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20:36
내 이름은 앙헬라. 자살하고 싶다.
- 이탈리아 어 버전
내 이름은 앙헬라. 그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
- 스페인 어 버전
어디까지 찍을 수 있어?
-프랑스 판 포스터
포스터마다 다르네요.
마이클 파웰의 <저주받은 카메라peeping tom>를 살인 사건에 조사하다 말려 들게 된 여주인공의 시선에서 쓴 게 아닌가 싶어요. 극 중 교수가 감독은 관객들이 보고 싶은 것을 찍는다는 말, 시작 부분에 전철 운행 중 사고가 나자 그 사고 현장을 보려고 했던 아나 토렌트, 그리고 스너프 필름을 입수해서 방송에 트는 방송국의 행태, 그것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는 환자들의 태도 등을 보면 끔찍한 것이라도 보고 싶은 인간 심리에 충실하는 게 나았을 듯 한데 살인 사건 해결은 큰 사족같고 2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만듦새는 좋습니다. 음악도 과잉같은 거 없이 잘 쓰였고요. 나중에 만드는 <디 아더스>에서처럼 어둠도 활용 잘 하고요. 하지만, 마이클 파웰의 영화가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영화도 왓챠에 있어요. 스마트폰 들고 다니며 몰카 문제가 많은 지금 세상에서는 더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보스코로 나온 남자가 전성기 시절 카카 외모를 연상시키기는 하는데 카카가 제게 매력없다 보니 이 배우도 뭐 ㅋㅋㅋ <저주받은 카메라>의 남자 주인공과 비슷해요, 나름 좋은 집안 출신에 일정한 수입이 있고 이성에게 매력도 있고 이상한 취미도 있는. <살인의 추억>의 박해일 캐릭터도 생각나더군요.
아나 토렌트를 보면서 배우는 역시 눈이 크고 봐야 한다고 생각했네요.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가 아나 토렌트때문이었죠. 김고은 볼 때마다 눈이 작아 답답해서 배우는 눈 크고 봐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토렌트는 어릴 때 얼굴대로 컸는데 앤 헤서웨이처럼 부담스럽게 눈,코,입이 크지 않아 일상적인 연기도 잘 전달되죠. 여자가 "제발(por favor)"이라고 울며 애원하는 필름을 보면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아나 토렌트 눈에 잘 반영되었어요. 토렌트 주변에 죽음이 넘실대는데 <베로니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토렌트 방에 피카소 그림 외에도 <아이다호> 스페인 판 포스터가 걸려 있더군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게이였군요. 이거 외에도 캄캄한 터널에 개구리와 거미집 있는 것은 <사냥꾼의 밤> 오마주라네요. 그 영화에서 주인공 남매가 도망치는 밤에 거미집과 개구리가 나와요. <사냥꾼의 밤>,<떼시스> 둘 다 박찬욱이 책에서 다뤘죠. 체마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 찍힌 것은 논쟁적인 영화 <카니발 홀로코스트>. 나무위키 항목(https://namu.wiki/w/%EC%B9%B4%EB%8B%88%EB%B0%9C%20%ED%99%80%EB%A1%9C%EC%BD%94%EC%8A%A4%ED%8A%B8) 읽어 보니 <떼시스> 주제와도 통합니다.
어쨌든 봤으니 속 시원합니다.
알아들을 수 있는 스페인 어 어휘와 표현이 는 것 같아 흐뭇하네요.
극 중 동유럽 영화가 언급되는데 <세르비안 필름>은 2010년에 나왔죠.
어제 밤에 <로건>에 나온 스페인 어 조금 번역해 올렸는데 검색해 보니 능력이 출중하신 분이 이미 작성하신 게 있어 지웠습니다. 그 링크를 다시 겁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18169518
왓챠에 보니까 시리즈온에 있던 고전 영화도 많아요. 비스콘티의 <흔들리는 대지>,<센소>,베트툴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거미의 계략>, 알랑 들롱 나온 <고독>,<암흑가의 세 사람>. 그런데 시리즈온이 내 돈 주고 구입하는 건데다가 기간 제한이 있다 보니 그 기간 내에 꾸역꾸역 보게 만드는 데 비해서 왓챠는 손이 안 가네요. 저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아직 안 봤는데 볼까 하다가도 찝찝해서 주저하게 됩니다.
2021.10.25 21:56
2021.10.25 22:04
<몽상가들>도 별로신가요? 사실 그 영화보다 1968년에 나온 린지 앤더슨의 <IF>가 훨씬 나았죠. <순응자>는 시각적으로 훌륭하다고 하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초반에 나온다는 프란시스 베이컨 그림때문에라도 보고 싶기는 해요.
버트 랭카스터가 제작자로서의 감이 좋았는데 <레오파드> 역시 그가 판권 사들여 제작했죠.
2021.10.25 21:58
떼시스는 못봤지만 바닐라스카이는 봤답니다.
(스포인것같아소곤소곤)꿈이아니고죽은거였다는거보고소름끼쳤따는
2021.10.25 22:06
<바닐라 스카이>가 모네 그림에서 따 온 제목이었던가요? Abre los ojos가 OPEN YOUR EYES
이 감독 영화 중에 <리그레션>도 있네요
2021.10.26 09:38
로건에 나오는 스페인어에 관해서 예~전에 글을 썼었는데 http://www.djuna.kr/xe/board/13198129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네요. 링크 감사합니다~
2021.10.26 13:57
미국 개봉 때도 스페인 어 자막 처리 안 했다는군요. 다프네 킨은 오디션에서 즉흥적으로 스페인 어 한 거라네요. 로건이 no existo라고 말 안 되는 스페인 어 할 때 웃었어요
2021.10.26 15:59
2021.10.26 16:59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search_keyword=%EB%B2%A0%EB%A1%9C%EB%8B%88%EC%B9%B4&search_target=title_content&m=1&document_srl=14012834
간단한 소감 썼어요
여주인공이 듣는 노래는 당시 인기있던 락 밴드 거라서 나름 당시 분위기를 내려고 신경쓰긴 했어요
2021.10.26 17:24
비스콘티 영화들 중에 레오파드, 로코와 형제들, 루드비히는 무척 좋았습니다. 특히 '레오파드'는 책도 영화도 다 넘 좋지요. 극장에서 봐야하는.
그에 반해 베르툴루치의 영화는 좋아하는 게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