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백신

2021.08.31 14:56

겨자 조회 수:1520

folkything님이 백신 관련 글을 두 개 올렸습니다. 정말 저 두 글을 읽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피곤하네요. 간단간단하게 씁니다.


먼저 의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의 능력, 실력, 지력이 질적으로 비슷비슷하지가 않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특히 미국은 땅이 넓어서, 뛰어난 의사들도 많지만 형편없는 의사들,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코비드-19 판데믹 초기부터 엉뚱한 소리를 하는 의사들이 로칼 라디오 방송에 나오거나 인터뷰를 해서 주목을 끌었지요. 이게 2020년 초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다 보니 그런 사람들의 주장들을 또 사람들이 진지하게 들어줘서 잘못된 정보가 자꾸 증폭되서 나갑니다. 


보통 FDA에서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려면 세가지 단계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안전과 용량(Phase 1: safety and dosage test)을 보기 위한 단계, 효과와 부작용(Phase 2: efficacy and side effects)을 보기 위한 단계, 그룹에 대한 효과와 잘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Phase 3: efficacy and adverse reaction monitoring).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Phase 3를 잘 이해 못합니다. 인간의 몸은 각기 다르면서도 또 서로 비슷하기도 합니다. 물을 못 마시면 사람은 죽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사람은 죽는다 같이 인간 그룹 전체에 해당하는 유사성이 있지요. 반면 어떤 사람은 20대에도 자식을 못낳고, 어떤 사람은 60대에도 자식을 낳습니다. 인간 그룹에서 특정 DNA를 가진 사람들이 시달리는 질병이 있고, 인간 전체가 시달리는 질병도 있습니다. Phase 3는 이 치료제를 쓰면 그룹 전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입증해야합니다. 


그런데 코비드-19 판데믹 초기부터 말라리아 약(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쓰면 낫는다, 이버멕틴을 쓰면 낫는다, 이런 말들을 미국에서 일부 의사들이 했습니다. 이 분들은 전체 파퓰레이션에 어떤 약이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몇 안되는 임상 경험에 기반해서 지나치게 확신에 찬, 그리고 현 시점에서 통계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주장들을 합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 주변에는' 이라는 에피소드에 기반해서, 미국인을 비롯한 인간 전체에게 코비드-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나 이버멕틴을 관련당국 허가없이 뿌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버멕틴의 경우 임상시험 자체가 '참가자 수가 적고 디자인이 어설프고 사용된 이버멕틴 용량이 제각각인 데다 다른 약과 병행 투여된 경우'라는 내용이 조선일보에 나와 있네요. 링크 이게 무엇하고 비슷한가 하면, 다이어트 용 한약 광고하고 비슷합니다. 다이어트 용 한약 먹고 살 뺐다는 사람들 있습니다. 이 경우 용량이 제각각인데다 다른 방법 (즉, 식이조절과 운동)과 병행한 경우가 많아, 과연 이 다이어트 한약이 인류 전체에게 효과있는 방법인지 믿기 어렵습니다. 다이어트 용량이 왜 제각각이냐. 제약사들이 만들어내는 약들과는 달라서 한약은 특정 성분의 용량 통제가 잘 안됩니다. 예를 들어 녹용에는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지요. 어떤 녹용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지, 적게 들어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백신은 제약사 입장에서 성공해도 대박이 아닙니다. 중박 정도 되죠. 그래서 Merck같은 대형 회사도 코비드-19 백신 개발 포기하기로 했죠. 백신 개발이 왜 대박이 아니냐. 일단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맞아야 긍정적 외부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싼 값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대머리 치료제, 비만 치료제, 부잣집 사람들이 시달리는 특정 유전 질병, 이런 건 가격을 높게 매길 수 있죠. 그러나 백신은 일단 개발하면 싸게 보급해야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생깁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대량으로 사들여 중박 정도로 만들어줘야합니다. 


실제로 백신 부작용은 존재합니다. 독감 바이러스도 50만명 당 한 명 정도 부작용이 생긴다 하지요. 그런데 백신으로 인해 부작용을 겪을 확률이 바이러스 감염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백신을 맞는 것입니다. Phase3에서 한 3만명을 대상으로 실험하는데, 이 3만명에는 나이 든 사람, 젊은 사람을 섞어서 전체 그룹에 얼마나 효능이 있는가를 봅니다. 그런데 왜 젊은 사람에게는 코비드-19 백신으로 인한 득보다 실이 크다는 낭설이 도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10억회의 접종이 이루어졌습니다. 10억회 접종에 이 정도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면 상당히 안전한 백신입니다. 


folkything님은 직감을 말씀하셨는데...백신이나 전염병 자체가 사람들의 직감, 인간의 본능과 어긋나는 컨셉입니다. 사람은 타인이 아프면 아픈 사람을 돌봐주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전염병은 그렇게 다른 사람을 돌봐주고 싶어서 부주의하게 가까이하면 전염됩니다. 백신은 이물질을 몸에 넣어서 가볍게 병을 앓은 것 같은 상태를 만들어 항체를 만든다는 개념인데, 몸에 이물질을 넣으면 그게 나를 병에서 보호한다는 개념을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게다가 주사바늘이 들어오면 아프고, 가볍게 앓고 넘어가니 더 거부감이 들겠죠. 제가 2018년 이 게시판에서 HPV 백신에 대한 일부 여성들의 거부반응이 안타깝다고 한 적 있습니다. 즉 새로운 백신에 대한 인간의 거부감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란 겁니다. 


그러면 왜 2024년까지 화이자를 고소할 수 없어야 하는가? 왜냐하면 제약사나 미국 정부는 안티 백서들의 음모론에 이미 너무 피해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2024년 정도 되면 음모론을 귀담아듣고 재생산하는 사람들도 좀 제정신을 찾겠죠. 새로운 백신이 개발될 때마다 부작용으로 어쨌다 저쨌다 하며 제약회사를 고소해서 큰 돈을 뜯어가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미국 정부에서는 백신 부작용으로 제약사를 고소할 경우 미국 정부에서 배상금을 지원해줍니다. 안티 백서들과 고소로 인해 백신 개발 계획들이 상당히 많이 빛을 보지 못했죠. 예를 들어 라임 병 백신 같은 건 더이상 시장성이 없어서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예를 들어 바로 제 친구. patent lawyer)은 제약회사 특허들을 들여다 보면서, patent를 보니 HIV 백신도 개발하려면 할 수 있고, 무슨 무슨 병 백신도 하려면 할 수 있는데, 왜 안하느냐. 제약회사들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비난합니다. 그런데, 특허는 특허지 백신이 아니고, 백신을 개발한다고 그게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개발 성공했다고 상업적으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그 특허가 오래 가는 것도 아니며 (Copyright과 달리 인류 전체를 위한 혁신이기 때문에. 나라에 따라서는 지적재산권 무시하고 바로 생산함), 나중에 삥 뜯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화이자 CEO는 코로나 백신을 매년 맞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저 역시 동의합니다. 독감 백신도 매년 맞지요. 저는 화이자 주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무슨 제약회사가 주머니에 엄청난 비밀들을 감추고 있다가 세상을 쥐락펴락한다고 착각합니다. 신약 하나 개발에 성공하는 확률은 9.6%. 링크 (네이처 연구 결과는 4% 링크 ). 이게 상업적으로 본전 (break-even)을 만드는 확률은 이보다 더 훨씬 적습니다. 주로 미국에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새로운 백신, 신약 만들면, 다른 나라들은 조금 기다렸다가 새로운 백신, 신약을 모방해 제네릭을 만듭니다. 이게 이제까지의 패턴이었죠. 로컬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혁신에 기생하는 형태죠.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가 성공할 지, 안할 지 모르는 신약, 백신에 배팅을 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환자들이 목숨을 건지고 제네릭 파는 제약회사가 먹고 사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미국 정부 돈을 받고 연구하는 연구대학들의 노력이 있습니다. 


아... 그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마틴 컬도프 인터뷰는 에포크 타임즈에 나왔는데요. 에포크 타임즈는 중국 파룬궁이 하는 매체로 음모론을 아주 즐깁니다. 마틴 컬도프는 이렇게 말하죠. 젊은 사람들은 natural immunity가 있기 때문에 코비드-19 걸려도 리스크는 적다, 젊은 사람들은 그러니 백신 안맞아도 된다고 하지요. 칼도프가 놓치고 있는 첫번째 포인트는 virus reservoir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백신을 안맞으면 젊은이들 그룹이 바이러스의 저장고가 되는 겁니다. 서로 바이러스를 다음 사람에게 건네주면서 변이될 기회를 높이고, 그러다 약한 고리를 발견하면 죽기도 하죠. 전체 바이러스의 reservoir를 낮춰야 방역이 되는 겁니다. 영화 게시판이니 영화 이야기를 합시다. 예를 들어 바디 스내쳐가 지구에 들어온다고 합시다. 젊은 사람 몸에서는 이 바디 스내쳐가 두뇌를 장악하지 못하고, 다만 좀 더 강해지고 지구에 적응할 기회를 얻을 뿐이라고 합시다. 그리고는 더 나은 환경을 찾아서 다음 사람으로 이동해갑니다. 이 바디 스내쳐는 특성상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합시다.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1차적으로는 이 바디 스내쳐를 위한 배양액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가 바디 스내쳐가 면역기능 약한 사람(주로 사회적 약자)을 숙주로 삼으면 이 바디 스내쳐는 숙주를 죽이게 되죠. 지금 사람들이 해야할 것은 백신을 맞아서 Covid-19 바이러스라는 바디 스내쳐가 내 몸을 배양액, 정류장으로 쓰지 못하게 막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은 매년 늙지 젊어지진 않죠. 차근차근 나이를 먹어갑니다. 작년에 젊어서 배양액 역할만 했더라도, 올해는 배양액 역할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죠. 게다가 더 환경에 적응한 (변이) 바이러스라면 말입니다. 특히 한국은 젊은 인력이 야근하는 게 빈번하고, 과로, 스트레스, 운동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일이 흔하죠. 원래는 노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던 대상포진(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 떨어지면 활성화됨)도 요즘 한국에서는 젊은 환자들에게서 증가하는 추세죠. 엄중식 교수(가천대 감염외과)가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젊은 연령층이 다 건강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확실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위드코로나 논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 말 장난일 수밖에 없다. 이들을 방치하는 사회구조가 되면 약육강식 동물의 왕국이 되는 거다.' 링크 는 겁니다.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가 Cell에서 뭐 자연면역이 백신면역보다 오래간다고 했다고 folkthing님이 썼는데, 코비드-19에 걸려 자연면역을 획득하는 경우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만, 백신으로 면역을 획득하는 경우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습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게 이런 경우네요. 


백신 접종 후 생리 불순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스트레스, 둘째는 자궁 내 면역세포지요. 자궁은 내가 아닌 타인의 생명을 기르는 곳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놀랍지 않지요. 현재까지 백신 접종 후 생리불순은 일시적이라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레몬스퀴즈님은 자기 결정권이 중요하다, 내 몸보다 집단이 우선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첫째 FDA에서는 코비드-19 감염의 대상자인 인간 전반 (바로 여러분 자신)의 안전과 부작용을 고려해서 허가를 내준 것이고요. 둘째 여러분이 백신을 안맞아서 배양액 역할을 하게 되면, 결국 그 해는 여러분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경제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말이죠. 제 생각에 백신 접종 거부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줘야합니다. 본인들이 부정적 외부 효과(negative externality) 를 만들고 있으니 그 비용을 크게 내부화 시켜야 합니다. 


여러분이 옮기는 잘못된 백신 정보에 의해 자영업자 누군가가 파산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취업기회를 못 잡을 수도 있고, 누군가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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