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0 18:31
1. 백신 접종 완료했습니다.
정오에 맞고 당일은 잠잘 무렵 주사 부위 동통과 두통 기미가 살짝 있었고 이틀째는 아침부터 열이 나고 몸살이 왔습니다. 접종한 팔은 들어올리기 힘들고요. 타이레놀 2알씩 세 번, 낮잠도 자고 초저녁부터 또 자고 삼일째는 오전에 눈과 머리만 아프더니 오후부터 서서히 괜찮아졌어요.
아픈 와중에 건강할수록 몸살 기운이 강한 걸거라고 최면을 거는 한편 잠이 들면 악몽을 꾸는 일이 반복. 저의 악몽은 주로 꿈에서 늘 가는 동네가 나옵니다. 현실에서 언젠가 본 적 있는 곳이겠지만 어딘지는 모릅니다. 꿈에서 가는 그 동네는 낯설면서 저에게 매우 냉담한 느낌을 줍니다. 사람은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느낌이 그렇습니다. 그 동네에서 집이나 사람을 찾아 헤메는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 악몽의 내용입니다. 이런 꿈 꾸시나요.
2. 김동연이 대선 출마하며 한 말이 어디선가 회자되던데요. '가정환경이 어려워서 학교 때 데모할 수 있었던 친구들이 부러웠다.' 비슷한 얘기였습니다. 한편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절 끄트머리를 조금은 곁눈으로 본 사람으로선 어리둥절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운동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었거든요. 극소수가 중산층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오래 가지 않았다고 해요. 안 그런 사람도 있었을지 모르지만요. 농촌 출신이나 가난한 집 출신으로 운동하다 감옥 갔다 오거나 공장 노동자로 자리잡은 사람들도 있는데 저런 말 들으면 기가 차겠네요.
(쓰고 보니 제가 본 사람들이 유독 그랬을 수도 있겠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겠어요.)
3. 프라임 비디오의 '스니키 피트' 1시즌을 끝냈습니다.
보다보니 주인공 캐스팅이 너무 적절합니다. 뭔가 늘 눈치를 살피며 애달복달해서 늙은 얼굴이더군요. 수십 년 사기치며 살찔 틈 없이 늙으면 이렇지 않을까 싶어요. 조바니(지오바니?) 리비시가 산만한듯 눈치꾼에 영리한 캐릭터를 잘 연기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거짓말을 서로에게 해대는 내용인데요, 1시즌 끝나고 나니 보는 사람이 그렇게 걱정하며 볼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꽤 탄탄한 조직이었군요. 2,3시즌 이어서 볼만한 것 같습니다.
4. 젊은 장 폴 벨몽도에겐 애틋함이 좀 있는데 세월 속에서 모든 것이 흘러 갑니다. 그래도 그가 진 세버그와 영화를 한 세대란 걸 생각하면 명을 잘 누리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09.10 19:06
2021.09.10 19:10
케이트 블란쳇과 두 편 찍었는데 <기프트>,<헤븐>에서도 그 백치미를 발휘하며 블란쳇을 보호해 주는 역할로 나옵니다.
2021.09.10 19:52
Lunagazer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선 의무병으로 나왔죠? 프렌즈는 나왔대서 생각해보니 어리버리하던 모습이 기억났어요. 이번에 적역인 것같았습니다.
daviddain ;기프트, 해븐은 안 봤는데 헤븐 사진을 보니 꽤 예쁜 얼굴로 등장하네요. 여기저기 주역으로도 많이 출연했네요.
2021.09.10 21:19
맞아요 ㅎㅎ 다른 곳에서도 꽤 다양한 역할들을 했어요. 연기폭도 넓은 좋은배우입니다.
2021.09.10 20:51
2021.09.10 21:18
그래도 그 장소가 남아있어서 다행이군요. 제가 살던 마을은 완전히 갈아 엎어져서 옛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았더라고요. 어쩔수없는 변화지만 마음 한켠이 좀 쓸쓸해지긴 했습니다.
2021.09.10 21:20
2021.09.10 21:37
부기우기, Lunagazer : 저도 아주 어릴 때 살았던 곳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딘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제가 어린 시절 보낸 곳 중 한 곳은 해운대입니다. 문자 그대로 상전벽해입니다. 극장 뒷편에 살았는데 요즘 가봐야 어딘지 못 찾습니다. 극장 표사고 줄서는 철봉에 매달려 놀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ㅎㅎ
2021.09.10 23:05
그냥 김동연이 운동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런 거였겠죠. 먹고 살기 편해서 뻘짓하고 다니는 애들... ㅋㅋ
제가 학교 다닐 때 보이던 90년대 초중반 운동권들은 그냥 다양한 편이었어요. 김동연이 본 것 같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thoma님이 말씀하신 그런 사람들도 있구요. 그 중 상당수랑 지금도 가끔 만나고 사는데 역시 사는 모습은 그냥 다양합니다. 아직도 사회 운동 하고 사는 소수의 사람들 역시 그렇구요.
2021.09.10 23:45
네..학교를 떠난 이후에 사는 방식은 평범한 것 같았습니다. 가깝게 지내진 않았으나, 소식을 듣던 시기엔 교직, 책방운영, 찻집 이런 거 하더군요. 더 안 좋은 경우도 있지만요. 저는 그렇지 않은데 로이배티님은 지금도 만나는 분들 있으시네요.
2021.09.10 23:08
2021.09.10 23:52
이런 꿈을 꾸는 분이 있으시군요. 꿈 얘기를 써서 좀 부끄럽습니다. 해몽 잘 하시는 분이 보면 바닥이 보이는 건 아닌지.
자주 꾸는 건 아니고 안 좋은 일이 있어 걱정을 많이 하거나 많이 우울하거나 아프면 꾸는 것 같아요. 제가 안 좋은 꿈의 기억을 상기시켰을까 걱정입니다. 평온하시기 바랍니다.
2021.09.10 23:55
저는 오늘 악몽은 아니고 리스 위더스푼 나오는 꿈을 꿨어요. 제가 리스 밑에서 일하는데 리스는 친절하면서 사무적이었고 리스 집에 가서 애들을 만났는데 애들 뒤치닥거리는 안 하고 그저 데면데면했다는. 꾸면서 기분은 좋더군요.
2021.09.10 23:59
ㅎ최근에 그분 영화 보셨던가 팬이신가요. 제가 딱 보니 그건 개꿈입니다.
2021.09.11 00:02
호감 정도는 있었고 최근 본 영화는 없어서 btv 무료에 있는 위더스푼 영화나 볼까 그랬답니다.
악몽보다야 낫죠 ㅋㅋㅋ
2021.09.11 09:11
2021.09.11 10:25
'나는 가난했지만 한눈 안 팔고 노력해서 이 위치까지 올라왔다.'라는 서사로 아래에서 위 계층까지 친근감 주려는 거 아닐지요. 데모하는 것을 치기, 유희로 취급하는 거죠.
제 좁은 시야를 벗어나면, 매체를 통해 안 것이긴 해도 여유 있는 집에서 운동권이 된 이들도 많고 말씀대로 87년 이후엔 훨씬 폭이 넓어진 것 같아 쓰고 나서 자주 그렇듯이 글이 옹졸했나 싶었습니다.
댓글 내용에 동의하고요, 여튼 그 사람들의 경제 형편이야 어떻든 선택과 그에 따르는 인신 위협에 이르는 어려움들을 겪은 이들도 많은데 여유 있는 사람의 놀이처럼 만든 김동연의 화법이 경솔하다 느꼈습니다.
2021.09.11 13:10
1. 백신 접종 축하드립니다.
2. 혹시 thoma 님도 어렷을 적의 불안이 깊숙히 저장되어있는 건 아닐까요. 저는 수능을 보는 악몽을 꾸곤 하는데, 헤맸던 경험의 불안감이 꿈속에서 자동재생되는지도...
2021.09.11 15:42
맞고 나니 마음이 좀 가볍네요.ㅎㅎ
반복되는 꿈은 그럴 가능성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시간과 장소를 뇌가 확실히 사진으로 저장해 둔 건가 싶어요. 그래서 연결 고리가 있는 날 밤엔 조용한 어둠 속에서 상영하는가 봅니다.
지오바니 리비시를 처음 본것은 프렌즈에서였어요. 피비의 기타함에 실수로 콘돔을 넣고 간 얼빵한 청년역으로 나왔다가 제작진에 눈에 들었는지 나중에는 배다른 동생역으로 꽤 여러번 리커링되었죠. 백치미가 아주 일품이었는데 이때 홀딱 마음에 들어서 꽤 오래 출연작들을 따라다녔지요 ㅋㅋ 라이언일병구하기, 보일러룸, 아바타, 사랑도 통역 등등 꽤 인상깊은 커리어인데도 저는 오랜만에 tv돌아와서 찍은 스니키 피트에서의 모습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고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