 많이 했습니다. 제가 원래 남자들과 으쌰으쌰 이런 거 보다

여자들과 더 잘 어울리는 타입이라 이 여자분과도 금새 편해졌습니다.

처음엔 제가 얘길 더 많이 했는데 반응도 괜찮은 편이었고 밝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커피숍에서 한 시간 정도 얘길하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 먹으면서도 얘길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서로 비슷하거나 잘 맞는 부분은 없는 것 같았는데도

대화가 즐거웠네요. 심지어 여자분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어서 일요일은 주일 학교 선생님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에서 지내는 분이었는데 말입니다. 술도 아예 안 마신다고.

 

커피숍에서 한 시간. 식당에서 두 시간. 세 시간 정도 함께 있었는데

전반적인 느낌은 좋았지만 크게 매력적인 면은 못느낀 것 같습니다.

나올 때 식당엔 저희가 마지막 손님이더군요.

여자분 집이 근처였는데 제가 주차해둔 곳 방향이라 함께 우산을 쓰고 오다 헤어졌습니다.

 

계속 눈을 맞추고 얘길하는데 쳐진 눈에 자그마한 얼굴이 전여친을 닮은 것 같아 문득 속으로 놀라곤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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