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서


 제가 흑형들과 서울에서 술 한잔 하는데 눈치 없는 주인장이

 "깜둥이들은 정말 찌질하고 더럽고 시끄러워서...." 드립을 첬는데

 "맞아요~" 하고 맞장구를 첬다면? 아마 전 그 흑형들과 영영 바이 바이 하게 되었을테죠.


 아주 아주 똑같은 상황입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들이 박살난다는 포장마차 아줌마의 드립(같은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의 끈끈한 유교문화의 세례를 받은

 아줌마의 젊은 여성들에 대한 꼰대본성이 나타난거겠죠.)에 남친이 맞장구를 첬다면 논리적으로는 실망하는게 너무나 당연한거죠.


 글 쓴 분에게 과민하다는 부드러운 충고는 그렇다치고 (사실 유교문화잔재의 정글인 한국사회에서 남자가 골수까지 피시함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어려운 일이니까요) 까칠하고 사나운 반응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여자셋...드립은 분명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의 산물이고 특히 젊은 여성을 기성사회질서에 훈육되도록 강제하는

 사회적 관습이 작용되는 여러 방식중의 하나입니다. 


 남자친구가 그런것에 무감하고 여자친구도 그런 것에 무감한것은 그런 문제에 대한 각성의 부족, 무지의 소산일 뿐이죠.

 물론 둘 다 모른채 산다면 별 일 없이 평화롭게 사랑하며 살아갈테죠. 그건 두 사람의 문제이니 까짓것 패스하죠.


 하지만 두 사람중 한사람이 특히 편견의 대상이 되는 쪽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갈등이 일어나는것은 뻔한 것이겠고요.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에이 그 정도즘이야....하고 넘어가는 것보다 그래도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싸우는게 길게 보아 좋다고 생각합니다.

 싸우는 것도 커뮤니케이션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웃자고 농담친거에 죽자고 달려드네"는 반응은 그 남자친구의 여성에 대한 비하화 편견의 의식이 얼마나 골수에 박혀 있는지 증명한다고 봅니다.

 아주 진지하게 스스로의 문제에 대하여 고민할 기회와 시간이 필요한 케이스라고 봅니다.

 

 그런데 남자들의 (유교문화와는 별개로) 특성중에 하나가 당장 그 자리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기를 싫어하는 그런게 있다고 하죠.

 대판 싸우고 나면 시간이 좀 지나면 은근 슬쩍 잘못을 고치고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정도가 그나마 기대할 만한 모습일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보면 또, 그런 면에서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시간이 필요한거죠~ (변진섭)" 사랑만으로는 안되는거 같고 시간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제가 처음 연애라는것을 시작했을때 멘토였던 선배(누님)가 해준 첫마디가 이거였어요.

 "잘 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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