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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죄악시하는건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요

2010.10.08 14:18

nobody 조회 수:3814

종교로부터 왔다고 봐야할지,

종교가 자살을 터부시하는 것마저도 종족보존을 위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윤리에서 왔다고 봐야할지.

자살이 나쁘다는 주장들은 많이 봤지만 솔직히 크게 공감 안되고,

왜 사회적으로 '자살 = 나쁜 짓, 하지 말아야 할 짓' 이라는 인식이 광범하게 공유되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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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포

2010.10.08 14:21

남겨진 사람들에게 못할 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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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2010.10.08 14:21

아는게 없어서 답변을 드릴수 없지만 저도 궁금해요
서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남는 사람들에게 씻을수 없는 괴로움을 준다' (그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려하기 보다는 비난)라는 식으로 얘기하는걸 제일 많이 봤는데 솔직히 많이 어이없습니다.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해서 지옥을 계속 살아갈 힘이 있나요...
'자살할 용기로 세상을 살아라' 라는 말하고 다를바가 없는 어이없는 야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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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손톱

2010.10.08 14:22

자살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동반한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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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2010.10.08 14:28

자기 삶의 주체는 자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살을 터부시하는 근본 원인이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는건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남 생각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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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포

2010.10.08 14:33

개인적인 면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좋지 않게 보는 이유를 궁금해하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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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2010.10.08 14:34

음 그럼 폴라포님의 말씀은,
내가 아끼는 누군가가 자살한다고 생각하니 싫다는 공감대가 생겨서 자살을 죄악시하게 되었다 !! 라는거군요.
오 왠지 그럴싸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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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y

2010.10.08 14:34

저는 자살도 어떤 의미에서 살인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절대 되돌릴 수 없는 행위이죠. 나 자신의 생명이더라도 죽이고 살리고를 결정할 만한 권한이 자신에게 있느냐라면 . . . 역시 종교적인 쪽으로 다시 논의가 되돌아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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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

2010.10.08 14:38

사람//그러게 말이죠. 하지만 생존이 본능이지 자살이 본능이라 생각하진 않아요. 왠만해서 살고싶어하지 죽고싶어하는 사람들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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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쿠아

2010.10.08 14:40

자살은 가장 큰 복수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남겨진 사람한테 큰 상처가 되니까 자꾸 사람들 사이에서 터부시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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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

2010.10.08 14:42

용쿠아//그 주변인이 누구냐에 따라 틀린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 사람이 죽어서도 반성안하고 그냥 피식 거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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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레이쇼

2010.10.08 14:44

노예 3원칙 3항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1. 노예는 지배자를 위해하면 안된다.
2. 1에 반하지 않는 한 노예는 지배자의 지시를 따른다.
3. 1,2에 반하지 않는 한 노예는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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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포

2010.10.08 14:44

nobody/ 싫다는 공감대로 죄악시한다기 보단 남은 사람에 대한 책임감 없이 가버린 데에 대한 비난이 아닐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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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2010.10.08 14:53

호레이쇼/ 호레이쇼님이 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주시네요. 그분 요즘은 안오시나요? 제가 한동안 자릴 비웠더니 어케 됐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폴라포/ 사회적 관계를 의무로 볼 경우에는 그렇겠지만 제 경우는 좀 생각이 달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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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다래

2010.10.08 14:53

호레이쇼//방 모님의 글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진정 그 분의 팬이었는데, 요즘 왜 안 보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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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포

2010.10.08 14:55

nobody/ 음..의무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단 도의적 비난을 이야기한 거 였어요.
그렇다고 제가 안좋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고 일반적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는 게 그런 맥락일 것 같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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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2010.10.08 15:00

사회의 안전정인 유지와 존속을 추구한다는 실리적인 측면에서 죄악시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살을 죄악시하지 않게 된다면 자살의 전염성은 사회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나약함에 기대어 가장 성공한게 종교지만, 자살이 터부시되지 않고 심지어 미화된다면..정말 ㄷㄷㄷ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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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arix™

2010.10.08 15:03

호레이쇼/비슷한 맥락의 "노예의 자살은 그 주인의 재산에 손실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상당히 죄악시되었다"란 귀절이
모 위키에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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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

2010.10.08 15:04

점점//자살은 아니지만 뭐랄까 모 두 종교의 순교를 미화시키는 면에서는 ㅎㄷㄷ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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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hrs

2010.10.08 15:07

근데 보통은 자살을 '못할 짓' 정도로 생각하지 죄악이나 범죄로 여기지는 않잖아요.
자살에 실패하고 살아난 사람을 사법처리하거나 공동체에서 추방한다거나 하는 문화권은... 그리 보편적이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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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빅

2010.10.08 15:21

'자살할 용기로 세상을 살아라.'
저는 이 말 하는 사람은 분명히 머리가 상당히 나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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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

2010.10.08 15:32

저도 살면서 행복하게 사는거랑 덜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하는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극단적인 상황이 왔으면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하지만 어지간해서 사람들이 살고싶어하지 스스로 뭘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기왕이면 그래도 살아서 기회를 잡아보자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게다가 저번에 논란이 됐던 글에서 사는게 너무 즐거운데 너는 왜그러니 그 글을 본 이후론 왠만해선 정말
더 기회를 잡아보자고 생각합니다만, 사람 일은 모르기때문에..그냥 많이슬퍼요. 우린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극복하고이겨내는게
쉽겠습니까..

비비빅//자살 안해봤던지 그정도로 충분히 고통을 못겪은거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론 참 복받았네 저런 생각없는 말도 다하고..
란 생각이들어서 쓴웃음이 나오죠. 용기가 만빵하다면 어떻게든 겪어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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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유

2010.10.08 15:43

그냥 좀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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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lner

2010.10.08 15:48

기독교야 자살을 죄악시하지 사회에서 그렇게 죄악시한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데요.
27hrs님 말대로 '못할 짓' 정도로 생각하죠. 본문에서 달리 말씀하신 대로 죄악시가 아니라 터부시에 가깝죠. 죽음에 대한 터부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생존 본능에 반하는 일이니까. 그게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본능적인 거부감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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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2010.10.08 15:49

거꾸로 자살을 통해 죄를 씻을 수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으니 웃기죠?
잘못했으니 자살로 너의 죄를 벗으라~ 뭐 이런 대사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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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gotmy

2010.10.08 15:54

사회적인 면에서 자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주겠죠. 경제적인 면에서요. 사회는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일꾼이 되라는걸 부추기죠. 이런 이유도 있겠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인이 자살하는건 혹은 없어지는게 싫기 때문에, 이런 감정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회적 의견 정도가 됐을지도 모르죠.

종교적인 면에선, 기독교 초기엔 죽으면 천국을 간다는 생각으로 자살하는 혹은 순교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자꾸 사람들이 죽으니까 교부들이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를 안정되게 했죠.

오히려, 자살이란건 사회적 살인의 경우가 많을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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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라

2010.10.08 15:57

자살이 실제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손실을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자살이 너무 쉽게 방조되면 자살자수도 그만큼 늘어날 거 같고요. 이거 안 되면 죽으면 되지-라는 인명경시 풍조도 지금도 만연해 있잖아요. 유명인의 자살을 따라하는 사례들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있겠죠. 경제인구가 줄어드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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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

2010.10.08 16:08

'다른 사람들'이 곧 자기 자신이 될수 있잖아요.
누군가가 자살을 하면 내가, 또는 내 무리가 예상치 못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 생각해서가 아니라 나를 생각했을때 자살이 좋지 못한 행동이 되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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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2010.10.08 16:16

항상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 일본엔 할복자살도 있었고 우리나라엔 여자들에게 은장도를 쥐어주고 열녀문도 세워주고 요즘세상에도 자살폭탄테러라는 것도 있고..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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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레이쇼

2010.10.08 18:27

밀레니엄/ 고귀한 자살이라는 개념은 항상 있었긴 한데요, 그것 때문에 자살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관념이 일반적이지 않은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살인도 어떤 살인은 훌륭하다고도 하니까요. 과거의 결투라든가, 명예살인이라든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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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레도라

2010.10.08 19:36

저는 과거에 특히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때까지에는 지금보다 자살에 유한 입장이었다고 생각해왔어요.
불합리한 간신들의 횡포를 보다못한 고매한 선비가 자진한다던가, 일본이 나라를 무력으로 제압한 것에 목숨을 끊는 걸 대나무 같이 곧은 성품으로 평가하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가 과거와 다른 인식을 보이는 게 서양문물, 특히 종교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짐작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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