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이 친구가 저를 오랜만에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사려깊은 행동들을 

제가 설레발치고, 조금 특별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계속 만나자고 한 거 보면 '포텐셜'한 연인으로도 생각했을 수 있었겠지만, 어제 제 모습이 그닥 예쁘지 않아서 실망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의 마음과 상관없이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니까, 어젯 밤 곱창을 앞에 두고 나눈 얘기들이 너무 오글거려 죽겠더군요.

 

 

 

평소에 그룹별로 만날 때의 그 단정하고 티 없는 모습들도 사실은 속물 위에 이미지 관리 용으로 감춰진 것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드러내듯

 

- 쩌는 자의식에,

- 자기 콤플렉스 얘기.

-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스타일 (내가 지한테 관심있는 줄 알고 미리 막으려고 한 건지. 저를 여자로 보지도 않는 건지. 뭔가 화끈거렸어요) 등을 말하는데.

 

확 깨더군요.

(사실 얘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방어기제 일지도 모릅니다만.) 

 

 

여태까지는 '친구'라는 이름의 순수한 가면으로 얘를 흠모해 왔었다면,

이제는 '친구'라는 평범한 이름으로 점점 멀게 대할 것 같네요.

  

 

 

지난 네 달간,

 

철벽녀에 연애비관론자라 무미건조했던 일상에서

얘 때문에 혼자 웃고 울었던 역사가 저를 성장하게 만들었으므로 감사하긴한데, 뭔가 못 견딜 정도로 오글거려요. 그때의 그 감정이요.

 

그냥 환상 속에 얘를 가두어 놓고 끼워맞췄던 것 같아요. 그랬다가 조금 구정물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나는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도망.

그 쪽에서 감당해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지만요.

 

 

 

 

이렇게 상대에 대해 완벽주의, 저는 앞으로도 사랑하기 참 힘든 사람이겠지요?

 

휴.

 

 

 

냄비라서 힘들어요.

금방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고.

 

아앜.

 

아직 '그 분'을 못만난 거라고 위로해봅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9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2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38
117302 커피프린스 1호점, 트리플 의 이윤정 pd 가 대단하다고 느낀 점.. [6] 마이블루베리 나이츠 2012.06.21 4535
117301 본격, 김전일님 디스하는 글 [16] 닥터슬럼프 2011.10.08 4535
117300 노무현의 꼬붕이었던 안희정, 죽은 노무현 얼굴에 먹칠을 하다. [15] soboo 2011.08.12 4535
117299 고객님의 정보가 유출되었으나, 전량 회수 되었습니다. [11] 나나당당 2012.07.29 4535
117298 [점심잡담] 남자들에게 원빈이란? [23] Remedios 2011.04.19 4535
117297 '민주화-당하다'라는 말 [14] another brick 2010.12.10 4535
117296 지하철 할머니에 이은 지하철 막말 어르신 [14] wadi 2010.10.04 4535
117295 홍어 드립 관련 [24] 렌즈맨 2010.09.07 4535
117294 홍수에서 구출된 아기 박쥐들 [16] DJUNA 2011.01.09 4535
117293 포화속으로를 보고... [6] taijae 2010.06.11 4535
117292 홍상수 - 디스패치 기사의 이상한 부분 [4] 도야지 2016.06.22 4534
117291 고대 괜찮은 학교네요. [24] tempsdepigeon 2016.06.14 4534
117290 자비에 돌란 천재 맞나요? 제 취향이 아닌 건가요? [13] 쥬디 2014.12.21 4534
117289 [바낭] 페리에가 얼어서 폭발했어요. [9] 쿠도 신이치 2013.01.05 4534
117288 본문은 지웠습니다 [29] august 2014.04.24 4534
» [결과바낭] 당분간 연애 얘기는 하지 않을 것 같네요. 내가 냄비였소. [22] india 2012.09.24 4534
117286 택시 파업이 악수 중에 악수일 가능성이 있네요; [22] 필런 2012.06.20 4534
117285 강남역 뉴욕제과가 없어지는군요. [16] 토토랑 2012.05.18 4534
117284 [민간인 사찰?] 경찰 "안철수 룸살롱, 여자관계 내사했지만.. 실체 없었다" [9] 黑男 2012.08.25 4534
117283 다크나이트 라이즈 시사회평 [10] 등짝을보자 2012.07.07 45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