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18:06
뒤늦게 99년작 한국 스릴러 '해피엔드'를 보았습니다.
전반부는 꽤나 위트 있는 씬도 (주현 배우 님의 드립들),
캐릭터 묘사도 (최민식 캐릭터의 책방 구석 눈물 훔치는 감성쟁이 등),
신선한 카메라 앵글도 (아파트 위아래층 복도를 드론으로 찍어, 두 인물이 가는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등
똑똑한 연출들이 보이더군요.
다만 후반부는 루즈해요. 결국 복수를 하고마는 과정 외엔 울궈먹을 씬이 없어서인지
최소 90분 이상은 돼야했는지 길게 늘어집니다.
영화 평은 여기까지고.
주진모에 대해서요. 물론 전 주진모(의 외모)를 좋아합니다.
이 분의 데뷔해가 1999년이고, 해피엔드도 1999년, 데뷔해에 한국의 오스카라는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탑니다.
네?
이 분이 연기를 잘 했나요? 최민식, 전도연에 훨씬 뒤쳐지는 매가리 없는 대사톤에.
'혜성 같은 신예가 나타났어' 표정 외엔 아무것도 없는, 주진모가 대종상 남우조연상요?
혹시 당시 대종상 심사위원들은 여심 가득했던 분들이었나요?
실제로 술 마시고 찍었다는 파격적인 베드씬이 씬스틸링해서 주어진 상이었나요?
그냥 '델마와 루이스'의 브래드 피트 정도 느낌 아니었어요?
(게다가 연기도 브래드가 더 자연스러웠지만)
사실, 기네스 팰트로 오스카 수상 느낌보다 제겐 더 어이가 없어서요.
최민식은 후보에 못 올랐고, 전도연은 후보에 그쳤고, 주진모는 탔다구요?
그냥 신인남우상 정도 아니었어요?
조금 오버하면 책방 사장으로 나온 주현 씨의 연기가, 주진모 캐릭터 전체를 합친 것보다 좋았어요.
참고로 청룡영화제에서 주진모는 후보에 오르지 않았구요.
실제로 주진모는 데뷔 첫 해 대종상을 타서 거만해졌다고 본인 스스로 얘기했고
주연작도 10편 가까이 이어졌다고 했죠.
잠깐만요. 최소 1-20년 무명생활 연극생활 거치다가 감초 조연으로 상탈 분들 많지 않아요?
경력이 적더라도 더 연기 잘 하는 배우도 많지 않아요?
당시 대종상 심사위원들은 '마더'의 김혜자 님 앞에 무릎 꿇고 지금이라도 상 주셨으면...;
+ 심지어, 주진모 수상이 큰 논란도, 딱히 회자도 되지 않는 것도 신기해요.
2021.09.23 19:00
2021.09.23 19:11
연기를 보는게 아니라, 인기상, 센세이셔널상이죠
2021.09.24 11:14
시나리오와 실제 영화가 달라요
영화에서는 불륜남녀의 처절한 복수가 실제처럼 나타나지만 시나리오는 주인공의 욕망이 발현된 꿈으로 묘사되지요
가장 핵심인 장면이 상중을 나타내는 등이 하늘로 올라가고 그것을 잡으려는 주인공 모습인데...
영화 시사회에서 감독이 이 모든게 꿈이었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급하게 기자회견을 끝낸 에피소드도 있지요
2021.09.23 19:29
주진모는 연기 못했죠.
해피엔드보다 댄스댄스라는 영화가 먼저 생각하는데,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살벌(?)했죠...
그리고 실제상황이라는 김기덕 영화에 하루만에 다 촬영했다는 당시의 홍보기사가 떠오르네요.
해피엔드와 비슷한 시기에 박하사탕과 설경구가 대박이 났죠...
최민식의 자리는 없었던 시기가 아닐까 싶네요.
전도연은 내마음의 풍금이 있었고,,
2021.09.23 20:42
뭐 아카데미상의 기네스 펠트로 여주상도 있습니다만... 주진모 남조쯤이야 전지구적 차원에서 있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1.09.23 21:43
2021.09.23 20:53
대종상의 진짜 전통이 늘 언제나 몇 군데씩 아주 격한 논란 수상이 있다는 것 아니었나요. ㅋㅋ 하지원의 신인상은 나중에 형사 처벌의 영역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무사귀환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2021.09.23 21:44
2021.09.24 00:26
대종상 원래 그렇지 않나요? 애니깽이었나 아직 개봉도 안했던 작품에게 주요부문 다 몰아줬던 전적도 있고
2021.09.24 04:02
대종상 비리 최고봉은 1996년의 [애니깽]이죠
[은행나무 침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꽃잎]이라는 쟁쟁한 영화를 놔두고 미완성 작품을 최우수작품상으로 만들었으니 말이에요
2021.09.24 13:30
그때 수상 소감이 너무 썰렁해서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지금까지 밥상 말고 상이라곤 받아본 적이 없는데요...."
윗분이 말씀하신 최민수 남우주연상 소감도 어이가 없어서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제가 좀 쿨하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좀 감정적으로 되네요..." 뭐 이런 소감으로 시작했는데.
2021.09.24 14:43
유령은 안 봤지만, 최민수 연기는 주진모 보단 낫죠.
이 정도면 그냥 이름 바꾸고 영화제 1회부터 다시 하는게 날듯
비슷한 불륜물(?) 스토리로는 2년 뒤에 나온 에드리언 라인의 '언페이스풀'을 훨씬 좋아하는데
그래서인지 해피엔드의 결말도 제멋대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ㅎ 돌이켜보니 나름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인..
2000년 대종상은 남우주연상도 이상했죠ㅎ 유령의 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