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에 대한 저의 궁금증이에요.

저는 올해 이십대 중반 여성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들이 모이게 됐는데요.

모두 남자 친구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나중에는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각자의 연애 얘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만난 지 6개월 정도 밖에 안 된 상황이라 그다지 구구절절한 에피소드들이 없는 편이어서 친구들 얘기를 듣는 쪽이었지요.

그러다 평소 데이트 비용 얘기 같은 무난한 주제가 나와서 저도 이야기에 끼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애의 경우,

보통 밥은 남자친구가 사고 커피나 디저트 같은 것은 제가 사는데,

제가 눈치껏 가끔 밥을 사려고 하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 부담 면에서 완전히 반반까진 아니어도 굳이 비율로는 6:4 정도 될 것 같다라고 얘기를 했지요.

그리고 이십대 초반에는 남자친구에게 좀 얻어 먹는 편이었지만

이제는 남자친구한테 얻어먹는 게 민망해서라도 일부러 반반 내려고 노력한다는 식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여댓명 되는 동창들 사이에서 반응이 일괄적으로

'니가 아무리 그렇게 하려고 해도 성의만 알아듣고 알아서 조절해야지 그 오빠가 참 배려가 없네' 하는 반응들인겁니다.

저는 졸지에 남자친구가 무진장 욕을 먿는 상황을 어쩌다 보니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친구들 얘기의 요지인 즉슨,

저와 남자친구가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 편입니다. (6살 차이)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 정도 나이차이면 왠만하면 남자들이 다 산다는 겁니다.

또 동창들 중 두 명이 말하길, 자기네들은 심지어 동갑내기와 연애중인데도, 어쩌다 날 잡아 한 번 사는 것이지

거의 대부분은 자기네들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이게 정말 충격이에요. 이런 커플이 정말 많나요?)

또 평소에 별로 어렵지 않게 선물이나 먹을 것 같은 것을 요구하는 편이라고 하고요. (애교와 사랑스러움으로!)

 

저는 학생이고 남자친구도 어쩌다 보니 아직 학생인데요.

저는 생활이 좀 많이 빠듯한 편이고 남자친구는 집안 환경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저보다는 훨씬 여유가 좋습니다.

그것 또한 공격의 대상이 되었어요.

저는 그걸 알지만, 그냥 제가 떳떳하고 싶어서

매번 가능한 선에서 반반씩 부담하려고 노력했던 거고 여태 그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적은 없어요.

남자친구도 제가 그렇게 하려고 하는 걸 고맙게 느끼구요.

 

근데 제 동창들은 계속 저보고 바보같다는 반응이었어요.

아무리 제가 반반 내자고 주장을 해도 그걸 덥썩 받아들이는 남자친구가 정말 철이 없다, 배려심이 없다라는 것이죠.

또 지금은 별로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제 태도가 별로 대접받을 용의가 없어보이는 자존감 없는 여자라고, 좀 여우같이 굴라고 하네요.

남자 친구 앞에서 쿨한 척 하지 말라고요.

사실 이쯤되면 자기네들도 신이 나서 말을 좀 막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 말들이 계속 제 머릿속에 남아 있네요.

 

남자들도 처음엔 반반 부담하는 게 고마운 줄 알지만 나중엔 그게 당연한 줄 안다고요.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다 내더라도 여자가 잘하기만 하면 남자는 불만없을거라고요.

이 말에 모두가 끄덕였는데 ,저는 사실 아직도 그게 제일 궁금해서 이렇게 듀게에 글을 씁니다.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다 부담해도 여자만 잘하면 된다는 말에서 그 잘한다는 건 대체 뭘까요?

 

평소에 잘 챙겨주고 애교 많은 여자친구일까요?

명동 한복판에 다정하게 지나가는 커플들을 붙잡고 조사해보면 이런 경우가 일반적인 걸까요?

 

제가 어제 겪은 작은 집단이 유독 특이한 것인지 대체 어느 정도의 평균적인 반응인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제가 제 동창들을 한심하게 생각하고 웃어 넘겨야 하는지

아니면 일정 부분이라도 앞으로 연애관에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그 말은 저도 내심 친구들의 말을 듣고보니 제가 바보같이 구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게 아니라면 제가 여전히 그런 말에 휘둘리는 찌질한 사람인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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