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99년작 한국 스릴러 '해피엔드'를 보았습니다.


전반부는 꽤나 위트 있는 씬도 (주현 배우 님의 드립들),

캐릭터 묘사도 (최민식 캐릭터의 책방 구석 눈물 훔치는 감성쟁이 등),

신선한 카메라 앵글도 (아파트 위아래층 복도를 드론으로 찍어, 두 인물이 가는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등

똑똑한 연출들이 보이더군요.


다만 후반부는 루즈해요. 결국 복수를 하고마는 과정 외엔 울궈먹을 씬이 없어서인지

최소 90분 이상은 돼야했는지 길게 늘어집니다.


영화 평은 여기까지고.


주진모에 대해서요. 물론 전 주진모(의 외모)를 좋아합니다.

이 분의 데뷔해가 1999년이고, 해피엔드도 1999년, 데뷔해에 한국의 오스카라는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탑니다.


네?


이 분이 연기를 잘 했나요? 최민식, 전도연에 훨씬 뒤쳐지는 매가리 없는 대사톤에.

'혜성 같은 신예가 나타났어' 표정 외엔 아무것도 없는, 주진모가 대종상 남우조연상요?


혹시 당시 대종상 심사위원들은 여심 가득했던 분들이었나요?


실제로 술 마시고 찍었다는 파격적인 베드씬이 씬스틸링해서 주어진 상이었나요?


그냥 '델마와 루이스'의 브래드 피트 정도 느낌 아니었어요?

(게다가 연기도 브래드가 더 자연스러웠지만)


사실, 기네스 팰트로 오스카 수상 느낌보다 제겐 더 어이가 없어서요.


최민식은 후보에 못 올랐고, 전도연은 후보에 그쳤고, 주진모는 탔다구요?

그냥 신인남우상 정도 아니었어요?


조금 오버하면 책방 사장으로 나온 주현 씨의 연기가, 주진모 캐릭터 전체를 합친 것보다 좋았어요.


참고로 청룡영화제에서 주진모는 후보에 오르지 않았구요.


실제로 주진모는 데뷔 첫 해 대종상을 타서 거만해졌다고 본인 스스로 얘기했고

주연작도 10편 가까이 이어졌다고 했죠.


잠깐만요. 최소 1-20년 무명생활 연극생활 거치다가 감초 조연으로 상탈 분들 많지 않아요?

경력이 적더라도 더 연기 잘 하는 배우도 많지 않아요?


당시 대종상 심사위원들은 '마더'의 김혜자 님 앞에 무릎 꿇고 지금이라도 상 주셨으면...;


+ 심지어, 주진모 수상이 큰 논란도, 딱히 회자도 되지 않는 것도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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