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윽시 넷플릭스는 연쇄살인범물이 제맛입니다. 그중에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요.


개인적으로 신화화 되어 자기 일보다는 관객을 더 의식하는 K-살인마를 몹시 싫어하는 편인데 그런 면이 전혀 없는 아주 현실적인 살인마 묘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람을 죽일 때의 유별난 광기나 변태적인 쾌감표현보다는 오히려 피해자들과 살인범을 추척하는 사람들과 그 과정을 통해서 잔혹성을 표현하는 작품이에요. 살인범을 추적해 들어가는 방식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와 비슷한 듯 싶기도 했어요.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으로서 한 번에 사냥할 수 있는 대상을 알아보고 서서히 거미줄을 쳐서 사냥하는 포식자 같은 모습,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냉담한 성격과 공존하는 과시욕, 지배욕 등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런 면들이 K-살인마들과는 다른 전문가들에 의해 묘사되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나 연쇄살인범의 교과서적인 특징에 좀 더 가깝죠. 그래서 사람을 사람이 아닌 단순히 먹잇감이나 도구로 다루는 면이 잘 드러나고 인간성을 모욕하는 듯한 불쾌감이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이 선정적인 장면이 차갑게 배제된 채로 묘사되어 더 처참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넷플릭스의 또 다른 연쇄살인범을 다룬 작품인 유나바머나, 데이빗 핀처의 조디악에서도 그랬지만 이만한 범죄자를 잡으려면 자신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망가뜨리는 수준의 집착은 필수인가봅니다. 이 시리즈에서도 살인범을 추척하는 또다른 주인공을 보면 오히려 얘가 더 또라이가 아닌가 싶을 때가 더 많더라구요.


여배우가 아주 예쁩니다. 매 장면 스타일에 엄청 신경을 쓴 거 같던데 계속 시청을 유도하는 데 큰 몫을 하더라구요. 검색을 좀 해보니 실제 인물과 상당히 많이 닮았어요. 그밖에 다른 인물들도 싱크로율에 꽤나 신경을 썼구요. 70년대 배경에 주인공이 유럽과 동남아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는 설정인데 고증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 그림 보는 재미도 좋았네요. 


얼마전 추천 요청 게시물에 댓글 달린 PLUM님의 추천작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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