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7 22:46
어젯밤엔 버블티 사다 놓고 혼자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밤 8시40분에 너네 집근처에 있는데 브루클린으로 공연보러 갈거야/ 표가 한장 남는데 같이 갈래 요지의 연락을 받았어요. 마침 어제는 낮잠도 이빠이 자고 에너지 레벨도 높아서 엉겁결에 간다고 따라 나섰어요.
부끄럽지만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는 처음 가봤는데 (이것도 엉겁결에) 힐 신고 새벽까지 서서 볼만 하더라고요. Rasputina라고 보컬/첼리스트, 또 첼리스트, 퍼쿠셔니스트 세 명으로 구성된 특이한 밴드인데 처음들어도 아, 좋아! 하는 느낌 있죠.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보컬 아가씨가 너무 특이하게 멋있어서. 무표정하게 이 노래는 이래서 만든 거고 블라블라 하다가 한 곡은 벤조(!) 반주가 들어가는 노래가 있었는데 벤조용 마이크를 내려놓으면서 "아 세상 사는 게 정말 너무 힘들다. 나는 말야, 이 밴드도 먹여살려야 하고, 애들도 돌봐야 하고 그리고 벤조용 마이크도 설치해야한단 말이지!" 하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하는데 아, 언니 카리스마! 싶더라고요. 아, 그리고 보컬언니 드레스가 너무 신기해서 넋을 잃고 봤어요. 전체적으로 그런지 느낌인데 거기다가 레이스를 더덕더덕 붙여서 첼로 연주때마다 레이스가 살랑살랑.
마지막 곡은 이노래.
동행은 술 별로라고 했는데도 계속 하우스 에일을 사다가 날라줘서 약한 술이라도 꽤 마셨어요. 확실히 안마시다가 마시니 술은 주는 것 같고. 얘기 중에 ex 얘기가 나와서 지금은 뭐하니? 하고 물어보는 질문에 길게 대답하기 귀찮아서 happily married,하고 대답해줬더니 (그러고보니 전남친들은 모두 결혼했군요. 행복한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쳇! 행복한 결혼따위! 하고 크게 리액션 해준 동행 고마워요. 'ㅅ'
2010.10.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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