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2 23:47
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명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라는 작명은 대단!)
먼저 이 영화는 완전히 성차별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주인공 맥머피는 폭행전과자에 강간범이예요. 거기다 반성의 기미라곤 쥐똥만큼도 없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라는 여성에게 처음 본 남성과 잠자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권하는 등 포주의 기미도 보입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이 범죄자는 깨어있는 혁명가로 그려집니다.
단순히 선악구분에 대한 철학적인 명제제시를 위한 캐릭터가 아니라 맥머피는 그냥 영웅이지요.
그러니까 '극악무도한 이 전과자도 사연은 있었다' 정도도 아니고
'성폭행좀 하면 어떠냐 그래도 애는 착해'라는 식인거죠.
사실 이 정도까지는 안티히어로물이라는 이름으로 어물쩍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의심은 증폭되어만 갑니다.
이 영화에서 착한 여자는 딱 두명 뿐인데, 그 두명 다 순종적인 창녀들입니다.
그 여자들은 하라면 하고, 오라면 옵니다.
나머지 여성은 남성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악당들입니다.
그 중심에는 간호사 래치드가 있지요.
물론 래치드는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극이 이 사람을 그리는 방식은 어쩐지 수상합니다.
래치드는 냉혈인에 원리원칙주의자입니다.
'여성'이면서 애교도 없고 심지어 한번 웃지도 않습니다.
정신병원의 절대권력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래치드는 나쁜것이고 타도할 대상입니다.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강압적으로 복종시키기 때문에?
아니요. 남자들의 '기를 죽이기'때문이죠.
반면 이 영화에서 백인 남성들은 전부 좋은 사람들입니다.
알고보면 해맑고 순수하고 다정다감한 영혼들이예요.
단지 나쁜 래치드가 그들의 남성성을 거세해 맥머피처럼 남자다운 용기와 판단력을 잃어버린 상태일뿐이죠!
이 영화에도 나쁜 남성들이 나오긴합니다.
바로 래치드 밑에서 수족으로 일하는 '흑인' 남성들이죠.
그들은 폭력적이고 말이 통하지 않거나 아둔하며 여성 권력자에게 벌벌 기는 한심한 족속들입니다.
'인디언' 브롬덴은 어떤가요?
이 사람은 나쁜사람이 아니더라도, '백인' 맥머피가 계몽하고 구원해줘야할 대상으로 그려질 뿐입니다.
성차별뿐만아니라 인종차별까지 고대로 녹아있는 부분이죠.
하지만 이 영화가 훌륭한 부분이 완전히 없느냐, 그건 또 어려운 문제입니다.
순종적 인간 양산을 위해 권력이 어떤 작동방식으로 은밀하게 우리 내면을 잠식하는지에 대한 고찰이나 자유를 향한 불굴의 의지, 광인과 정상인에 대한 진정한 정의 등등
뭐 아무래도 좋은 부분도 있긴 있었죠. (특히 잭니콜슨)
그래도 제게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여전히 여성혐오에 대한 웅장한 서사시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래치드로 상징되는 '권력'에 대한 메타포는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여성권력'에 대한 상징처럼 보이기때문입니다.
래치드 캐릭터는 권력에 대한 '순수한' 메타포가 절대 아닙니다.
그랬다면 래치드의 상관인 '남성' 원장을 더 높은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정 많고 좋은 사람으로 그렸으면 안되지요.
같은 권력이라도 남성권력은 착하고 여성권력은 악한 것은 전혀 순수한 권력의 메타포로서 기능하지 않습니다.
현실과도 맞지 않고요.
더욱이, 작품에서 인물들을 그리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마미즘이 등장합니다.
이 남자가 이렇게 잘못된건 사실 악독한 엄마탓이지! 하는거죠.
거기다 억압적인 그 엄마의 대리자가 영화 내내 악역으로 나오던 간호사 래취드!
즉, 억압자이자 권력이 어머니란 호소가 뜬금없이 영화 클라이막스에 등장하죠.
이런 묘사는 우연일리 없습니다.
당시는 여성들이 페미니즘 운동으로 권리를 쟁취해내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은 대접을 받기를 원했고 그래서 '스윗하트'에 머무르기 보다는 다양한 경로로 사회로 진출했지요.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이 이러한 '여성권력'에 불편함-심지어는 위협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들을 전처럼 무력화시키고 싶어했지요.
주인공 맥머핀이 주도한 봉기를 통해 아무렇게나 짓이기고 더렵힌 '간호사' 모자는 이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직업'을 통해 경제력을 갖춘 여성권력을 짓밟고 싶어하는 그 뒤틀린 마음말이죠.
그럼 성차별, 인종차별 등을 내포하고 있는 작품은 명작이 될 수 없을까요?
사실 훌륭한 예술가, 철학자들 중 노골적인 성차별주의자인 사람도 많았습나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있어서는 시대상도 고려해야겠고요.
그래도 저는 이 영화를 차마 명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데,
실제로 작가가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이 작품의 서브텍스트에 대한 제 인상은 거대사회담론이나 풍자같은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엔딩장면에서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밀려오지도 않았고요.
그저 작가를 갈색 가죽의자에 편하게 눕혀놓고 그의 여성관에 대해 정신분석하고 싶더란 말이죠. (농담입니다)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서 엄청난 성차별 포스를 넘어설만큼 작품이 그렇게 감동적이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2014.08.13 00:01
2014.08.13 00:29
래치드는 물리적인 위협을 가한다기보다는 복종과 자유박탈을 통해 남성성을 거세하는 인물로 나오지요. 물론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임에는 분명합니다. (악당 간호사!)
2014.08.13 00:12
작가가 무서운 엄마 밑에서 커서 어쩌고는 예전에 심영섭이 김기덕을 그런 식으로 비판하다가 까인걸 떠올리게 하네요. 어설픈 정신분석을 가장한 인신공격일 뿐이죠. 이 영화에서 그 정도로 여성혐오를 읽는다는게 신선하군요.
2014.08.13 00:25
단정짓는게 아니라 작품을 보고 저런 인상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을 읽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니 그렇게 신선해하실 필요없습니다.
구글에만 검색해도 수많은 문서들이 나올정도죠.
https://www.google.co.kr/?gws_rd=ssl#newwindow=1&q=one+flew+over+the+cuckoo's+nest+sexism
네이버 지식백과에도 이런 부분이 있군요.
맥머피의 반란이 대부분 자기본위적이므로 정치적 동원을 향한 작가의 노력은 한참 부족할 뿐 아니라 그 인종과 성의 정치에는 뭔가 마음이 편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백인남성 환자들이 흑인 보조원들의 지지를 받는 “여족장제의 희생양”으로 그려진 민권운동과 페미니즘의 시대에 “인디언” 브롬덴을 구하기 위해서는 “카우보이” 맥머피가 필요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1.15, 마로니에북스)
2014.08.13 00:23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난 뒤 여성을 혐오하게 된 사람이 있다거나 혐오스러운 여성상이 그려진다거나 하는 그런 조사좀 해보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설국열차'의 '메이슨'도 여자던데...(물론 설국열차가 명작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설국열차도 남성감독이 뻔하게 만든 뻔한 여성혐오 영화라는 혐의를 둘 수 있는건가요?
자신이 범한 범죄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강간범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으로 치면 '똥파리'라는 영화도 목에 힘을 줄수 있을듯 싶구요.
아무튼 본문과 같은 의혹을 받는 이영화의 원작소설이 한여배우가 실제 당했던 비극적인 실화에 모티브를 두었다는 것도 참 흥미로운거 같아요.
2014.08.13 00:26
호모포비아들이 호모포비아를 재생산하기때문에 호모포비아입니까? 이상한 논리군요.
그리고 단순히 캐릭터가 '여자'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강간범'이기때문에 성차별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제 글을 다시한번 차분히 읽어주세요.
2014.08.13 00:32
님글이 다소 난삽해서 읽기는 어려웠지만 주장하는바가 너무도 뻔하고 단순해서 이해하는데는 어렵지 않았어요.
그런데 님은 관심법 때문에 제 짧은 댓글도 제대로 읽지를 못하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2014.08.13 00:34
왜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오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혹 기분 상하게 했나요?
2014.08.13 01:05
뭐가 공격적이라는거죠? 기분은 왜??
2014.08.13 04:14
죄송하다면서 이상한말만 늘어 놓으시네요. 전 님에게 질문한게 아닙니다. 왜 공격적으로 느꼈는지 왜 기분이 상했을거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님이 왜 대신 대답을 해요?
2014.08.13 00:49
2014.08.13 00:49
이 영화에서 여성혐오가 느껴지는건 단순히 악당 캐릭터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여성은 악당이거나 순종적인 창녀이거나 둘 중 하나의 단순묘사로 그려지기 때문이죠.
여성 악당 캐릭터 래치드를 '권력'에 대한 메타포로 보기도 힘든 이유는,
래치드보다 더 높은 직급, 그러니까 더 높은 '권력'인 남성 병원원장은 매우 선량하고 다정하고 착한 사람으로 그려지기 떄문이죠.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여성과 흑인을 제외한 백인 남성들은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인겁니다.
권력관계를 떠나서 남성들은 전부 선하게 그려지는거죠. 반면 창녀가 아닌 '지적인' 여성들은 매우 악한 사람이고요.
그리고 주인공이 단순히 강간범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그리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안티히어로 캐릭터의 주인공들은 많습니다. 수많은 범죄자 캐릭터들이 다양한 영화의 주인공을 맡아왔죠.
그것들과 이것이 다른 점은 그 범죄자를 그리는 방식입니다.
여기서는 그가 매우 호방하고 멋진 사람으로 그려지거든요.
'똥파리'에서 주인공 범죄자가 영웅적인 사람으로 그려지던가요? 전 그렇게 읽히지는 않았는데요.
2014.08.13 00:50
명작이나 예술과 같은 기준은 관객의 주관에 의한 것이고 그들은 작품의 판단에 있어서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나름의 윤리의식이나 가치기준을 필터로 적용하겠죠.
정작 저는 영화를 포함한 픽션은 어차피 허구이고 허구는 날고 기어도 결국엔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없으므로(정확히는 현실에 지게 되어 있으므로) 작품의 도덕을 논하는 것은 무용하다는 주장을 하는 극단론자입니다만, 서울깍쟁이 님의 윤리관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걸리적거려서 그것이 작품의 긍정적 영향보다 더 크게 마이너스로 작용하면 응당 서울깍쟁이 님은 그것이 최소한 자신에게 명작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2014.08.13 00:5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예술을 논하는데 있어 윤리나 도덕이 무용하다기 보다는 진짜 좋은 예술,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명작들은 윤리나 도덕을 전부 뛰어넘는 어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4.08.13 00:55
2014.08.13 01:34
훌륭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제를 극대화하기위해 일부러 이런 장치들을 삽입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도덕규칙을 넘어선 휴머니즘을 공감하기엔 아직 성찰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특히나 영화 안에서 파괴되는 도덕규칙이라는게 주로 여성에 관련된 것들이기에 그것에 민감한 저는 도저히 공감할 수가 없었거든요.
가장 악랄하고 강력범죄라면 통념 '살인'인데, 왜 기어코 '강간범'을 택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맥머피는 영화에서 두번이나 여성을 자신의 판단에 의해 타인에게 '넘겨'줍니다. 첫번째는 밤에 병동을 관리하는 호색한 경비원의 주의를 분산시킬 요량으로 여성을 미끼로 던져주고, 두번째는 말을 더듬는 빌리의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여성을 빌리와 함께 한방에 넣습니다. 이건 분명 포주가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첫번째는 여지가 없어요. 왜냐하면 영화안에서도 미끼로 던져진 여성의 심기가 편해보이지 않거든요. 친구는 어디갔냐, 물으며 두리번 거리는 여성을 향해 경비원이 능글맞게 웃으며 다가오고 컷은 넘어갑니다.
이런 행위들이 이 영화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행위처럼 너무도 자주 등장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성차별이 주제가 아닌, 도덕 규칙을 넘어선 휴머니즘이라 할지라도 성차별적인 시선이 너무도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요.
2014.08.13 01:06
제가 문제삼은 부분은 님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작가의 개인적인 성장과정을 유추해서 어설픈 정신분석 해석을 하고 있는 점이죠. 이 영화에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적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작품의 주된 해석이 아니라 부차적인 해석이어야 하죠. 이 영화의 주제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는 아니니까요. 근데 님은 그걸 주된 해석으로 인지하고 작품을 보고있기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여성혐오가 보이고 작가가 무서운 엄마 밑에서 자랐다거나 여성과 잘 어울리지 못했을 거라는 편협한 정신분석을 하고 있죠. 님의 그 문단에서 드러나는 작가에 대한 혐오감만큼 이 작가가 여성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군요.
님의 정신분석대로라면 그 시대의 대다수의 남성들은 무서운 엄마 밑에서 자라서 억압을 받고 여성과 잘 어울리지 못했을 것 같군요.
p.s. 마지막 문단을 수정한 것 같군요.
2014.08.13 01:17
말씀하신 것처럼 인신공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님의 그 문단에서 드러나는 작가에 대한 혐오감만큼 이 작가가 여성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니, 저는 이 작가를 혐오하지 않습니다. 제 실패한 농담을 듣고 함부로 유추하지 마시죠. 님 말대로라면 말이예요.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이 주된 해석이 아니어도 충분히 여성혐오에 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으로도요.
그리고 왜 이 작품에 대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적 해석이 부차적인 해석이어야 하는거죠? 주제를 떠나 저는 작품을 성차별적으로 감상했고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이게 뭐가 잘못된건가요?
님이 '이 영화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는 아니다'라고 감상하셨던 것처럼 저는 이 영화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겁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꼭 어떤 규율을 따라야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2014.08.13 01:26
규율을 따라야 한다는게 아니라 저의 해석이고 주장입니다. 님이 이 작품의 주된 해석을 성차별로 해석한게 잘못된 해석이고 그것은 부차적으로나 언급할 해석이라고 저는 봤다는거구요. 작가를 혐오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인신공격성 정신분석을 농담이라고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군요.
2014.08.13 01:37
'이 영화의 주제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을 그린 영화는 아니니까요.'라는 말씀이 단지 님의 해석일 뿐이면서 이렇게까지 제게 단정적으로 가르치려 하시는게 더 신기하군요.
2014.08.13 01:42
그럼 님은 이 작가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 전파를 주목적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생각하는건가요?
2014.08.13 01:50
단정적으로 누군가의 작품해석이 '잘못된' 해석이라는 발언과 가르치려드는 태도에 방점을 찍은겁니다.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에 대한 오독이 있으시네요.
누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을 때, 인종차별 전파를 주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그가 한 발언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아닙니까?
여성혐오 = 여성혐오 전파 목적이 아닙니다.
그냥 여성혐오는 혐오행위 그 자체입니다.
저는 이 작가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 전파를 주목적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말한 적도 없습니다.
단지 이 작품에 여성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시선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것이지요.
갓파쿠님은 이 작품이 왜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시는지요?
2014.08.13 01:53
1. 무엇을 '그린' 작품이 꼭 무엇을 '전파를 목적으로' 해서는 아닙니다.
2. 작가가 쓴 주목적과 독자가 받아 들이는 부분이 늘 같을 수도 없습니다.
3. 다르게 받아 들이는 시각과는 논쟁을 하거나 무시를 할 순 있어도, '그렇게 보는 너가 문제 있다'라는 식의 심판을 하려드는건 좀 이상해 보입니다.
2014.08.13 01:26
2014.08.13 02:14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안타고니스트를 그냥 만들었을리는 없다는 생각에 작품 내내 무심하게 이루어지는 성차별 행위들을 보고 상당히 의심스럽더군요.
'여성권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읽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겠군요. 다만, 제가 그런 판단을 했던 것은 원작 발간 당시 제 2의 패미니즘의 물결이 거세었고, 실제 보수적인 가치관이 만연한 상태에서 이러한 새로운 권리운동이 기존 가치관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 큰 혼란과 적개감을 유발했을 것이라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실제 눈에 띄는 성과가 있어서 였다기보다는 운동 자체, 그러니까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요. '두려움'이라는 개념이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라기보다는 '어쭈? 이것들 봐라. 이러다 내자리 뺏기겠네?'하는 막연한 가정에 의한 가치관 혼란, 그리고 자신들이 함부로 대하던 아랫사람들이 들고 일어선 것에 대한 괘씸함 뭐 그런 감정들에 대해 통솔적으로 서술한 것이라고 봐주세요.
말씀처럼 '개인적(혹은 사회적) 한계 상 긍정적인 가치들을 남성성의 요소들로 혼동&결합 시켜 버리는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성폄하가 이루어졌다'가 깔끔한 결론이겠네요.
2014.08.13 11:56
좋은 글이군요. 저장해놓고 읽고 싶어요. 더불어 아직 안 봤지만 영화도 봐야겠군요.
2014.08.13 01:58
서울깍쟁이 / 말을 이해를 잘 못하는군요. 저는 주제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말을 했지 이 작품에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에 대한 해석은 가능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근데 제가 '이 작품의 주제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에 님은 '어떻게 그렇게 단정을 하냐'고 말을 했고, 그렇다면 님은 주제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어야 하죠. 주제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이라면 당연히 그것을 전파할 목적이어야 하는 거죠. 이 작품에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것과 주제가 여성혐오나 인종차별이라는게 같은 말로 보이나요?
2014.08.13 02:05
말을 이해를 잘 못한다는 인신공격은 삼가해주세요.
만약 님 말대로라면, '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그건 여행을 전파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까?
2014.08.13 02:07
여행은 주제가 될 수 없습니다. 소재일 뿐이죠. '여행을 하자'는 주제가 될 수 있죠.
2014.08.13 02:19
좋습니다 선생님 :)
그럼 '여행을 다녀왔다'라는 주제를 가진 영화가 있습니다. 이건 여행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가요?
실제로 얼마전에 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영화의 주제는 '여행을 다녀왔다'인 것 같더군요.
감독이 스스로 GV에서 밝히길, 청춘에 대한 예찬도, 도전에 대한 권장이나 도전 성공에 대한 과시의 목적도 아닌, '우리가 이렇게 여행을 다녀왔다'라고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비슷한 경우인 '577프로젝트'는 어떻습니까?
모두 여행을 주제로한 영화들입니다. 이 영화들은 여행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가요?
무엇을 '전파'하기 위한다는 건방진 태도를 가진 영화들이 실제로 몇이나 있었나요?
나치시대 프로파간다 영화들쯤이면 그럴수도 있겠군요.
2014.08.13 02:05
요꼬하마 / 제가 한 말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을 하고 있군요. 위에 댓글로 대신하죠.
2014.08.13 02:20
뭐가 상관 없고 뭐가 대신한다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니까 뭐 새삼 다시 묻고 싶진 않구요.
저는 별로 동의하진 않지만, '작가의 어린 시절, 성장환경' 등은 작가를 해석할 때 아주 자주 등장하는 도구입니다. 단지 심영섭과 김기덕이라는 국지적이고 부정적 예만 가지고 오셔서 '굉장히 문제 있는 태도'를 가졌다며 힐책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정통적인 작가해석에도 사용되는 방식이, 단지 게시판의 편한 글에서 그런 의구심이나 호기심을 보였다는게 이렇게 님에게 비난 받아야 하는 걸까요? 첫댓글에서부터 '어설픈' 어쩌구 하면서 공격할 정도로요?
그리고 '신선', '신기'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은 용도에 맞게 좀 씁시다. 남 비아냥 거릴 때 쓰라고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잖아요?
주제에 대한 예의만 있으시지 영 단어에 대한 예의가 없으시네..
2014.08.13 02:44
위에 '주제'에 관련된 댓글을 읽고도 이해를 못했다면 다시 물을 필요도 없을 듯 합니다.
어설픈 정신분석은 대부분 인신공격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죠. 심영섭이 그랬듯이요. 누군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을 때 그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성장과정을 보는 것과 그를 비난하기 위해 '부모의 사랑을 못받았나보다'라고 비아냥 대는 것 정도는 구별할 수 있어야겠죠. 이미 지워졌지만 본문에서 정신분석이라고 한 건 그냥 후자의 인신공격일 뿐입니다.
2014.08.13 03:24
비아냥과 인신공격에 대해서 이토록 예민한 감성을 가지신 분이 왜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나오시는지 모르겠군요.
2014.08.13 02:34
2014.08.13 02:46
작품에서 인물들을 그리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악독한 마미즘이 등장, 거기다 억압적인 그 엄마의 대리자가 영화 내내 악역으로 나오던 간호사 래취드! 즉, 억압자이자 권력이 어머니란 호소가 뜬금없이 영화 후반부에 나오길래 이건 우연일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가네 엄마가 무서웠나보다 억압당했나보다란 느낌이 들었다 등의 말을 했고 불편하시다길래 수정했구요.
정신분석에 대한 이야기는 단정적인 어조도 아니었고 일반화도 아니었는데, 듀게에 그런 알러지가 있었군요. 실패한 농담의 댓가로 달게받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이 작품이 성차별을 전파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성차별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보는거죠.
더 노골적으로 여성을 폄하해야만 문제가 있느냐 뭐 그런 것도 아니구요.
그냥 제가 했던 생각은 다만, 이 영화는 PC하지 않고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다. 끗. 일뿐입니다. 하하
2014.08.13 02:36
2014.08.13 02:58
좋은 작품들은 강렬한 매력이 모든 가치판단보다 앞선대잖아요. 우리가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단점은 보이지 않는것처럼요. 저에게는 아니었지만 Arne님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었나봐요. 댓글 감사합니다.
2014.08.13 02:37
서울깍쟁이 / 그냥 예술작품에서 주제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파악을 좀 하고 얘기하죠. 그래서 님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주제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까? 아닙니까?
2014.08.13 02:55
긁적긁적. 아이고 무서워라. 알았어요. 제가 주제에 대해 잘못알고 있었네요. 다음부터는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고 말할게요. 하하. 제가 예를 든것들이 다큐멘타리이다 보니 무튼 혼동이 있었군요.
하지만 주제가 무엇인지를 이제 알았어도 여전히 영화들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할때 꼭 그것을 전파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여전히 주제 = 전파 목적이라 생각하십니까?
2014.08.13 03:02
주제라는 것은 그 작품의 주된 사상을 말합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죠. 어떤 작품의 주제가 사랑이라면 그것은 사랑을 전파할 의도가 있는 거죠. 어떤 작품의 주제가 권선징악이라면 그것은 권선징악을 전파할 의도가 있는거죠.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이해가 안되는건가요?
2014.08.13 03:12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곧 전파할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네요. 저는 그렇게 생각안해요. 작가는 주제를 통해 그냥 어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할수 있는겁니다. 어떠한 목적 없이요.
어떤 감상자가 그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스스로 변화할 수는 있겠지만 작가가 그것을 직접 의도하는 것은 상당히 건방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계몽주의자가 아닌 이상에야 드물기도 하구요.
작가는 자신의 의견을 전파가 아닌 전달하는 것일 뿐이고, 감상자는 주체적으로 그 의견에 공감하거나 반대하거나 할 수 있는겁니다.
주제를 전파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따로 있죠. 프로파간다 영화라고요. 갓파쿠님은 이 영화를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이해가 안되는건가요?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이해가 안되는건가요?' 하고 내내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하실 만큼?
2014.08.13 03:25
프로파간다는 어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노골적으로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만드는 것을 말하구요. 제가 말하는 전파는 작가가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느냐의 정도로 해석을 하세요. '여성혐오'가 어떤 영화의 주제라고 한다면 그건 여성혐오를 전파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작가가 '내 작품의 주제는 여성혐오지만 난 그걸 전파할 목적은 없고 그냥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야.' 라고 한다면 무책임하다는 얘기가 나오겠죠. 사실 이런 거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말꼬리 붙잡기 하자는 것 밖에는 안되죠.
2014.08.13 03:35
흔히 '전파'는 '작가가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느냐'란 뜻으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내 '전파'는 그 '전파'가 아니었어! 하고 상대방의 상당한 선해를 요구하시면서 말꼬리 붙잡기라니 황당하네요.
'내 작품의 주제는 ㅇㅇ지만 난 그걸 전파할 목적은 없고 그냥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야.'가 왜 무책임한 것인지 모르겠군요.
저는 우디앨런의 영화를 보면서 한번도 무언가를 전파당했다고 생각하지도, 그렇다고해서 그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적이 없는데 말이죠.
영화를 보고 뉴욕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전파당한적은 있는것 같지만 그게 우디앨런이 뉴욕을 전파할 목적으로 만들었기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2014.08.13 02:37
2014.08.13 03:30
그렇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속성을 혼돈했군요.
말씀처럼 맥머피의 극중 목적은 자유이지 여성탐닉은 아닙니다. 이것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자유로부터 그들을 억압하는 시스템, 그러니까 '권력'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점이 듭니다.
왜냐하면 래치드로 상징되는 '권력'에 대한 메타포는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여성권력'에 대한 상징처럼 보이기때문입니다.
래치드 캐릭터는 권력에 대한 '순수한' 메타포가 절대 아닙니다.
그랬다면 래치드의 상관인 '남성' 원장을 더 높은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정 많고 좋은 사람으로 그렸으면 안되지요.
같은 권력이라도 남성권력은 착하고 여성권력은 악한 것은 전혀 순수한 권력의 메타포로서 기능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작품에서 인물들을 그리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악독한 마미즘이 등장, 거기다 억압적인 그 엄마의 대리자가 영화 내내 악역으로 나오던 간호사 래취드! 즉, 억압자이자 권력이 어머니란 호소가 뜬금없이 영화 후반부에 나오길래 이정도면 우연일리 없죠.
그러니까 정리를 하자면, 저는 이 영화가 '억압적인 시스템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휴머니즘을 회복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그 권력을 묘사하는데 있어 여성비하적인 코드들이 상당수 은닉해있고, 매우 성차별적인 시선이 다수하다. 란 생각입니다.
2014.08.13 03:04
2014.08.13 04:02
하하 다들 페미니즘하면 학을 떼지요.
저도 뭐 페미니즘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가 누구에게 명작일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여성차별적인 작품으로 느껴지지만 누구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구요.
2014.08.13 03:34
2014.08.13 04:38
와 그렇군요. 재미있네요.
영화의 배경에 대해서는 원작 작가가 정신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고, 그 방식에 매우 회의와 환멸감을 느꼈다고 하죠. (특히 전기치료나 전두엽인가를 절제하는 수술같은 거요)
당시 시대배경이 더 궁금해집니다. 그걸 알고나면 제가 이 영화를 좀 더 풍부하게 바라볼 수도 있었겠네요.
세상에는 왜이렇게 공부해야할 것이 많은가 흑흑
2014.08.13 12:02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배경 설명, 잘 읽었습니다.
2014.08.13 03:49
서울깍쟁이 / '뉴욕'은 영화의 주제가 될 수 없다니까요. ㅎㅎ
2014.08.13 03:50
누가 뉴욕이 그 영화의 주제랩니까 ㅎㅎ
2014.08.13 03:51
뉴욕이 주제가 아닌데 왜 그럼 뉴욕을 전파하냐는 얘기가 나오나요?
2014.08.13 03:54
말꼬리잡지 마시죠.
그럼 사랑이 주제면 사랑을 전파하는 의도를 가진다는 님의 말씀은 뭡니까? 사랑은 좋다란 주제면 사랑을 전파하는 의도를 가진다란 뜻 아닙니까?
저도 마찬가지로 생략되어있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무엇이 이토록 님을 끝까지 비아냥대게 만드는지 도무지 모르겠군요.
2014.08.13 04:00
사랑이나 여성혐오같은 단어는 작가의 생각, 가치를 담고있는 말이고, 뉴욕이나 여행은 그런 생각, 가치랑은 무관한 말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나 여성혐오는 주제가 될 수 있지만 뉴욕이나 여행은 주제가 될 수가 없다는 거죠. 뭐가 생략이 되어있다는 거죠? 그럼 '뉴욕이 좋다'라는게 우디 알렌 영화의 주제라는 건가요?
비아냥이 아니라 지금 계속 이해를 못하고 댓글을 달고 있으니 상대를 해주고 있을 뿐입니다.
2014.08.13 04:07
님은 아니었나보군요. 저는 생략이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사랑같이 보편적인 단어가 작가의 생각이나 사상이 들어가 있는 단어입니까?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뭘 어떻게 그 작가의 생각을 유추하시는지 궁금하군요.
님의 단어는 모든것이 상대방의 선해를 요구하니 참 대화하기 힘드네요.
거기다가 거들먹거리며 상대를 비아냥대기까지 하시구요.
아 참 비아냥이 아니라고 하셨죠. 갑자기 ㅎㅎ 같은게 튀어나오고 계속 말귀를 못알아 듣네 어쩌네 하며 인신공격 하시길래 그렇게 읽어버렸네요.
차라리 솔직하게 그래!비아냥거렸다!라고 말하셨으면 그래도 뚝심있다고 생각할 뻔했는데 뻔한걸 부정까지 하시니 매력조차 없는 대화네요.
이해를 못하는게 아니라 서로 상대방 의견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못하십니까?
차이점을 설명하고 차근히 좋은말로 풀어가면 될것을 그렇게 까칠하게 굴어야 직성이 풀리십니까?
'상대해'주셔서 감사한데 전 좀 님이 피곤하군요.
님의 끝까지 비아냥대는 태도가요.
앞으로 남을 이렇게 피곤하게 만들거면 통찰력이라도 쩌는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님 비아냥이래도 위트있는 거라든가요.
읽는 재미라도 있게요.
2014.08.13 04:31
계속 반박 댓글을 달길래 상대를 해줬는데 저보고 피곤하다고 하면 어쩌라는 건가요? 본인은 반박 댓글을 달면서 저보고는 달지 말라는 얘기밖에 안되죠. ㅎㅎ 암튼 그럼 이만...
2014.08.13 11:33
글쎄요, "시계태엽 오렌지"를 보면 주인공은 정말 사악하고 나쁜 놈이지요. 대놓고 폭력과 강간을 일삼는 놈인데요. "시계태엽 오렌지"의 주제는 이렇게 나쁜 놈을 '교화하고 길들이는 행위'가 가지는 또다른 폭력성에 대한 비판적 접근인데, 그렇다면 "시계태엽 오렌지"는 강간과 비행을 옹호하는 영화일까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성차별이나 여성에 대한 공포, 혐오의 코드를 읽어내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만 집중하면 훨씬 중요한 지점들을 놓치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계 태엽 오렌지"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폭력의 대상이 된 주인공이 도덕적 흠결이 없고 순수하기만 한 인물이었다면 영화는 매끈한 도덕 교과서에 가까워지겠지요. 그러면 오히려 '명작'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웹툰 중 "송곳"이 있는데요, 거기에 흥미로운 말이 나옵니다. 주인공이 자신이 도와 주려고 하는 노동자의 개인적인 도덕성에 대해 고민을 하자 그를 도와주는 노무사가 "당신이 지키는 건 착하고 순수한 인간이 아니라 비겁하고 구질구질하고 시시한 그냥 인간"이라고 얘기합니다. 선한 약자를 악한 강자로부터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운다는 겁니다. 저는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고민과 성찰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나 "시계 태엽 오렌지"나 모두 명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4.08.13 14:53
저는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대상만이 주인공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재미없는 도덕 이야기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많이 보고 공부했으니 더 필요도 없습니다.
단순히 주인공이 강간범이기때문에 성차별이라는것도 아니고요!
시계 태엽 오렌지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주 다른 성격의 영화죠.
누구도 시계 태엽 오렌지의 성폭력 장면이나 엔딩 장면을 보면서 이건 성차별 영화야! 라고 하지 않습니다.
거기서는 주인공 알렉스를 낭만적이거나 영웅적이게 묘사하지 않거든요.
시계 태엽 오렌지에서 알렉스를 '전과자이지만 나름 호쾌하고 다정한 남성 영웅정도'로 묘사함으로서 알렉스가 교화를 받을때 관객에게 신파적 정서를 느끼게 했다면 그 영화는 완전히 실패했을겁니다.
반면, 제가 글에도 이미 서술했듯, 뻐구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어떻습니까?
거기서 맥머피는 '성폭행은 했지만 애는 착한' 사람입니다.
누가 조두순을 두고 사형이라는 제도를 비판할 때, '아무리 조두순이 악질범일지라도 생명을 소중히하는 차원에서 사형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조두순이 사실 애는 착해. 사람이 호방하기도하고 방긋방긋 잘 웃고다니고 말이야. 죽이는 건 좀 그렇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에는 엄청난 온도차이가 있습니다.
시계 태엽 오렌지가 전자라면, 이 영화는 후자입니다.
어떤 작품이든 여성에 대한 공포, 혐오의 코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단, 그것이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경우에만요.
아니면 무시할 정도로 아주 작은 부분이거나요.
하지만 이 작품은 둘 중 어느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네요.
시계태엽오렌지만큼의 작품성도 갖추지 못했고요.
순전히 영화로만 따져봐도 결이 뚝뚝 끊기고 왜 저런 장면이 등장하는지 뜬금없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도덕도 윤리도 재미도 없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2014.08.13 19:38
그래두 이 영화의 스펙이나 감독경력, 평가들의 힘을 받고 개인적인 감상의 기억으론..영화가 말하는대로 따라가고 마지막엔 박수쳤네요.
조연상에 빛나는 그 간호사 캐릭터는 남자들에게 위협적으로 그리는 것이 큰 목적으로 보이진 않았어요.그 자체로 불편한 존재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