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지드의 소설 '전원교향악'은 '노틀담의 꼽추'를 만든 쟝 드라노와 감독이 1946년 제작했는데,
두 눈을 뜬채 앞 못보는 역을 완벽하게 연기한 밋첼 몰강은 이 영화로 칸느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위스 어느 한촌의 목사가 어느날 거의 동물적인 상태에 가까운 눈먼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그녀에게 제르뜨류드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길 잃은 양을 구하는 심정으로 심성과 지능 개발에 노력을 쏟는다.
개안 수술을 받아 처음으로 눈을 떠 애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의 얼굴을 처음 바라보게 되는 찰나의 그 눈동자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유두연 감독은 일본에서 유학 중 '전원교향악'을 보고 감동해 1960년 시나리오까지 집필한 '무지개'란 서정적 타이틀의 영화를 내놓았다.
눈먼 소녀 역으로 엄앵란과 목사 역의 박암 그리고 최무룡을 아들로 출연시켜 앞을 보게 된 고뇌와
이 세상에 대한 실망, 라스트의 비극적인 신을 감동적으로 그렸으나 4·19 학생 시위의 소연한 시국으로 관객의 외면을 당해 잊혀진 영화가 됐다.
이만희 감독의 '청녀'는 1974년 서해의 고도 홍도에서 올 로케됐다. 김순복이란 이름으로 '여고생의 첫사랑'에 주연한 그녀를 서한나란 예명으로 재탄생한 영화이기도 하다.
낙도에서 성직자 겸 의사로 일하는 남궁원이 까치섬의 노파를 치료하려 갔는데, 이미 노파는 죽어 있었고 눈 먼 조카 딸 석화(박양선)을 데려온다.
앙드레 지드의 소설보다는 1953년 6·25 전쟁 중에 부산에서 상영한 '전원교향악'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문정숙과 이영옥 그리고 김경수가 아들로 나와 외딴 섬을 무대로 펼쳐보인 원초적 사랑과 희생을 보여준 영화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