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온라인으로 닥본사해서 극장에서까지 볼 생각은 그다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견물생심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지루하거나 졸립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또 빵빵 터졌네요.

gv에 거의 모든 출연진들이 와서, 박혁권 김예리 박희본 황제성 조한철.. 아무튼 앞이 꽉 찼다지요. 아, 이채은, 서영주 씨는 안 오셨어요.

김예리 씨 정말 귀요미... 말투도 차분하게 조근조근... 약간 어눌한 부분은 정유미 씨의 느낌.. 반할 것 같았습니다요!

(정유미 씨는 화술이 는 듯. 집에 가는 길에 파빌리온에 들렸는데, 김종관 감독, 요조와 함께 무대인사 중이더라구요. 말을 너무 잘해서 못 알아볼 뻔!)


인디시트콤, 두근두근 시리즈, 자매품 모두 버무려져있었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정동진에서도 튼 적 있다던데 풍문에 의하면 그 버전과도 다르다고..)

시즌2는 기회가 된다면 만들고 싶다고 강한 듯 안 강한 듯한 의지를 내비치셨쎄요.


2.


듀게분의 협찬으로 득템한 [인생이란 그런 것]을 봤는데, 기대보다 더 재밌었어요. 약간 설정이 [계몽영화]와 닮은 꼴인데, 닮은 만큼 다른 점도 많더군요.

[계몽영화]는 아무래도 격동의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이야기인 데다가, 좀 주인공이 어딘지 삐뚤어진(?)느낌도 들고..

[인생이란 그런 것]은 (물론 [계몽영화]처럼 3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 혼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겠지만) 시대적인 요소 같은 건 완전히 배제돼있고

좀 더 개인적이고 소소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을 엮어놔서 공감하며 보기엔 좋았습니다.

'애정결핍인 아이의 미래가 [계몽영화], 사랑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인생이란 그런 것]' 라고 생각했어요.


감독이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키무라 유이치인데요. 이름만 듣고는 뉘신지 했는데 gv에서 얼굴 보자마자 아! 했습니다.

[마츠가네 난사사건]에서 본 그 배우였거든요. 주연 배우인 무라카미 준도 gv에 왔는데요.

스크린을 보면서 너무 귀염귀염 잘생겨서 아이돌(쟈니스쥬니어 같은?)그룹의 멤버인 줄 알았더니, 이 분 또한 꽁트? 하는 코미디언이라고..


근데 흔히 생각하는 개념과는 좀 다른 것인지, 팬들이 꽤 많았어요. gv에서도 무라카미 준에 대해 빠삭히 아는 분들이 주로 질문하셨구요.

아무래도 코미디언 두 명을 모시고 한 gv인 데다 gv 진행자 분도 위트가 넘쳐서 영화보다 더 (...) 빵빵 터지는 gv 시간을 보냈습니다.

gv라는 게 영화 자체에 있어선 무용한 행사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런 gv는 재밌더라구요, 정말.


영화는 훈훈훈하면서 '그래,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고 으쌰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영화였는데도-

부천에서 본 [못 말리는 세 친구]도 그랬지만, 참 뻔한 메시지인데도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영화들이 아닌가 싶어요.


오다기리 죠 부인으로도 유명한 카시이 유우는 되게 오고싶어했는데, 임신중이라서 못 오게 돼서 아쉬워하셨다는 후문이..


3. 


마지막으로 [방독피]를 봤습니다. 올 피프 기대작이 [만추], [방독피], [순회공연], [증명서] 였는데,

영화는..... 늘 그랬지만 늘 그랬던 것보다 조금 더 난해했어요. ([고갈]보단 좀 약한 수준이었으나, 관객의 말을 빌리자면 [고갈]은 영상이 보기 힘들었는데 [방독피]는 영상은 얼핏 쉬워보이지만 내러티브를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느낌?)


[고갈]을 보면서 '김선 감독이 없는 곡사는 이렇게 (더!) 어려워지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 김선 감독이 주도해서 찍었다는데도-

어렵단 말은 이상하지만 꽁기꽁기하다? 정도로 표현하고 싶군요.

직유에 가까운 은유들이 넘실대는지라, 정부의 탄압 따위는 없었는지 다소 궁금+걱정도 됐습니다.

독립영화에서만큼이라도 무한보장된 표현의 자유인데 뭔 상관!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요전 번에 [경계도시 2]를 본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국정원 연락(!)까지 왔었단 말을 듣고 꼭 그런 것만도 아니구나 싶었거든요.


gv에는 장리우, 조영진, 패트릭 스미스, 그리고 김선 감독이 왔는데요. 김곡 감독님 팬인 저는 김곡 감독을 못 봐서 아쉬웠어요 T_T

요 몇 년 부산에서든 전주에서든 1년에 한 번은 김곡 감독을 봤던 거 같은데 ㅋㅎㅎ

무대인사 시작하자마자 '김곡 감독님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신가요!' 라고 물어보고싶었지만 질문이 너무 저질인 거 같아 참고 있었는데 아무도 안 물어보시는 거에요.

마지막에 어떤 외국관객 분께서 'where is your brother?' 하고 간단명료하게 물어봐주셔서 겨우 답을 들었네요 ㅎㅎ

내일부터 당장 촬영이라 김곡 감독은 남아서 준비를 하고, 김선 감독만 잠시 내려오셨다고..

차기작이 어떤 작품일지 또 너무 궁금한데, 거기에 대한 얘기는 못 들었어요. 그래도 기대되네요, 유훗!


예전부터 김곡, 김선 감독을 보면서 '어째서 쌍둥이인데 김곡 감독은 김태용 감독하고 닮은 거 같고 김선 감독은 윤성호 감독하고 닮은 거 같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김선 감독은 정말 윤성호 감독이랑 닮은꼴..... 윤성호 감독이랑 둘이 쌍둥이 나온 적이 두 번인가 있지 않나요. [은하해방전선]이랑 [중산층 가정의 재앙]이었나..


아, gv 내용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그냥 보이는 대로, 처음 느끼는 대로 쉽게 해석하면 된다'는 해답을 얻었고..

장리우 씨 예쁩니다! 맨날 궂은 역만 하지만 매력덩어리신 듯. 다음엔 진짜 샤방한 역으로도 한 번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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