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를 보면 기만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스포?)

연출자의 세계관이 강형철 감독과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과거를 미화하고 엘리트가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그래서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예능 연출할때부터 함께 일한 작가와 함께)은 대단하지만 곰곰히 그의 세계관을 들여다보면 인상이 찌푸려지죠

(강형철 감독은 거기에 더해 진보를 외쳤던 사람들의 위선에 대해서 영화 에피소드로 넣은 것이 꽤 되죠. 사실은 보수가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는데 말이죠) 

신원호의 드라마는 넷플에 올라온 슬의생1 전편과 응답1988,1회만 봤습니다. 슬의생만 제대로 봤는데 저와는 안 맞더군요. 본문에 쓰신 이유로 싫었습니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어요. 응팔 경우도 보다가 1회 보고 접은 이유가 이거 뭐 사람이라기 보다 종이 인형 같고 너무 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골목의 정서 자체도 안 맞더군요. 그러려니 하고 볼 수도 있겠지만.. 찾아볼 필요는 없고. 유명하다해서 찾아 봤다가 바로 접었죠.

이 드라마는 안 보고 있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랑 같은 사람의 작품이라면 뭐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그 시절 평범한 우리네 청춘들! 로 시작해도 마지막엔 다 사회 지도층(...)이 되는 걸로 끝내야 직성이 풀리던 분이잖아요.

어쩌다가 마지막회만 봤던 1988도 마지막에 그 골목 사람들 죄다 지금 땅값 무지하게 오른 곳으로 이사간다는 나레이션 나오는 거 듣고 깔깔 웃었습니다. ㅋㅋ

저런 의사들은 없습니다..

일단 저렇게 널널하고 환자 없는 의사들은 첨봐요..

신원호 이우정의 판타지월드가 역겨운 이유중 하나랄까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현실과 너무 괴리된 판타지가 주는 불쾌함 어딘가가 있거든요.

슬의생 1은 그냥 판타지려니 하고 재미있게 봤는데 의협사태, 코로나 정국을 겪고 있는 현재에는 도저히 볼 수가 없었어요.

원래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는걸 감안해도 의료현실이 너무나 무겁게 다가오는 현실에서 병원에서 연애 꽁냥꽁냥을 볼 기분이 아니에요.

잡채밥님이 지적하신 얄팍한 휴머니즘 흉내도 기만당하는 느낌에 동의해요. 그냥 스치듯이 보다가 짜증나서 치워버렸어요.

슬의를 보고 장기기증이 증가했다는 기사를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저는 시청자 계몽 드라마로 봐서 그런지 별 불편함이 없습니다. 환타지는 환타지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저러나 장기 기증의 구체적인 부분 얘기하고

왜 B형 간염 환자들이 간암에 걸리기 쉬운지 

소아병동은 의사가 5% 간호사가 95%하는 곳이라든지

시청자들에게 떠먹여 주는 수준이라 감사하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