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30 13:31
- 요즘 워낙 대세라 간단한 작품 소개가 되게 무의미한 느낌이지만... 암튼 에피소드는 아홉개, 편당 한 시간 정도 되네요. 스포일러 없을 거에요.
(X만 들어갔음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게임이 될 뻔한...)
- 80년대 국딩들의 터프한 마을 공터 놀이 '오징어(블라블라)'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간략한 설명이 끝나면 주인공 이정재씨 사연으로 넘어가는데... 하아. 너무 전형적이어서 뭘 설명할 의욕이 안 생기네요. 나이는 대략 이정재 나이인 것 같고. 전형적인 한국 장르물의 민폐 찌질 주인공남입니다. 회사 다니다 사정이 생겨 그만두고, 사업하다 말아 먹었고, 은행 빚에 사채 빚까지 왕창 짊어지고 도박 중독에 빠져 이혼당했으며 딸의 양육권도 넘겨줬고. 홀어머니에게 빌붙어 사는데... 자기 엄마한테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냥 본인이 쓰레기였던 것 같은데 또 딸래미는 조건 없이 친아빠를 그리워하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와중에, '그래도 마음은 순수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아 쫌.
그 외엔 뭐. 그렇게 꿈도 희망도 없이 살다가 지하철 역에서 만난 도깨비님에게 영업 당해서 음지에서 벌어지는 인생 낙오자들의 서바이벌 게임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되는 전개죠. 곁다리로 경찰 한 분 스토리가 병행 전개되긴 하는데 솔직히 이 분은 존재 의의가 뭔지를 모르겠...
(사실 이정재는 이렇게 좀 모자라고 코믹한 느낌의 캐릭터가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선 전혀 웃기지는 않지만요.)
- 게시판에서 이 드라마가 엄청 화제가 되면서 다른 분들 글에 댓글 달다가 몇 번 했던 얘긴데, 전 이 드라마가 별로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이고 이렇게 폭발적인 히트를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 봐도 '아 이건 내 취향이 아닐 거야!'라고 확신이 드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게 뭐냐면 바로 K-조폭과 K-가난(...)이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는 거였어요. 조폭과 가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왜 한국 영화들 보면 클리셰를 넘어 그냥 디폴트로 반복되는 묘사 방식들 있잖아요. 제가 거기에 물릴대로 물린 사람이라 그런 설정들이 들어간 작품들은 어지간하면 피해갑니다. 그래서 이것도 아예 스킵해버릴까 고민하다가 또 좋게 평하시는 분들도 많길래 그냥 봤는데...
항상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죠. ㅋㅋㅋ 진짜 징글징글할 정도로 딱 예상 그대로의 캐릭터, 설정, 묘사가 펼쳐지더라구요. 덕택에 두 번째 에피소드까지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들이 종합 선물 셋트로 연속 콤보를 날려대니 그로기 상태로 갤갤거리며 간신히 넘겼어요.
(마! 내가 바로 K-조폭이다!!!)
- 거기에 한 가지 아쉬움이 더 붙습니다. 뭐냐면... 그러니까 사실 이게 일본색이 꽤 짙은 이야기입니다. 이런 '데스 게임' 장르가 워낙 발달한 게 일본이기도 하지만 이야기 구조의 차원이 아니라 시각적인 면에서 그래요. 알록달록 울긋불긋한 색채, 의도된 레트로 아동틱 소품들로 동화 속 같고 만화 속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국 영상물들이 이런 걸 좀 매끈하게 처리를 잘 못 해내는 느낌이 있어요.
그러니까 뭐랄까. 일본에서 만든 이런 성격의 영상물들은 격하게 유치하단 느낌이 들 지언정 그래도 뭔가 그런 만화 같은 비주얼이 어느 정도 안정감 있는 느낌을 주거든요. 근데 한국에서 이런 비주얼을 만들면 늘 뭔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합니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한국의 창작자들은 '현실 느낌'을 추구하는 걸 디폴트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그런 현실적인 느낌과 만화적인 색감이 살짝 어색하게 부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 역시 살짝 그런 느낌. 미술 디자인이나 색감 같은 게 나쁜 게 아닌데, 그래도 내내 뭔가 어색했어요.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칭찬받을만한 미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도 3화부터는 괜찮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니 도입부에서 절 힘들게 했던 'K-스러움'이 많이 사라지더라구요. 조폭 빌런의 존재감 때문에 아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견딜만했고, 이야기가 본궤도에 이르니 덜 신경 쓰이더라구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제 취향의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ㅋㅋㅋ 전 이런 데스 게임류는 머리를 굴려서 돌파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아시다시피 '오징어 게임'의 게임들은 대부분 육체 노동입니다. 힘이든 기술이든 간에 머리보단 몸을 쓰는 게임들이었죠. 애초에 작가가 두뇌 풀가동으로 파훼법 찾아내는 재미가 아니라 게임 속에서 서로 연합하고 뒷통수 치고 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 쪽에 중점을 두고 쓴 이야기라 이게 단점은 아니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렇게 제 취향은 아니었다는 거.
그래서 가장 재밌게 봤던 게임은 줄다리기였어요. 여긴 그래도 시작 부분과 위기 부분에 두 가지 전략이 튀어나와서 제 취향의 재미가 있었거든요.
('설탕 뽑기'라니. '달고나' 구역 주민으로서 인정 못합니다!!!)
- 그렇게 그럭저럭 재밌게 보다가 다시 짜게 식어 버린 게 8, 9화였습니다. 일단 8화는 게임이 아예 없구요. 그나마 매력적인, 보는 재미가 있던 캐릭터들이 다 퇴장해버려서 제일 재미 없는 주인공과 형사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 버린 게 크구요. 또 속도감이 확 떨어져버렸죠. 분노와 눈물의 대화씬의 연속!! 솔직히 너무 지루해서 이 에피소드는 길이가 30분 밖에 안 된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9화는 뭐. 그냥 흔한 스릴러/액션물의 게으른 1:1 육탄전 액션씬이 전부잖아요. 데스 게임 장르라면 당연히 마지막 게임이 하일라이트를 장식해줘야 하는데 그동안 끌고 온 이야기상 마지막에 그렇게 대단한 게임을 넣긴 어려웠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별로인 건 별로인 거니까요. 게다가 그 싸움도 금새 끝나버리고 무려 35분간 에필로그를 보여주는데. 그 에필로그조차 지루했고 (특히 그 '흑막'과의 대화는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마지막에 덧붙여지는 시즌 2 암시 떡밥 장면은 전혀 납득이 안 돼서 웃음만.
(니가 누군지, 원래 뭐하던 놈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단 1분 1초도 안 궁금했습니다.)
- 결말을 너무 격하게 까버려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제 생각보단 괜찮은 물건이었습니다.
시나리오가 대충 보면 허술해 보이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괜찮았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일단 제가 허술하다고 했던 게임들. 분명 완성도 높게 설계된 게임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심플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을 거고. 또 그렇게 단순 유치한 게임들에 목숨을 건다는 데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가 분명히 있었어요. 또한 그게 다 옛날 애들 놀이이다 보니 아재들에게 추억팔이 요소도 되었을 거구요. ㅋㅋ 덧붙여서 게임 자체의 부족함을 인물들간 드라마로 땜빵한 것도 괜찮은 전략이었습니다.
게임 외적으로 '그 장소'의 운영 또한 정말 허술하고 모자라다고 생각했는데. 그 또한 생각해보면 한국적 리얼리티라고 생각할 수 있겠더라구요. 그 정도로 허술하니 장기 매매 같은 소재를 욱여 넣을 공간도 생기고, 또 그 허술함 때문에 오히려 주최측의 잔인함이 부각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전형적, 평면적이긴 해도 캐릭터들이 도구적으로 잘 배치가 되어 있었죠. 그리고 전형적인만큼 캐릭터들이 선명해서 이야기 따라가기 좋았구요. 그 와중에 강새벽 캐릭터처럼 (사실 전형적이긴 마찬가지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도 있었구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볼 만한, 꽤 머리를 써서 만든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빌드업 조금만 더 해줬어도 최고가 될뻔했다는 생각에 좋았지만 아쉬웠던 장면)
- 다만 제 입장에선 아쉬운 점도 많았는데요.
위에서 길게 얘기한 K-스타일 부분, 그리고 외국인 배우들 연기력 부분은 스킵하고 다른 얘기를 하자면요.
일단 제 입장에선 주인공의 캐릭터가 끝까지 납득이 안 됐습니다. ㅋㅋ 극중에서 '상우' 캐릭터가 주인공과 말다툼하는 와중에 던지는 평가가 넘나 정확했다고 생각해요. 무능한 주제에 오지랖만 쩌는 놈. 사실 이 주인공이 맡은 역할이란 게 '인간성'이라는 거대 명분을 짊어지고 관객들을 설득해 나가야 하는 건데, 너무 무능하고 생각이 없습니다. 최대한 다른 사람들 챙기는 건 좋죠. 근데 이 인간은 자꾸만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드러내는 말을 합니다. 어차피 탈락=죽음이고 상금 456억이 나타내는 게 우승자 이외의 전원 사망이죠. 그런데 자꾸만 '우리 함께 살아 나가자!' 같은 소릴 하면서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 사람을 비난하는 말을 합니다. 자기도 방금 그렇게 살아남았으면서요.
그나마 그렇게 '다른 사람을 돕자!'는 게 본인 능력과 노력으로 이뤄내는 거면 괜찮은데, 아시다시피 그 많은 게임들 중에 주인공이 정말 본인 역량으로 통과한 게임은 단 하나 뿐입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설정에는 맞지만, 어쨌든 그런 주제에 그 시국에 자꾸만 남들 가르치려 들면 안 되는 거죠. ㅋㅋ
그리고 뭣보다... 1화에서 나름 길게 보여준 주인공의 현실 모습과 게임 속 주인공의 모습간의 괴리가 너무 커요. 솔직히 1화의 주인공은 그냥 막장이고 진상이잖아요. 자기 엄마한테 하는 짓만 봐도 치가 떨리죠. 아내와 과거에 뭔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히 주인공 잘못이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ㅋㅋ그런 놈이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하니 갑자기 주변을 챙기는... 그리고 스포일러라서 말은 못 하겠지만 9화에선 저엉말 최악이잖아요. 음... 이 얘긴 나중에 따로 글을 쓰는 걸로.
그리고 '흑막'이요. 이게 빤히 다 보이도록 배치가 되어 있다는 건 굳이 단점으로 지적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암튼 그래서 마지막에 재등장해서 주절주절 떠드는 내용들이 문제였습니다. 소오름끼치도록 뻔한 이야기인데 그나마도 대화가 뭔가 중언부언하다가 그냥 뚝 끊겨 버리는 느낌. 이럴 거면 뭐하러 이렇게 반전 놀이하면서 등장시켰나 싶었죠.
마지막으로, 역시 스포일러라서 이 글에선 언급 못하겠지만 마지막 장면이요. 쟤 왜 저러는데? 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네요.
(드라마에 전화 번호 넣을 땐 조심하셔야죠.)
- 이미 글이 너무 길어서 대충 마무리합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치밀한 두뇌 게임 이런 거랑은 거리가 아주아주 멉니다.
걍 자본주의, 특히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극이고 주 재미 포인트는 인물간의, 혹은 인물 내면의 갈등과 배신, 반복 + 잔혹한 상황 설정. 이런 거구요.
연기력 괜찮은 배우들이 우루루 나와서 기능적으로 잘 짜여진 캐릭터들을 연기하지만 그 캐릭터들에 큰 깊이는 기대할 수 없다는 거.
암튼 뭔가 맘에 안 드는 구석이 참 많고 재미 없는 구석도 많고. 그렇게 높은 점수는 주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의 스타일을 갖고 확고한 컨셉을 통해 '볼만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건 인정해주렵니다.
다만 시즌 2는 정말 기대되지 않네요. 감독도 당장은 아무 생각이 없다고 하구요. ㅋㅋ
+ 저희 동네, 제가 어릴 적 달고나 최고 난이도는 우산이 아니라 쌍봉 낙타였습니다. 낙타 어디갔냐능!! 어디서 근본 없는 우산 따위가!!!!!
++ 다들 극중 여성 캐릭터 둘이 만들어낸 어떤 장면에 대해서 극찬들을 하십니다만. 솔직히 그 장면도 되게 무리수였죠. 대략 에피소드 대여섯개 이상은 투입해서 관계를 쌓고난 후에 등장해야할 것 같은 장면이 에피소드 하나만에 뚝딱 튀어나와버려서 좀 깼습니다만. 그 장면 자체의 연출은 상당히 좋았고 또 배우 둘이 너무 잘 해줬어요. 그래서 좀 아쉽더라구요. 둘이 관계를 좀 더 쌓아 놓은 게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요.
어쨌거나 이걸로 우리 이유미님께서 훨씬 많이 유명해지고 인기도 많아지셔서 그건 좋습니다. 역시 인생 한 방!!
+++ 프론트맨 역할 배우님은 진짜 날로 드셨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료를 얼마나 받았나 궁금해졌습니다. ㅋㅋㅋ
솔직히 8화 이전까지는 그 배우가 직접 연기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잖아요. 얼굴과 온몸을 다 가리고 음성은 변조되어 나왔으니.
++++ 이 '오징어 게임'의 폭발적 인기에 가려져 있지만 '갯마을 차차차'라는 드라마가 또 대단한 인기네요. 뭔가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영상 컨텐츠 창작자들의 꿈과 희망 위치를 넷플릭스가 확실하게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그랬지만요.
+++++ 설정상 굳이 지금 제작진이 안 만들어도, 오피셜 시즌 2는 아니어도 시즌 2격의 이야기가 얼마든지 더 튀어나올 수 있죠. 일단 미쿡 버전은 거의 100% 나올 것 같구요. 그렇게 이 나라 저 나라 버전이 다양하게 나오면 나중에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21.09.30 13:57
2021.09.30 15:19
전 그래서 '이렇게 말만 청산유수인 오지라퍼라는 게 작가의 의도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요. 그와 대척점에 있는 상우 캐릭터가 계속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걸 보면 작가가 진심으로 주인공을 지지하는 것 같아서 영...
+ 프론트맨 ㅋㅋㅋ 역시 대역이었군요.
근데 의외로 정직하게 진행하느라 배우의 정체를 중후반에 드러내버리긴 합니다. 경찰이 서류 뒤져보는 장면에서 배우 얼굴 딱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이 나와요.
2021.10.01 02:27
2021.09.30 14:11
2021.09.30 15:20
ㅋㅋ 맞아요. 중간쯤 가니 변조에도 불구하고 그 분 목소리가 느껴지더라구요.
2021.09.30 14:32
주인공이 정말 본인 역량으로 통과한 게임은 하나가 맞지만, 마지막 게임도 사실상 본인 역량으로 거의 통과할 뻔 했죠. 한 발자국만 가면 되는 것이라..
프론트 맨이 가면 쓰고 나올 때에는 다른 대역이 연기를 했다고 하네요. 그 때에는 목소리 연기만 한 것 같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된 것에는 단순한 게임이라는 것도 있지 않을까요. 라이어게임이나 카이지, 아리스인 보더랜드 같은 것에서처럼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게임설명해야지, 공략법 찾아야지... (저도 사실 그렇게 머리 쓰는 것이 더 좋기는 한데) 그런 것보다는 쉽게 접근하는 것이 외국인들 보기에는 더 나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021.09.30 15:24
맞아요. 그래서 글 적을 때도 두 개라고 적을까... 하다가 어쨌거나 나머지 하나의 게임은 결론적으론 본인이 끝낸 게 아니어서 하나라고 했습니다. ㅋㅋ
맞아요. 그렇게 게임이 단순한 게 전세계 메가 히트의 원동력 같습니다. 카이지 류의 복잡한 게임이 나왔음 아마 저같은 매니아들만 보고 말았을 듯.
2021.09.30 14:37
이유미씬이 나올 때마다 어색했어요.
외모로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의 그녀가 막장으로 몰려서 결국은 오징어게임까지 왔구나 싶더군요...
그런데, 주고 받는 대사는 또 그때와는 느낌이 달라서....목사와의 대사, 새벽과의 대사...
2021.09.30 15:40
그래도 출연작 캐릭터들을 비교해보면 똑같은 캐릭터는 없기도 합니다. ㅋㅋ '오징어 게임'에서 그 분이 하는 선택만 봐도 이전 영화들 캐릭터들은 할 리가 없는 거였구요.
감독이 기독교에 원한이 많구나 싶었네요. 자꾸만 교회 관련된 뭔가가 나오고 좋은 건 약에 쓸래도 없는...
2021.09.30 14:42
2021.09.30 15:42
아... 근데 2화가 1화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전. 하하; 천천히 나중에 2화 시도해보시다가 영 안되겠다 싶으시면 포기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뭐 그리 꼭 봐야할만한 뭔가가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고...
2021.10.01 01:39
2021.09.30 16:03
전 다른 건 다 제쳐두고 형사 파트가 너무 재미없었어요. 일단 외양 말고 인물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는 수준인데, 가끔 던지는 대사도 너무 오그라들어서 스킵할까 고민했네요. 여기에 겹친 수술실 파트와 VIP 파트에서 유독 배우들의 연기톤이 별로기도 했고요.
2021.09.30 16:14
저도 재미가 없고 장기 밀매도 그냥 사족 같아서 별로였지요. 근데 그것 보다도 결국 주인공들 스토리에 하나도 연결되지 않으면서 마무리되는 걸 보며 참으로 황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ㅋㅋ 재미가 없어도 나중에 뭔가 영향을 주니까 나오는 거겠지... 했는데요. 시즌 2로 이어가며 프론트맨 이야기가 더 크게 나오지 않는다면 정말 무의미한 파트였어요. 사실 더 크게 나온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은 부분이구요(...)
2021.10.01 01:41
2021.09.30 16:28
2021.09.30 18:42
사실 온라인에서나 저처럼 부정적인 얘기들 나누고 그러지 오프라인 직장 동료 & 지인들은 그냥 다 재밌다고 합니다. 월드와이드 흥행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부정적인 의견이 소수가 되구요.
저도 저렇게 신나게 까놓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게 만들었다는 생각은 해요. 에피소드 8, 9가 조금만 더 좋았어도 훨씬 좋게 봤을 겁니다. 하하.
2021.09.30 17:05
2021.09.30 18:44
완성도면에서도 트집을 많이 잡긴 했지만 그래도 K-스타일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라면 그냥 무난함 이상으로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잘 만든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K-스타일에 알러지가 있는 분이라면 정말로 추천 안 하려고 합니다. ㅋㅋ
2021.09.30 18:25
장덕수란 캐릭터가 많이 별로긴 하죠.(허성태 배우에게 유감은 없습니다만) 데스 게임 할 때 이기적으로 '모든 것을 취하겠다'는 테이커가 등장하는 건 당연하긴 한데 그런 걸 하필 조폭 캐릭터로 표출하는 건 뭐랄까 너무 게으른 것 같습니다. 자꾸 [카이지]랑 비교하는 것 같은데 거기서 비슷한 테이커인 후나이 죠지가 묘사된 걸 보면 더욱 차이가 느껴집니다. 후나이 죠지도 주인공 시점에서 보면 재수없는 악당이지만 머리와 잡기술을 쓸 줄 아는 인물로 무식하게 힘만 세고 폭력적인 장덕수 따위보다 훨씬 흥미진진한 캐릭터였어요. 한국 작가들은 앞으로 의도적으로라도 조폭 캐릭터를 자기 작품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21.09.30 18:46
아마 두뇌파 기믹은 쌍문동 천재씨에게 넘기고 장덕수에겐 파렴치와 근력 기믹을 몰빵한 듯 하죠. 캐릭터 구성을 보면 좀 그렇습니다. 굉장히 단순하게 딱 떨어지도록 역할을 배분해 놓았는데, 그랬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쉽게 잘 먹히는 부분이 크긴 한데. 그래도 조금은 입체성을 넣어줬음 어땠을까 아쉽기도 하죠.
2021.09.30 19:38
- '엄마한테 투정부리고 도박에 빠지고 놀기 좋아하는 성격'과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보지 못 하는 성격'은 별개의 문제죠. 성기훈은 둘 다의 성격을 갖고 있었어요. 오히려 너무 순수한 사람이 철이 없고 철이 없는 사람이 돈을 잃고 가족을 망치게 되는 경우 많잖아요. 어차피 한명만 사는 건데 죽은 사람을 왜 살리냐라고 한 거는 이렇게 설명될 거 같고, 그리고 나름 '게임 못 해서 죽는 룰'에 맞춰서야만 죽는 거 아니었나란 생각은 할 수 있죠. 왜 폭력을 써서 죽이는 걸 허용하냐는 제기할 수 있어요.
[스포일러 포함]
- 형사 얘기 병행은, 최소한 의혹을 품고 그 안에 잠복 취재하려는 캐릭터는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악덕한 무인도 현실을 유일하게 까발릴 수 있는 신빙성 있는 직업이 형사기도 하고, 친형을 찾기 위한 것도 있었구요. 그가 흐릿하게나마 전파를 뚫고 보낸 사진과 동영상 자료가, 과연 흐릿하게나마 외부에 전송이 되어서 언젠가는 밝혀지게 될 지 모르는 복선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서, 불필요한 전개란 생각은 없어요. 다만 왜 죽이냐고시벌
- 공감해요. 전략 또는 잔머리를 잘 유발해서 순수 실력으로 살아남으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뿌듯함이라도 있는데, 일부 게임에선 힘 센 자와 운 드럽게 좋은 새끼가 이기는 컨셉이라뇨.
2021.09.30 21:06
- 네 말씀대로 두 가지 성격 자체는 공존이 가능한데, 그게 제겐 좀 표현이 잘 안 된 것 같았어요. 일단 그 겁쟁이 쫄보가 갑자기 막 용기를 뿜뿜하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주변 사람들 잘 돌보고 살피는 모습까지 보이니까요. ㅋㅋ
- 형사 얘기... 는 마지막 한 문장이 스포일러성인 것 같은데요. ㄷㄷ 일단 제가 형사 파트를 맘에 안 들어한 가장 큰 이유는 그게 메인 줄거리와 전혀 연결되지 않아서였습니다. 시즌 2가 나와서 프론트맨이 주연급 비중으로 활약해준다면 시즌 1의 형사 파트도 살아날 수 있겠지만, 일단 이번 시즌에선 좀 그랬구요.
- 프론트맨이나 '흑막'이나 다 주인공에게 그런 맥락의 말을 하죠. 넌 정말 억세게 운 좋은 놈이라고. ㅋㅋㅋ
2021.09.30 21:05
본문의 지적에 100프로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엄청 몰입해서 재밌게 봤네요.
설정이든 캐릭터든 이게 말이 돼? 하는 부분이 계속 튀어나왔지만 어두컴컴한 풍자 스릴러로서, 아주 좋았습니다.
2021.09.30 21:08
분명히 몰입감 측면에선 잘 만든 작품이긴 해요. 저도 이렇게 투덜거려놨지만 3~7화는 집중해서 좍 달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겐 8~9화가 원수네요. ㅋㅋ 사실성 부분은 오히려 전 아예 신경 안 쓰고 봤어요. 사실 그걸 따지고들면 이 분야의 마스터피스라는 '도박묵시록 카이지'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흠집 투성이인지라... 그냥 장르 특성인 걸로!
2021.09.30 21:15
안보면 간첩…까지는 아니고 진짜로 소외되는 느낌은 경험했네요 ㅎㅎ 여기 듀게를 비롯해서 가는 커뮤니티 마다 유저들이 오징어 게임 얘기만 하는 통에 한 일주일은 진짜 혼자 겉돈다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여튼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원래 데스 게임 장르를 절대 안보는 터라 이 드라마의 모든 이야기가 제게는 낯설고 신선했습니다. 사실 공개 초반에 악평이 쏟아진 건 데스 게임 장르 팬들이 게임의 단순성 같은 드라마의 식상함에 실망이 컸던게 주된 이유였을 겁니다.(거기다가 물론 신파도 한 몫 했을테고) 그런데 장르 팬들을 실망시킨 그 부분이 오히려 저같은 일반 시청자들을 대규모로 끌어들이는 큰 요인이었다는 점이 무척 재밌더군요. 뭔가 흥행의 법칙 같은 걸 알게된 느낌? ㅋㅋ
2021.09.30 21:59
근데 정작 외국, 특히 일본 같은 곳에서도 반응이 좋은 걸 보면 진짜 문제는 '데스 게임'으로서의 허술함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들에 이골이 난 한국 시청자들 & 평자들의 불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 부분이 식상함보다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외국인들이 훨씬 더 좋게 보고 있는 것 같구요.
그리고 대박의 요인 중에 게임 룰의 심플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전 여전히 '카이지'가 이 분야의 범접 못할 끝판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걸 고대로 드라마로 만들면 이만큼 히트 못 칠 거에요. 게임 전개가 너무 복잡해서... ㅋㅋ
2021.09.30 22:29
로이배티님께서 싫어하시는 K 특유의 그 무엇 때문에 투덜대신 것처럼 저도 '갯마을 차차차' 1회를 보고 바로 접었습니다.
도~~~~~~~~~~~~~저히 못 버티겠더라고요. 아무리 전세계 1위를 한다 해도 전 이 드라마를 볼 자신과 용기와 의지가 전무합니다.
그러다 잠시 KBS의 '달리와 감자탕'이란 드라마를 어쩌다 한 10분 보게 되었는데....
아,,,,,아무리 그래도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오리지널이나 종편 드라마가 KBS보단 백배 천배 낫구나...깨달았더랬습니다.
2021.10.01 11:35
이제 정말 공중파는 그냥 아재도 아니고 장년 이상을 타게팅하는 채널들이 되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뭐 잘만 타게팅한다면 그것도 나쁜 건 아니겠구요. 제가 볼 일이 없어서 그렇지. ㅋㅋ
2021.10.01 01:36
2021.10.01 11:36
선남선녀라면 아마도 일본판을 기대하셔야. ㅋㅋ 근데 일본에서 오징어 게임을 만들면 그 상황 자체가 좀 웃기겠어요. 사실은 나름 종주국인 것인데요.
2021.10.02 00:41
끝내 로이배티님도 오징어게임을... ㅋㅋㅋ 저도 보고 싶어지는데요 아 여기저기서 너무 떠드니까 안보면 바보가 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ㅋㅋ
"1화에서 나름 길게 보여준 주인공의 현실 모습과 게임 속 주인공의 모습간의 괴리가 너무 커요"
-> 저도 이 부분이 너무 별로였습니다
초반에 정이 하나도 안가는 캐릭터의 주인공과 주변인물들만 있길래 그냥 다 별로인 캐릭터들 향연인가 싶었는데 게임 중에는 또 뜬금 착한척하는 캐릭터 붕괴가ㅎㅎ
나름 게임을 겪으면서 주변을 챙기는 캐릭터로 거듭나게 되는 걸 그리려던 게 의도였다기엔... 실제 펼쳐진 이야기에서는 그럴만한 동기도 과정도 없고...
여튼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이입할만한 캐릭터가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제 기준에도 그렇진 않더군요ㅎㅎ
+ 프론트맨은 온몸을 가린 전반부에선 대역이었대요ㅎ
배우의 정체가 반전이라는 게 좀 반칙같기도 한데..ㅎㅎ 다른 영화에서도 그런 식의 반칙은 있었던 것 같기도 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