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화재인 시인 모양입니다. 

다른 싸이트의 격한 반응에는 그런갑다했는데, 듀게에서의 반응은 좀 놀랍네요. 

저는 이곳이 조금 더 넓은 예술적 표현이 허용되는 곳인 줄 알았습니다. 

막연하게 말하면 반발만 있을테니 요점을 짚도록 하겠습니다. 


1. 간략평

만약 직접적인 살인 의도나, 그러한 행위를 선동하는 내용이면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 시가 나름의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아이들의

"학원 가기 너무 힘들어. 엄마가 너무 몰아부쳐서 미워 죽겠어." 

라는 심정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음습하고 어두운 구석을 가지기 마련이죠. 

시는 짦은 형식에서 그러한 점들을 가능한 선명하게 드러내야하고요.

그런 과정에서 표현은 종종 과격해집니다. 

어떤 면에서는 난해한 현대미술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이해 없이 "비도덕적이다." 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2. 파격은 나쁘다? 

만약 그렇게 말한다면 데미안 허스트의 오브제나 나보코프의 롤리타도 나쁜 작품에 속할 겁니다. 

물론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그게 나쁜 예술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시의 표현은 공상의 산물일 뿐입니다.  

그러나 공상의 산물과, 부모가 자식들에게 가하는 폭력 중 어느 쪽이 더 해롭냐 따지면 명백하리라 봅니다. 

혹시 부모의 과도한 학업 강요가 폭력이 아니라 말하진 않겠지요? 

물론 지은이가 이런 범죄를 실현한다면 모르겠습니만 아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3. 어린이답지 않다?

예술함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고 봅니다. 

비슷한 시를 어른이 썼다면 허용하시겠죠? 

예술은 술이나 담배가 아닙니다. 

포르노나 명백히 해롭다고 증명된 무엇이 아닌 한, 어린이에게도 많은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가 표현하고 알아야할 것에는 제한이 있다, 라고 주장한다면 저는 반대합니다. 


4. 예술을 통한 돈벌이는 나쁘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입니다만, 어떤 분의 의견에 대한 답입니다. 

저는 예술 또한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은 생산물을 낳으며, 생산물은 가치를 가집니다. 

그렇게 예술은 값을 가지고 팔려나갑니다. 

누구나 노동을 하고, 그에 맞든 안 맞든 대가를 받습니다. 

그게 돈벌이라는 행위고요. 

 

돈벌이의 목적이 심해지면 때로는 선정적이기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정성의 기준은 누가 정하나요? 

데미안 허스트와 나보코프는 당대에 격렬한 논쟁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둘 다 예술로써 인정받습니다. 

저는 문제의 시도 결국 예술로 인정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예술이 돈벌이가 되는데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술이 노동과는 결부되지 않은 어떤 고고한 행위라는 견해에 저는 반대합니다. 

예술은 그런 특별한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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