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4 10:25
인간관계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이 친구가 저를 오랜만에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사려깊은 행동들을
제가 설레발치고, 조금 특별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계속 만나자고 한 거 보면 '포텐셜'한 연인으로도 생각했을 수 있었겠지만, 어제 제 모습이 그닥 예쁘지 않아서 실망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의 마음과 상관없이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니까, 어젯 밤 곱창을 앞에 두고 나눈 얘기들이 너무 오글거려 죽겠더군요.
평소에 그룹별로 만날 때의 그 단정하고 티 없는 모습들도 사실은 속물 위에 이미지 관리 용으로 감춰진 것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드러내듯
- 쩌는 자의식에,
- 자기 콤플렉스 얘기.
-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스타일 (내가 지한테 관심있는 줄 알고 미리 막으려고 한 건지. 저를 여자로 보지도 않는 건지. 뭔가 화끈거렸어요) 등을 말하는데.
확 깨더군요.
(사실 얘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방어기제 일지도 모릅니다만.)
여태까지는 '친구'라는 이름의 순수한 가면으로 얘를 흠모해 왔었다면,
이제는 '친구'라는 평범한 이름으로 점점 멀게 대할 것 같네요.
지난 네 달간,
철벽녀에 연애비관론자라 무미건조했던 일상에서
얘 때문에 혼자 웃고 울었던 역사가 저를 성장하게 만들었으므로 감사하긴한데, 뭔가 못 견딜 정도로 오글거려요. 그때의 그 감정이요.
그냥 환상 속에 얘를 가두어 놓고 끼워맞췄던 것 같아요. 그랬다가 조금 구정물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나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망.
그 쪽에서 감당해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지만요.
이렇게 상대에 대해 완벽주의, 저는 앞으로도 사랑하기 참 힘든 사람이겠지요?
휴.
냄비라서 힘들어요.
금방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고.
아앜.
아직 '그 분'을 못만난 거라고 위로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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