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6 01:16
오늘 유희열은 왜 화를 낸건가요?
혹평은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흔들리지 말고 그냥 자기 음악을 해라라는 충고라는건 알겠는데
제가 이해가 안되는건 왜 꼭 화를 내야했냐는거에요.
그것도 작정한 사람처럼....
오늘 이진아씨가 부른 ' 두근 두근 왈츠'는 공개되어 있는 그녀의 자작곡들중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미리 들어본 유일한 노래에요.
그런데 그게 고작 한달전 일인데....
시작하자 마자, 어? 어디서 많이 듣던건데? 어? 이거 지난번에 한거 아닌가? 하면서 그만 감정을 놓쳤어요.
실은 지난달에 먼저 들으며 엄청 좋아했던 곡이었어요.
누구나 다 아는 왈츠 리듬을 타고 흐르는 지극히 단순한 곡구성인데도 문득 문득 훅 하고 후벼파는데가 있는 묘한 느낌?
왈츠를 소재로 만들어진 많은 노래들이 있었지만 참 이진아스러운 정서가 잘 살아 있는 곡 같아요.
이런걸 고등학교 시절 습작으로 만들었다니.... 음악은 정말 천재의 영역인건가요 ㅡ.ㅡ
그런데 유희열의 작정하고 화내는것과 반전 재미에 빠진 제작진의 편집 덕에 (게다가 앞에 썼듯이 도입 부분에서 착각도 한몫 _>_<_
이 좋은 공연에 대한 감상을 망쳤어요.
ㅇ유희열은 자신이 극찬을 했던 이진아를 한명의 아티스트로 생각하는거 같았었는데
오늘 태도는 정말 이해가 안가요.
지가 뭔데 울려? 화를 내? 하는 욕까지 나올정도였....
그런 의미에서 방해없이 감상할 수 있게 음원만 올려봅니다 흥~
2015.01.26 02:11
2015.01.26 01:47
어쨌든 어리고 젊은 친구들의 음악적 재능이 이전 보다 더 좋아진 것 같긴 해요. 음악을 누군가의 스타일을 흉내내는 게 아니라 각자 다른 걸 다르게 얘기하는 것들을 보니 좀 더 귀가 호강하는 것 같구요. 저 나이대 목소리는 쉽게 질리지도 않는 목소리들인데 자꾸 프로들을 따라서 하려고 하니까 듣기 싫었거든요.
그 중에서도 박윤하양은 발군이고요. 이선희 목소리가 좋았던게 어떤 노래를 불러도 이선희 목소리로 감정을 얘기해주니 앨범 수록곡들이 다 들리며 히트를 했는데 그런 가수들이 별로 없었거든요. 김건모나 신승훈 정도 인데 박윤하양도 그런 느낌이구요.
이진아 양도 저 목소리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또 어울리는 좋은 곡들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고, 그 곡들은 다른 어린 가수들이 나중에 불러도 굉장히 좋을 것 같은 곡들 이라고 봐요. 목소리와 함께 곡 자체가 좋아서 나중에 다시 누군가 불러도 굉장히 좋은 클래식들이 될 것 같아요.
또 어린 참가자중에서 예쁘게 생겨서 실력을 저평가 받는 호주에서온 14살 릴리 M 이라는 아이의 자작곡이 하나 있네요. 영화속 쨍한 햇볕속에서 트램폴린을 뛰고 놀며 노래 부르게 하고 싶은 느낌. 가사는 여기 설명에...http://www.youtube.com/watch?v=B6LIS6hLET4
오늘 탈락자중에는 우녕인 이라는 기타치는 아이가 목소리가 지금은 자주 못 듣는 70년대 컨츄리 포크 가수들 느낌이 나서 굉장히 좋았는데 탈락해 버렸네요. 담배로 그런 목소리를 만든건 아니겠죠.
2015.01.26 02:15
전 어린 친구들중에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친구는 케이티 김, 소울 장르를 개인적으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이 친구는 이상하게 끌려요.
멀뚱 멀뚱 4차원스러운 캐릭터도 한 몫하고...., 목소리 자체가 그냥 소울이라 국내가수들이 쥐어 짜서 나오는 어거지스러운 소울보다 더 듣기 좋은데
그 이유를 오늘 알았어요. 그야말로 무녀가 굿하는 느낌의 정서가 목소리에 젖어 있더군요.
노래라는 것이 일을 하며 부르다 발전해온 맥이 있으면서 동시에 종교적인(혹은 주술적인) 족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케이티 김은 후자인거 같고 사실 그게 소울의 베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 그대로 영혼을 소환하는 느낌
2015.01.26 10:36
지금 출연진중에서 아마 이진아가 가장 안티많을거에요. 자기가 듣기엔 그냥 그런데 심사위원들이 과하게 오버하는 부분(내가 평생쓴 곡들이 이거보다 나은게 없다.)에 미운털이 좀 박힌거 같습니다. 물론 팬들도 많지만요. 개인적으론 유희열의 이번 심사평은 그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엄청 좋은곡을 가지고 왔어도 크게 좋은 소리까진 안했을거 같고, 본인 기준으론 아쉬운 공연을 보고 좀 세게 이야기 한거로 보여요. 유희열까지 이번에 극찬했으면 여론이 더 극과 극으로 나뉘었을듯.
개인적으로 상위권은 정승환, 박윤하, 이진아, 릴리M 정도 예상되고, 케이티김 응원중입니다.
2015.01.26 12:10
그때 쓰신 글 기억나요. 그때 제가 달았던 댓글 찾아보니,
- 이진아 노래의 결과물 자체는 카히미 카리에류의 시부야계나 옥상달빛류의 홍대여신팝-_-하고 유사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리스너로서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반응인 거고, 크리에이터로서는 지금 이진아가 다루고 있는 소스들이 인위적으로 뭉개지 않고 저런 자연스러운 이지리스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들의 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렇죠.
라고 했었는데 두근두근 왈츠는 그냥 홍대여신팝이네요; 어제도 박진영이 왈츠 갖고 저런 이지리스닝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건 흔치 않다는 식의 평을 했는데, 흔치 않은 거지 난이도가 높은 건 아니고, 메인스트림 팝에서나 흔치 않은 거지 인디팝에선 좀 흔한 편이죠. 그쪽 음악 잘 안 듣는 박진영과 열심히 듣는 유희열의 평이 갈린 거 같긴 한데요. 그런데 전 뭐 홍대여신팝도 좋아라 해서 말이죠;;
유희열의 요구치는 좀 과해요. 고등학생 때 만든 곡이면 재즈나 블루스는 제대로 공부하기 전이었을 텐데요. 이진아도 자기 곡 문제점 다 알고 고등학생 때 만든 곡이다, 편하게 들어달라 강조했던 것 같고요. 게다가 요컨대 본선 올라가면 시간아 천천히나 마음대로 같은 곡을 매주 하나씩 내놓으라는 건데 그런 걸 그렇게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을 거고요. 악동뮤지션이 수준 미달 곡들을 좀 포함한 자작곡 위주로 우승한 전적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어리고 귀여운 친구들이라 안티 꼬이기 그랬고, 다리 꼬지 마 버프도 굉장했고, 그해는 정승환 박윤하 릴리엠 케이티김 그레이스신 같은 애들이 없었죠. 이설아 우녕인 같은 애들이 벌써 떨어지는 판국인데요.
2015.01.26 12:22
2015.01.26 14:36
저는 이번 곡을 들으면서 "이진아가 도망가네"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희열의 심사평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매 회가 진검승부인 오디션에서 고등학교 때 만든 곡을 가지고 나오며 "편하게 들어주시면 된다"라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자기 라이브 공연이고, 자기를 보러 온 팬들 앞에서 "아 이건 제가 고등학교 때 만들었던 습작인데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손을 대봤어요" 라며 부르는 노래 같았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유희열이 말한 "9번 트랙의 소품" 이라는 예시는 매우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머니를 소재로 한 곡과 고인이 된 가수의 "유서 같은 곡"을 오디션에 들고 나온 어떤 참가자 보고 곡빨로 피해간다, 고 욕하는 걸 봤는데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기도...) 이진아 양의 이번 무대가 저에겐 약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곡, 냉정한 판단을 피해가는 곡"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이진아 양 자신이 피곤해져서 그냥 쉬어가기 한판을 누른 느낌! 유희열은 아마도 진검승부를 바랐던 것 같아요. 이진아 양도 그 뜻을 다 알고 우는 것 같았고요.
2015.01.26 18:20
무슨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 정도 존중하는 말투로 질책하는게 문제가 되는게 더 이상한 걸요. 저로서도 그 곡은 싱거웠고 남들은 떨어질까 달달 떨며 갈수록 혼신을 다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의 막판 라운드에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힘빼고 앙콜 공연처럼 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이진아양이 울었던 상황도 이해 가구요. 유희열이 이진아가 피하고 싶고 은근히 두려워하던 비평을 망설이지 않고 했어요.
2015.01.26 20:52
2015.01.26 21:34
양사장이 사랑 싸움이라고 하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