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1 18:06
이제 겨울이군요. 여섯시도 되지 않았는데 불을 켜지 않으면 책을 읽을 수 없네요.
벌써부터 영하로 내려가니 앞으로 닥칠 추위가 무서워지기도 하네요.
갈수록 겨울이 얕고 길어지는 거 같아요.
전에는 겨울이 깊고 짧았나, 생각해보면 잘 알 수는 없네요.
다만 삼월에 폭설이 내리고, 사월에 눈이 오고 하는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겨울에 대해서는 뒤끝이 길구나, 하고 말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겨울에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이불 속에서 귤을 먹고 있으면 주변이 그리 나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달콤새콤하고, 한 입에 넣기에 좋도록 나누어져 있지요.
껍질이 얇아서 까기도 좋고요. 간혹 힘이 너무 들어간다거나 껍질이 너무 얇으면
귤 알맹이가 손톱에 찢기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귤을 먹는 순간에는 세상을 좀 더 밝게 볼 수 있는 필터가 작동하는 거 같아요.
밤을 먹는 것도 좋지요. 껍질이 딱딱하고 질겨서 먹는 까는 게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알맹이는 달달하죠.
흔히 동그랗고 귀여운 것들에 대고 밤톨 같다고 하는데
밤을 보고 있으면 그 말이 실물로 느껴집니다.
밤은 디자이너가 매달려서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하면서도, 형태를 이루는 선이 유연하고 아름다워요.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말은 애플사의 제품보다 밤에게 더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겨울을 이 세상에 남겨두어야 할 이유를 하나만 들라고 한다면
저는 다른 계절 보다 깨끗하게 느껴지는 공기를 내놓겠습니다.
만약 어느 제약회사에서 겨울 공기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약을 내놓는다면
저는 거기에 쉽게 중독되고 말 겁니다.
차가운 겨울 공기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개운하게 해주는 청명함이 분명 있습니다.
새벽의 겨울 공기에 그것이 제일 많이 들어있지요.
부드러운 데라고는 없는, 날카로운 상쾌함.
복잡한 문제를 일순간이라도 명징하게 꿰뚫을 수 있도록 그 공기는 도와줍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으로 겨울을 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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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가끔씩 여름 보다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