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이고 런닝타임은 87분. 장르는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 정도 됩니다.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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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 실화 원작!!! 이라고 생각해주기엔 포스터 이미지부터가 너무나... ㅋㅋㅋ)



 -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허름한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스쳐지나가는 집안 모습들에 다정한 모녀의 사진들이 보이구요. 잠시 후 시체 하나를 발견하는데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안알랴줌!

 그리고 화면이 전환되면 한 모녀의 평화로운 모습이 나옵니다. 딸이 많이 아픈가봐요. 어려서 백혈병을 앓았던 후유증으로 성장에 문제가 있고 어쩌고 저쩌고... 암튼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집과 병원만 오가는 가운데 어느새 17세가 되었구요.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돌보지만 사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쌩양아치라 접근도 하지 못하게 한 전 남편은 자꾸 찾아와서 시비를 걸고, 딸이 원해서 모처럼 큰 맘 먹고 데리고 간 코믹콘에선 딸이 성추행을 당하고, 새로 바뀐 담당 의사 남자놈은 딸에게 자꾸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 같고... 그러다 급기야는 한밤에 집에 침입자까지 생겨서 큰 맘 먹고 총까지 구입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침입이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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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다정한 모녀의 훈훈한 모습입니다. 믿거나, 말거나죠)



 - 스포일러의 경계에 대해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네요. 그래서 예고편을 찾아봤더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예고편에서 다 보여줄 정보면 제가 떠들어대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ㅋㅋ 근데 뭐 뻔하지 않나요. 아픈 딸을 돌보는 지극 정성 엄마의 이야기... 라면 그냥 둘 중 하나잖아요.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감동 휴먼 드라마거나. 아님 반전이 있는 스릴러인 거죠. 그런데 도입부가 저런 식이니 뭐 시작부터 대놓고 힌트를 준 셈이구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미국 영화나 드라마들에는 은근히 흔한 것 같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폴리티션'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꽤 비중 있게 들어가고, 또 근래에 아예 똑같은 발상으로 만들어서 나온 모범 사례도 하나 있었잖아요. '런'이요. 근데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좀 억울하겠네요. 공개된 연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폴리티션'이나 '런'보다 이 영화가 먼저거든요. 하지만... 애초에 잘 만들어서 먼저 히트쳤음 억울할 일도 없었을 테니 괜찮은 걸로?(...)



 - 그렇게 막 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볼만한 편이에요. 어차피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소재 자체의 힘도 있고. 또 시침 뚝 떼고 건전한 드라마인 척 전개되는 전반부를 보면서 '이게 어떻게 뒤집힐까?'라고 상상하는 재미도 있구요. 요즘 커리어는 망한 것 같지만 그래도 마샤 게이 하든은 한 때 나름 인정받았던 관록 있는 배우이고 여기서도 맡은 역할 잘 수행하면서 보는 사람들 흥미를 잘 캐리해줘요. 


 그리고 국면 전환 이후 밝혀지는 '진실' 파트도 나름 재미가 있는데... 사실 여기엔 반칙이 좀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간에 갑자기 '모든 이야기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라면서 딸의 입장에서 전개가 되는 식인데, 이게 성립이 되려면 이전까지 장면들은 엄마의 입장이었어야 하잖아요. 근데 그 때까지 영화는 그냥 뭐랄까, 소설로 말하자면 3인칭 관찰자 시점이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1인칭으로 바뀌면서 '이게 진실이다'라고 주장하면 앞뒤가 안 맞죠. 오히려 딸의 주장을 의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게다가 전반부에 보인 장면들과 후반부에 새롭게 보여지는 장면들간의 간극이 너무 큽니다. 이건 입장 차이가 아니라 그냥 전반부는 완전히 구라였다는 수준이라... 그냥 30분간 관객들에게 사기를 친 거나 다름이 없죠. 그 간극의 차이 때문에 재미가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건 페어 플레이는 아니지 않냐는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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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래뵈도 오스카 위닝 액트리스입니다만?)



 - 마무리도 좀 아쉽습니다. 어차피 범죄 스릴러 장르로 갈 거면 '런'처럼 그냥 갈 데까지 끝까지 가 버리면서 '재미나게' 끝내면 좋을 텐데 이 영화는 막판에 갑자기 딸의 모습을 몹시 처연하게 그리면서 아동 학대에 대한 진지한 드라마 흉내를 내거든요. 게다가 그 부분이 너무 깁니다. 이미 사건은 다 끝났는데 20분 가까이 질질 끌면서 건전하게 마무리를 하니 확 깨죠. 대충 스킵해버리면서 보고픈 마음을 참느라 힘들었습니다만. 다 보고 나니 그냥 스킵하면서 봐도 괜찮았더라구요. 음(...)



 -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 이야기의 설정에 흥미가 생기신다면 '런'을 보세요. 거의 같은 소재로 거의 모든 면에서 훨씬 잘 만든 영화니까요.

 이미 '런'을 보셨다면 굳이 이걸 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마샤 게이 하든의 오랜 팬이셨다면 모를까. 

 훨씬 더 나은 대체재를 두고 굳이 이 영화를 추천할 이유는 찾을 수가 없네요.

 다시 말하지만 되게 못만들고 그런 영화는 아니거든요. 무난하게 볼만한 티비 영화 퀄리티는 돼요. 하지만 '런'을 보세요. 결론은 이겁니다. <-




 + 쓸만한 해상도의 짤도 거의 없고 리뷰도 찾아보기 힘든 영화였는데. 글 적다가 확인해보니 미국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방영된 티비 영화였더군요. 보면서 내내 티비 영화 퀄이다... 했는데 정말로 티비 영화였던. ㅋㅋ 뭔가 좀 미안하네요. 티비 영화를 보면서 티비 영화 퀄이라고 비난했다니. ㅠㅜ



 ++ 마샤 게이 하든 참 오랜만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검색을 좀 해보니 역시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더라구요. 제가 몰랐을 뿐. ㅋㅋ 대부분 티비 쪽이고 그나마도 큰 히트작이 없으니 제가 모를만 하기도 하구요. 보 잭 홀스맨에도 나왔었는데 '아 또 아는 사람이다!' 하고 그냥 잊었던 듯.



 +++ 실제로 그럴 리는 없겠지만 대략 2년여에 걸쳐 비슷한 범죄 이야기 세 개를 연달아 보고 나니 '설마 미국에는 이런 일이 흔한 걸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에이, 아니겠죠. 영화는 영화일 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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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똑같은 소재의 시리즈가 또 있지만 절대 미국에서 흔한 일은 아닐 겁니다!!



 ++++ 세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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