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8 17:36
새로 tv를 장만하고 첫 영화로 '사운드 오브 메탈'을 봤습니다.
사전 정보는 드러머가 청각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 이외엔 없었어요. 그래서 헤비 메탈 정신으로 극복하거나, 자기 파괴적인 초월의 내용이 아닐까 짐작을 했습니다. 그 말이 그 말인가요. 포스터만 봐도 그런 선입견이 좀 생기겠잖습니까.
하지만 아니었어요. 드러머이고 보컬인 두 사람은 눈 뜨면 녹즙을 갈아먹으며, 한 쌍의 상처입은 사슴처럼 서로를 돌봐주는 동료이자 연인이고 이 둘의 기질이 영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다음 단계들에서 일어날 일이 예상 가능합니다. 내용이 그리 특별한 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감동을 주는 건 인물의 기질입니다. 홀로 남게 되자 주인공 루벤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 보는데 그 과정에서 끔찍하게 외로울 것인데도 관객을 겁나게 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습니다. 노력해 보고 깨닫고, 하늘에 구름을 봄, 노력해 보고 깨닫고, 숲과 나무 같은 풍경을 봄...이런 식입니다. 청각 상실이라는 재난은 인생의 하고 많은 비극 중의 하나일 뿐이고 우리가 인생의 그 많은 비극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는 헤비 메탈 뮤지션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저같은 사람을 정말 잘 속인 영화입니다. 독한 캐릭터나 극단적으로 센 영화에 피곤하시다면 인생에 대한 온유한 사랑을 담고 있는 '사운드 오브 메탈' 추천합니다.
2021.09.18 18:44
2021.09.18 19:08
이 영화를 통해 메탈을 들으실 생각이신가요? 그렇담 계획을 수정하셔야 합니다. 메탈 연주는 초반 한 장면 뿐이랍니다. 하지만 메탈 상관 없이 추석에 조용히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시면 적극 추천드릴게요.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 영화였지만 마음은 아팠습니다.
2021.09.18 20:44
2021.09.18 21:36
ㅋㅋㅋㅋ
저는 위플레쉬 종류나 음악을 위해 청력을 스스로 망가뜨리며 투어 다닌다거나 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무척 다행으로 생각하고 좋게 봤습니다.
인상 위주로 짧게 쓰고 말아서 영업을 잘 못한 것 같습니다. 영화한테 미안해지는데요. 보신 분 중에 더 상세하게 써 주시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제가 쓴 것 보다 더 매력 있고 좋은 영화입니다!
초반만 잠깐 보다가 말았는데 주인공이 홀로 남게 된다니 벌써부터 슬픔이 밀려오네요. 마침 최근에 추천이 있었는데 추석에는 메탈이나 들으면서 슬픔에 잠겨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