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8 22:43
1.
직장에서 잠시 사람들과 노가리 타임을 가지던 중에 '넌 퇴근하고 집에서 쉴 때 뭐하니?'라는 주제가 나왔습니다.
걍 있는 그대로 게임 & 넷플릭스가 취미라고 얘긴 했더니 사람들이 제게 추천을 해달라더군요.
난감했습니다. 왜냐면 제가 넷플릭스에서 보는 영화 & 시리즈들이란 게 온통 다 호러 & 스릴러에 국적도 그렇다보니...
그래서 역시 솔직하게 말했죠. 제가 보는 건 거의 다 이상한 사람들이 나와서 다른 사람 다양한 방법으로 죽이거나 뭐 그런 건데 괜찮겠냐.
그랬더니 그나마 본 것들 중에 좀 덜 괴상한 건 없냐고 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세 가지를 추천해드렸어요.
매우 건전한 추천작 1.
(이건 정말로 건전합니다!!!)
다들 검색해보시더니 주인공의 헤어 스타일 때문에 안 되겠다는 반응을.
매우 건전한 추천작 2.
기본 설정을 설명해드렸더니 표정들이 좀 썩으셨던 듯.
매우 건전한 추천작 3.
이건 그래도 좀 반응이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제목을 '망할 놈의 세상 따위'라고 잘못 얘기한 것 같습니다.
뭐 상관 없겠죠. 어차피 다 안 보실 것 같은 반응이었으니.
현실 세계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취향이 참 건전하단 말이죠. 넷플릭스 컨텐츠들 중 느낌상 거의 절반 이상은 호러 & 스릴러라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제 눈에 그런 것만 들어오기 때문이고 저와 취향이 다른 분들은 또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2.
얼마 전 끝을 본 '루시퍼'의 엔딩곡이 자꾸 귀에 맴돌아서 수십번을 반복해서 듣고 있었는데요.
사실 제 취향엔 살짝 과하게 달착지근한 느낌이라 좀 질린다... 하고 있었는데.
이게 21세기 초반 미쿡의 갬성 터지는 젊은이들의 송가 비슷한 거였단 걸 알게 되고 '응, 난 역시 젊은이들 취향은 이제 더 이상은...' 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그 때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제게 아마추어가 만든 이 노래의 아카펠라 커버 버전을 들이 밀었고. 호기심에 들어봤는데...
와. 너무 잘 하는 겁니다? 혼자서 파트를 스무 개로 나눠서 다 따로 녹음한 후에 합친 건데. 음역이든 기교든 음색이든 뭐 흠 잡을 데가 하나도 없고. 또 그걸 편곡을 직접 해낸 거라면 음악적으로도 훌륭하구요. 세상엔 참 별 훌륭한 능력자들이 다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이 정도 양반이면 지금쯤 뭘 해도 더 크게 됐겠지?' 하고 따로 검색을 해보니. 바로 그 커버 영상을 계기로 월드 스타가 되어 인기 폭발에 돈 많이 벌고 월드 투어까지 진행하고 하다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긴급 체포되어 실형 받고 영구 은퇴.
음... 크게 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은 참말로 지뢰밭이군요.
뭐 성폭행 같은 건 아니고 어린 팬들에게 야한 영상 찍어서 보내 달라고 그런 거라는데, 뭐 이러나 저러나 찝찝해서 더는 못 들을 듯 합니다.
+ 당연히 아카펠라 부른 녀석 본인 채널은 예전에 삭제되어 없구요. 제가 본 건 한국인이 미리 저장해 놨던 영상을 다른 제목 붙여서 올려 놓은 거였는데. 댓글 하나가 기가 막히더군요. "이 놈의 성기는 미워하되 성대는 미워할 수가 없다" ㅋㅋㅋㅋ
뭐 어쨌거나 전 일단 그만 들으려구요. 이게 또 시작부터 끝까지 그 놈이 혼자 만들고 부른 노래이고 영상이니 다른 핑계 댈 수도 없고 찜찜...
3.
요즘 정치 관련해선 국힘당 경선 소식들이 제일 재밌습니다.
정말 너무 재밌어서 민주당 쪽 소식엔 관심도 안 갈 정도. 이래저래 흥행은 참 빡세게 잘 하고 있죠. 내용이 전혀 아름답지 못하긴 합니다만. ㅋㅋ
문제는 윤석열이 되든 홍준표가 되든 간에 이번 대선에선 국힘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많이 높다는 건데. 뭐 그거야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또 민주당 자업자득 측면도 있으니 체념하고 그냥 쇼(?)를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엊그제 했다는 그 당 후보들 토론회 정리 요약 기사는 너무 재밌어서 언론사별로 하나씩 찾아 읽기까지 했어요.
다만 언론들의 태도는 역시 많이 거슬리네요. 윤희숙과 이준석의 아버지들 땅 투기 건들도 그렇고 지금 윤석열이 처한 청탁 건도 그렇고 사안의 사이즈에 비해 참 많이 축소되어 다뤄지는 느낌. 위에서 말한 토론회도 그렇죠. 그거 하나만으로도 거의 반매장 당해도 될만한 발언들이 우루루 튀어나왔는데 그냥 촌극 정도로 넘어가버리니. 특히 홍준표 말이죠. 요즘 윤석열이 워낙 펄펄 날아서 상대적으로 되게 합리적인 이미지가 되고 있는데 토론회 발언들 보면 그냥 저번 대선 때 그 홍준표 그대로더라구요. 참(...)
어쨌거나 지금 분위기론 대략 다음 대통령은 홍준표, 이재명, 윤석열... 에다가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그나마 이낙연 중 하나가 될 텐데.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냥 생각을 그만 하는 걸로.
4.
2번에 적은 노래와 관련해서, 21세기 찌질 청춘들의 송가가 저 노래라면 90년대엔 뭐가 있더라... 생각을 해 보니.
일단 아무래도 이 노래 존재감을 따라갈 게 별로 없지 않겠나 싶고.
특히나 커트 코베인은 거의 뭐 '공정한 평가' 같은 게 한동안 불가능했던 시대의 아이콘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또 곡의 인기로 따지면, 특히 한국에선 이 노래를 빼놓을 수가 없겠구요.
그 와중에 제목부터 넘나 적절한
이런 노래를 빼놓을 수 없겠는 것인데요.
오늘은 쌩뚱맞게 이 노래가 함께 떠오르네요.
이런 곡들을 연달아 주루룩 올려놓고 나니 옛날에 어떤 듀게 유저분께서 '서양 젊은 백인 남자애들이 기타 들고 찌질거리는 곡들은 내용 때문에 한심해서 잘 못 듣겠더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그 '서양 젊은 백인 남자애들 찌질송'들에 꽂혀서 10대, 20대를 보냈던 입장에서 흠칫 했지만 그때 그 글의 내용상 뭔가 설득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ㅋㅋ 그냥 그 유저분은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합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마지막 글 남기셨던 게 무려 8년전...
5.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요즘 전 일상 잡담을 적으면 언제나 탑골스럽게 흘러가버리네요. ㅋㅋㅋ
암튼 그러합니다.
저야 계속해서 뻘글 올려대겠지만 많은 분들이 바쁘실 추석 연휴네요. 다들 무사하고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2021.09.18 22:50
2021.09.18 22:54
사실은 말씀하신 시트콤들 중에 제가 본 게 프렌즈 하나 뿐입니다(...) 추천 요청 받고 당황해서 '내가 뭘 봤지?' 하고 듀게에 제가 쓴 글 검색도 해 봤는데 도저히 사회적 이미지를 지키면서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ㅋㅋㅋㅋㅋ
화이트 골드는 또 뭔가 해서 검색해보니 설정은 재밌어 보이는데요. 보시고 재밌으면 나중에 후기 올려주세요. 하하.
2021.09.18 23:09
저는 <굿 플레이스> 정도 추천합니다.
2021.09.19 08:16
그것도 제가 안 본 거라서요. ㅋㅋ 근데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굳이 제가 본 걸로만 추천할 필욘 없었군요.
2021.09.18 23:33
넷플릭스 추천작은 언제나 가장 핫한 걸로. 저라면 바로 DP 얘기했습니다.
2021.09.19 08:16
가장 핫한 건 어차피 다 알고 있거나 이미 보셨거나... 아. 제가 추천 질문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건가요. 생각해보니 좀 그렇네요. ㅋㅋ
2021.09.20 09:01
2021.09.20 09:00
2021.09.19 00:05
2021.09.19 08:17
이 시리즈 좋죠. 시즌 2가 살짝 사족 느낌이긴 해도 그것까지도 좋게 봤어요. 사실 이 정도 스타일과 정서면 못 받아들일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구요.
2021.09.19 09:41
빌어먹을 세상 따위 는 나름 괜찮죠. 이것도 좀 생각해보면 은근 인소 감성이긴 한데 ㅋㅋ
그나저나 저 노래 추천 목록 뭔가요 ㅋㅋㅋㅋ 갑자기 타임머신 탄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웰컴 투 블랙 퍼레이드는 스타크래프트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곡입니다 모 선수가 모 선수를 결승전에서 꺾고 나왔던 노래라 너무 인상 깊었죵 ㅋㅋ
2021.09.20 20:52
그래도 빌어먹을 세상 따위 정도면 90년대 찌질 청춘들과 21세기 찌질 청춘들 양쪽 모두의 감성에게 호응받을 수 있는 꽤 잘 만든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2가 좀 사족 같았지만 그것까지도 그냥 좋게 봤어요 전.
노래 목록이 오래되기도 했지만 정말 고색창연할 정도로 뻔해서 더 놀랍지 않습니까? 예전부터 궁금했어요. 왜 사람들은 라디오 헤드 노래 뭐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절대 '크립'이라고 대답하지 않는 걸까. 사람이 솔직해야죠. ㅋㅋㅋ
2021.09.20 09:17
2021.09.20 20:53
사고를 쳐도 형사 처벌급만 아니면... 정도로 기준을 좀 완화해야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ㅋㅋ
정치 얘기는 그냥 가까운 사람들과는 깊이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성향이 정 반대면서 서로 막말할 수 있는 친구라면 재미라도 있는데 그게 비슷하면서 살짝 어긋나면 오히려 답이 없더라구요.
2021.09.20 19:34
2021.09.20 20:58
저는 그냥 짤로 정리된 것만 봤는데 웃음벨이 쉬지 않고 터지는 느낌이더라구요. ㅋㅋㅋ 정말 윤석열은 먼치킨급이죠. 이에 비하면 박근혜도 교양 넘치는 지식인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
그러니까 대충 '한국 여자 현실 그렇게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은 편인데 나쁜 페미들의 선동에 속아서 현실 인식을 이상하게 하고 불만만 터뜨리고 그러는 거다'라는 논리죠. 하하. 여자가 군대 얘기하는 건 그렇게 싫은데 독박 육아하는 여자들 얘긴 왜 그리 즐겁게들 하시는지.
2021.09.21 00:46
2021.09.21 00:42
전 어제부터 화이트 골드를 보고 있는데, 영드에 특화됐다고 자부하는 저도 초반이 힘듦니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