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이 선거 행사를 하던 도중에 성소수자에게 습격을 받은 적이 있었죠. 행사 전에 있었던 방송 토론에서 홍준표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고 그에 대한 답변으로 반대 한다고 답변을 하자 그러한
부정적인 입장 표명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행사 도중에 습격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성소수자 단체의 무리한 행동이였다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홍준표가 어떤 의도에서 그러한 질문을 꺼냈는지는 뻔했고, 그에 말려들지 않은 문재인의 입장은 이해하면서, 그러한 태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성소수자들의 입장도 이해를 하지만 그렇다고 행사에 난입해서 후보를 습격 하는 행동은 선을 넘었다는 것이죠.

요즘 여기저기서 이재명이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무시하고 지나갔다는 말들이 보이는데, 저는 딱 그때의 일이 생각이 나네요. 누가 보면 마치 이재명이 차별금지법 자체를 두고 무시한 것 처럼 오해하게끔 곡해를 하고 있어요. 당시 상황에 대해서 정확히 말하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사과하라”는 항의에 대해서 대답한 말이죠. 그런데 말이에요. 그 사람들은 대화를 하려고 나온 사람들이 아니에요. 싸우려고 나온 사람들이지. 정식으로 마련된 자리도 아니고 그렇게 기습적으로 나타난 사람들에 대해서 이재명은 어떤 행동을 했어야 할까요?

예정되 있던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항의 하던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대화를 나누면 그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하고 넘어갈까요? 글쎄요. 결국 만족은 못할 것이고, 더 큰 장소와 그림을 요구하겠죠. 그래야 대선 후보를 배경으로 언론이 더 관심을 가질테니까요. 그럼 언론들을 이재명에게 민주당이 못한 부분을 채워주는 후보라고 칭찬을 할까요? 아니요. 쟁점 법안의 그림자, 민주당에게 불리한 부분만 따서 부곽을 시킬 겁니다. 결국 후보를 이용해서 그림을 만드려는 그 상황은 받아줄 필요도 없고, 이유가 없었던 거에요. 지나가면 지나간다고, 대화를 하면 부족하다고 어떻게 해도 욕을 할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들이라는거죠.

사실 지금의 이 상황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정의당이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이해에서 출발을 해야되요. 민주당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책임은 정의당에 있거든요.

이러면 또 붕붕붕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생각을 해보세요. 정의당이 법안 통과를 위해서 정치적으로 노력한 것이 무엇인가요? 소수 정당이 쟁점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의석도 부족하고 대중 여론도 따라오지를 않죠. 그런데 이 법은요. 찬성도 많지만, 반대도 많은 법안입니다. 통과시키면 정의당이야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지를 받겠죠? 그러면 그 다음은요? 생색은 정의당이 내고, 후폭풍은 민주당이 다 받아라? 정의당과는 다르게 스펙트럼이 넓게 퍼져있는 민주당에게는 부담이 되는 법안에 대해서 정의당이 결코 충분한 설득과 노력을 했다고 생각할 수가 있나요?

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되고, 그렇게 생각을 해서 전략적으로 진행을 해야죠. "무조건 내가 정의니, 너희들에게 무슨 피해가 가든 내 알바는 아니고, 내 말을 안듣는 너희들은 모두 악! "이라는 논리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법안이 통과 될 리가 있겠나요.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치는 그렇게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에요. 우리나라는 국민 대부분이 노동자임에도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나라입니다. 그러한 정치적 환경을 깡그리 무시한 결과가 지금의 정의당 지지율 인거죠. 이런 식으로라면 민주당의 "차별 금지법"이 통과되는 것이 더 빠르지, 정의당의 그것은 국회 문턱도 넘기 힘들 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대의 진보 정당이라는 모습에 한숨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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