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고 얘기들 하는데 제가 이제까지 그랬나봐요.

요새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면서 저에 대해서 몰랐던 걸 알게 됐거든요.

 

예를 들면 전 제가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건 알았지만

사람 많은 걸 이 정도로 싫어하는 줄은 몰랐어요.

사람이 많아서 공간이 좁고 그래서 싫다는게 아니라

무리속에 있고 그 속에서 소통을 하는게 저한테는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예전에는 단순히 내가 좀 내성적이고 처음에 낯을 좀 가릴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제가 아예 다수의 사람이 포함된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거부하고 싶을 정도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어요.

감당이라는 건, 음, 긴장한다고 해야할까요.

맞아요. 긴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주 불편해요.

재미없는 책을 덮듯이, 컴퓨터 전원을 끄듯이, 꺼버리고 싶어져요.

(혼자 이게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닐까 하면서 검색도 해봤어요;;

제 사촌동생이 자폐증인 아이가 있기 때문에 나도 유전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적지는 않다고 혼자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생각해보니,

정말 전 단체생활에 만족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단체생활이라는 게 결국 학교생활뿐인데

한번도 즐긴 적이 없었어요.

저는 저와 맞는 사람이 1명뿐이라도 그 1명이 있으면 즐거울 뿐,

반 전체와 친해지고 싶진 않았어요.

대학교때도 마찬가지.

몇몇 친한 녀석들만 친했고 같은 과라도 다른 사람은 본체만체.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좀 부적응자의 느낌도 들지만;

그때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1대1의 관계뿐이라 편안한 대학생활이었습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장미빛 희망을 품은 적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안 그래요. 체득했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 이런 성격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니, 안 변할 겁니다.

30년이 다 되도록 변하지 않은게 갑자기 변할 리가 있나요.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최근에 발견한 이런 저의 성격이 사회생활에는 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전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솔직히 저 같은 성격의 소유자가 살아남기는 좀 힘든 곳이죠.-_-;;

그러난 전 누구나 그러듯이,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여유롭게 살고 싶고 제 일에서 보람도 느끼고 싶단 말이죠.

 

결국 제가 하고픈 말은.

저같은 성격이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성격으로 인해 겪는 사회생활,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지금 제가 일단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인데요.

'정신과' 말고는 딱히 상담받을 곳이 떠오르지 않네요.

상담받을 만한 곳에 대해서도 아신다면 알려 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3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0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326
117133 <미생> 이런게 있었군요...; [12] 달빛처럼 2013.05.31 4510
117132 김용 무협소설 좋아하세요? [38] turtlebig 2012.10.15 4510
117131 광수, 물타기 시작 + 파도타기 시작 [23] 황재균균 2012.07.30 4510
117130 저의 괴식법: 사과에다가 땅콩버터 발라 먹기 [19] 한여름밤의 동화 2011.02.09 4510
117129 [단독] 연평도 공사현장에서 민간인 시신 2구 발견 [36] fan 2010.11.24 4510
117128 내가 바보..나같은 사람 듀나에도 또 있죠? [18] 잠시익묭 2012.07.25 4509
117127 아까 있었던 김어준씨에 관한 이야기들에 대해. [23] nishi 2012.01.23 4509
117126 나가수 잡담+ 김건모 근황 [8] BT 2011.05.17 4509
» 1대1 관계는 괜찮은데 1대多 관계는 불편하신 분들 계신가요? [16] Eggplant 2010.09.08 4509
117124 내랑 결혼하자 오빠야.swf (자동재생) [15] 루아™ 2012.08.15 4508
117123 노희경 작가 빠담빠담... 절반 가까이 지났네요.. [17] 마당 2011.12.28 4508
117122 이번 '세기의 스캔들'에 대한 (일부극소수)서태지 올드골수팬들의 반응 [9] soboo 2011.04.22 4508
117121 야왕 내용 정리라네요... [8] 달빛처럼 2013.03.13 4507
117120 아침에 변태를 신고했는데 경찰 대응이 좀 실망스러웠어요 [17] apogee 2013.03.15 4506
117119 동네가 그런건지, 주택이라 그런건지... [15] 와구미 2013.01.05 4506
117118 나가수에서 옥주현이 원곡을 망쳤다는 반응에 대한 소회. [24] 홀짝 2011.05.30 4506
117117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트랜스포머 3 [8] Mott 2011.07.02 4506
117116 여러 가지... [22] DJUNA 2010.10.09 4506
117115 슈퍼스타 k2 다음 주 탈락자는? [50] 연양갱 2010.10.04 4506
117114 듀나인) 해외도시 중 2월에 여행하기 좋은 곳은 어딜까요? + 2월에 뉴욕 혹은 런던방문 괜찮을까요? [23] 구름과바람 2012.06.20 45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