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8 21:55
오늘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가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는 경향신문 논설에 대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0081738301&code=910303
간략히 요약하자면, 남북 평화의 문제가 더 중요하므로 3대 세습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진보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비판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중권도 트위터에서 괴벨스 수준도
안 되는 논리라고 코멘트했고요.
그런데 저는 진중권과 좀 생각이 다른 게요, 이정희의 발언 정도라면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범주에 드는,
나름대로 논리로 내세울 있는 수준은 되지 않나 싶습니다.
민주노동당과 달리 진보신당 쪽에서는 발 빠르게 북한의 3대 세습 문제를 비판하고 있고, 또 이러한 비판을
거부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정당이 북한 내부의 정치적 변동에 대해서 코멘트를 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진행될 외교적
처신을 위해서 그냥 침묵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도 나름의 타당성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북한의 3대 세습이
혐오스러운 작태인 것은 분명하지요. 그러니 그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맞습니다. 허나 그런 명쾌한
태도가 북한의 혐오스러운 정치 변동을 개선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건
그냥 자신의 정의로움을 확인하고 드러내는 작업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국내용인 것이지요. 반면 그냥 침묵하는 것은 앞으로
북한의 권력을 장악할 가장 유력한 인물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둘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실용적'인 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북한의 3대 세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근대 국가에서는 굉장히 보기 힘든 괴상한 정치적 시도이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만약 김정은이 세습에 실패해 몰락한다면, 새로운 북한의 권력집단은 한국에서 김정은의 세습
에 비판적이었던 집단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북한 사회의 특수성으로 김정은의 3대 세습이 무사히
완료된다면, 그의 세습에 대놓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남한 세력은 북한과 관계 맺기가 좀 껄끄러울테죠.
따라서 정말 실용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저는 김정은 체제로의 전환이 성공하는 경우와 실패할 경우에 모두 대응이 가능할 수 있도록
남한 내에 강하게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정당과 그냥 침묵하는 정당이 모두 존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북한의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한과 소통할 수 있는 라인은 유지할 수가 있겠죠.
물론 저는 성격상 아닌 건 아니라고 속시원하게 욕하는 쪽을 선호하므로,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하겠습니다. 허나 남한 내 어떤
정치 집단이 남북 관계의 특수성과 북한 유력 세력과의 대화채널 유지를 위해 이 문제에 침묵하겠다는 입장을 취한다면,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대신 그들의 몫까지 두 배로 북한 체제를 욕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만으로도 충분히 욕할 거리는 넘쳐나는데
굳이 욕하지 않겠다는 걸 욕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뱀발 : 위의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민주노동당 내 종북세력들 문제가 있는데요, 물론 종북세력들은 북한의 세습문제에 침묵하는 걸
선호하겠죠. 민주노동당의 공식입장이 당을 장악한 종북 세력들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는 짐작도 충분히 할 수 있겠고요. 그러나 그것과 무관하게
철저히 보수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더라도 북한 세습문제에 대한 '침묵'이라는 선택은 나름의 논리 구조와 타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2010.10.0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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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9 00:04
2010.10.09 02:53
그거와는 별개로 1.북한은 자기들을 대화 상대로나마 대해줬던 지난 10년 민주 정권에 대해 얼마나 성의 있게 대했는지
2.남한의 어떤 정당이 집권을 하건,어떤 대북 정책을 내걸건 간에 북한이 북미관계외엔 별로 신경쓰는거 같진 않은데
제가 잘못 아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