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듀게에도 글 썼지만 저의 정치입문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관한 탄압을 고발한

진선생의 칼럼 없이는 없었거나 대단히

늦춰졌거나 다른 방향이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던 당시의 진중권이라고

완전무결한 사람은 아니었고

제가 공감만 한 건 더더욱 아니었으나

그에게는 한국의 뭇지식인들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야생마 같은 자유분방함과

총기가 있었습니다. 망언을 하고 사과도

제대로 못하는 에고 덩어리였지만요.

충분히 매력적인 지식인이었죠.

근데 세월이 흐르고...그의 총기가 사라져감을

느낍니다.

제가 그를 안지 13년 정도 되어가는데요.

민노당후보에 투표하면 사표가 된다는

유시민에게 날카롭게 반박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문재인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보수화를 느꼈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해서 보수라는 게 아니라

문재인과 민주당의 행적과 성향보다

정권교체를 지상과제로 삼은 기성지식인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문재인이 진중권의 정치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을 예상했던만큼 그의

빠른 변절도 예상했습니다...

근데...국힘당을 가네요 이번엔?

그리고 국힘당가서 어설픈 양비론과

민주당에 대한 조롱...그리고 국힘당의

(상대적)반개혁 꼰대들과 싸우며 국힘당을

키우려는 그의 뇌속에는 또다시 정권교체라는

단어의 망령이 보입니다.

옛날의 총기있는 진중권이었다면

고작(?) 정권교체...라는 대의 때문에

윤석열이나 국힘당을 지지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겁니다.

당연히 이재명을 지지했을 거란 말도 아니고

심지어 심상정을 지지했을지도 확신은

없습니다. 다만 그는 좀 더 큰 그림...

양당정치의 횡포를 부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 발버둥치려는 노력을

했을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이상을 쫓는데 지친 것인지

그의 행보는 기존의 지식인들과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그게 너무...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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