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 수상소감

2020.02.12 02:29

김실밥 조회 수:1420


저는 지금, 대단히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동료 후보 지명자들이나 이곳에 계신 다른 어떤 분들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가지 사랑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랑은 바로 영화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표현은 제게 아주 특별한 삶을 선사했습니다. 영화 없이, 저는 제가 무엇이 되어 있을는지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에게, 그리고 이 영화계에 종사하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주어져 있는 선물은, 바로 우리의 목소리를 '목소리 없는 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몇몇 이슈들에 대해 생각해왔습니다.

때때로 저는, 우리가 서로 다른 대의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느끼거나, 그렇게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공통점을 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젠더 불평등이건, 인종 차별이건, 성소수자의 권리이건, 원주민의 권리이건, 동물권이건 간에, 우리는 부정의에 대항한 싸움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일한 국가, 단일한 민족, 단일한 인종, 단일한 젠더라는 믿음, 그리고 다른 종을 이용하고 통제하면서도 면책받고 있는, 지배할 권리가 있는 단일한 종이라는 믿음에 대항해 싸우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우리의 자연 세계로부터 매우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중 다수는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지녔다는 점, 우리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는다는 점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적인 세계로 들어가 자원들을 약탈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를 강제로 수정시키고 그녀의 어린 아이를 강탈할 자격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녀의 울음소리와 비통함에는 결코 오해의 여지가 없음에도요. 그리고 우리는 그녀의 송아지를 위한 것인 그녀의 젖을 빼앗아, 우리의 커피와 시리얼에 넣곤 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거나,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개인적인 변화에 대한 생각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인류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이기에, 모든 느낄 수 있는 존재(sentient beings)와 환경을 위해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창조하고,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생동안 나쁜 사람으로 살아왔고, 이기적이었습니다. 저는 종종 잔혹했고, 함께 일하기에는 어려운 사람이었기에, 여기 계신 분들께서 제게 두 번째 기회를 준 점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들이 서로를 지지하는 이런 순간이, 우리 자신에게 있어서 최고의 순간이 아닌가 합니다. 과거의 실수를 들어 서로를 부정하는 대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간 말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교육하고, 서로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순간 말입니다.

제 형인 리버는, 17살 때 이런 가사를 썼습니다. "사랑으로 구하려 애쓰면, 평화는 뒤따라 온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5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636
111365 이번 총선 죽 쒀서 개 주게 생겼네요 [29] ssoboo 2020.02.14 1965
111364 뮤지컬 보디가드 [5] 스위트블랙 2020.02.13 479
111363 인셉션 질문 [8] mindystclaire 2020.02.13 1268
111362 [바낭] 모두들 해피 발렌타인! [2] skelington 2020.02.13 366
111361 "문신을 한 신부님"이 개봉했네요 산호초2010 2020.02.13 551
111360 봉준호 생가(生家)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28] ssoboo 2020.02.13 1746
111359 정직한 후보 를 봤어요. (스포일 수 있어요) [5] 티미리 2020.02.13 764
111358 웨스 앤더슨 감독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 예고편과 포스터 [4] oldies 2020.02.13 907
111357 다른 회사 상사들도 이런 얘기 자주 할까요? [5] 가라 2020.02.13 745
111356 [넷플릭스바낭] 80년대 B급 코미디의 전설(?) '폴리스 아카데미'를 봤습니다 [16] 로이배티 2020.02.13 901
111355 [회사바낭] 긴 휴가 [14] 가라 2020.02.13 863
111354 정직한 후보..감상 [3] 라인하르트012 2020.02.13 688
111353 새벽의 기다림 [4] 어디로갈까 2020.02.13 594
111352 리차드 주얼 한국에 릴리즈 된다고 합니다 - 산호초님께 [2] McGuffin 2020.02.12 514
111351 봉준호와 한국적인 어떤 정체성 [26] 어제부터익명 2020.02.12 1898
111350 "패인 앤 글로리" 짧은 감상 [3] 산호초2010 2020.02.12 668
111349 지브리 스트리밍, 과거가 되기 전에 [2] 예정수 2020.02.12 531
111348 작은 아씨들 [4] Kaffesaurus 2020.02.12 946
111347 [넷플릭스바낭] 일본 드라마이자 또 하나의 루프물, '나만이 없는 거리'를 봤습니다 [18] 로이배티 2020.02.12 981
111346 오늘의 미국 엽서(1) [2] 스누피커피 2020.02.12 2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