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23:08
니나 시몬에 대해선 아래 노래 포함, 노래 몇 곡만 알고 있었고 삶을 잘 알지는 못 했습니다.
시사인 기사를 훑어 보다가 배순탁 음악평론가의 이 글을 보게 되었어요.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444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니나 시몬 : 영혼의 노래'를 봤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익혔고 음대 입학에 실패한 후 생계를 위해 클럽에서 노래를 시작했다는, 음악 인생의 출발부터 인생 후반부까지를 쭉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딸, 음악 동료, 남편이 주로 이야기를 풀어놓고 본인의 일기, 편지가 인용되기도 합니다.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 안 좋게 헤어진 남편이 본인 사후에 어느 정도 남편 입장에서 윤색이 되었을 니나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불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남편은 자신을 옹호하거나 니나 시몬에 대해선 부정적인 설명을 좀 합니다. 아마 감독이 많이 잘라내긴 했을 텐데도요. 60년대 중반부터는 흑인 민권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데 폭력이 필요하면 써야한다는 입장에 섰다고 합니다. 집회에 참여하고 가서 노래도 하고, 이 때 유명한 노래가 'Mississippi Goddam'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로는 대중 음악만 하길 원하는 남편과 사이는 더 벌어지고 대중 음악계와 멀어지자 경력이 하향선을 그립니다. 미국을 떠나 아프리카, 스위스, 프랑스 등으로 주거지를 옮겨 살며 공연을 하기도 했고 프랑스에서 사망합니다. 말년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1933생~2003몰)
에디뜨 피아프나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다큐 영화도 본 적이 있는데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그 재능과 인기에 비례하는 공연의 긴장감과 압박감이 몸뿐만 아니라 정신을 갉아먹는 것 같습니다.
배순탁씨의 글은 좀 화려한데 이 다큐를 보고 글에 나오듯 숭고함에 준하는 감동을 갖진 못했습니다. 아마 음악에 대한 사랑이나 니나 시몬에 대한 관심이 배 평론가에 비할 수 없이 약해서 그럴 겁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음악인이 공연 중에 뭐라뭐라 말하는 걸 싫어합니다.(엄청 팬이라면 말이든 손짓 하나든 다 소중하고 좋을 것 같긴 합니다만.) 니나 시몬은 공연 중에 자기 얘긴 물론 하며, 관객 태도가 안 좋다고 막 야단까지 치니 좀 무섭기도 하더라고요. 카리스마 짱이었습니다.
2021.09.23 23:14
2021.09.23 23:28
저는 가수들의 공연장에 직접 간 경험은 거의 없어요. 공연 중계 같은 걸 볼 때 그런 생각하죠. 노래 사이에 관객들한테 사적인 자기 얘기하면 민망하고 항상 노래나 계속 하셈, 하는 생각을 합니다.
흑인들의 음악 출발은 교회일 경우가 많으니 그런 것 아닐까요. 니나 시몬도 교회에서 피아노를 시작합니다.
2021.09.23 23:31
휘트니 휴스턴도 어머니가 가스펠 가수였죠.
저도 내한공연 4번 가 본 게 전부인데 다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특히 스티비 원더는요. 밥 딜런은 대화없었고요.
저는 스티비 원더가 내한공연에서 중간중간에 말하는 게 좋았어요. 어릴 때 nigger 소리 들었을 때 자기가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고 하더군요.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 날 내한공연 다룬 기사 댓글에서 스티비 원더 국정원 요주의 인물이 되다는 댓글 보고 웃었어요.
아레사 프렝클린 다큐인 <어메이징 그레이스>에서 가스펠 부르는데 흑인 음악에서 가스펠이 꽤 큰 역할을 하나 봅니다. 잭슨 파이브 초창기에 그들을 밀어 주고 마이클 잭슨 인장식 때 노래부른 글래디스 나이트도 성가 많이 불렀죠.
공연의 압박감과 긴장감 말슴하시니 마이클 잭슨이 투어할 때 먹지도 자지도 않고 매달려 투어 한 번 더 하면 자신은 죽을 거라고 말한 게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