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3 07:50
어릴때 꽤나 좋아했던 티비시리즈 중에 <말량량이 삐삐>가 있어요. 티비 방영했을때 본건지 나중에 비디오로 빌려 본건지는 기억 안나지만.
삐삐에 대해 생각나는 기억은 뒤죽박죽 별장의 정돈 안되고 창고같은 공간, 검은 가죽 가방 가득히 쌓여있던 금화들, 그리고 나무 밑둥이에서 열리던 레몬소다에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오랫만에 삐삐를 다시 봤는데, 어릴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점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내용이야 힘도 쎄고 돈도 많은 삐삐가 세상을 참 쉽게 살아가는 천진한 에피소드들로 가득차서 지금에 와서는 곱씹을만한게 없지만, 이 외화를 지배하는건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라 이미지더라고요. 패션과 소품과 색상이요.
베르히만의 나라에서 온 티비시리즈라 그런가요? 지금봐도, 아니 지금보니 근사하더라구요. 1969-1970년도라고 하는데 그 시대 특유의 세련미가 은근히..
삐삐는 기본적으로 천방지축하고 어른의 손길이 안닿는 아이죠. 팬티스타킹의 색깔을 다르게 신는다는건 원작에서 따왔던것 같은데...,뭔가 정리가 안되면서도 일관성이 있고, 경박하다기보다 경쾌한 옷들이 인상적이지 않습니까? 새삼.
다른 아이들과 대비하기 위해 막 목도리 같은것도 막 강렬한 민트색 등을 활용하는데 참 잘어울리는 느낌.
삐삐의 제일 친한 친구들인 토미와 아니카는 남매로, 중산층의 사려깊은 부모밑에서 교양있게 자란 아이들이죠.
아니카는 너무 존재감이 없는데, 그게 옷에서도 드러나요. 참 무채색에다가 여자애인데도 옷의 변화가 정말 없어요.
반면 유일한 청일점인 토미는 특징이 있는데 단정함을 목표로 어른아이스타일을 고수하는 듯 합니다. 근데 이게 삐삐의 발랄한 복장들과 꽤 잘 어울려서 둘이 서 있으면 위화감이 없어요.
애완동물들도 옷이 예뻐요.
삐삐아빠도 패셔니스타
이 마을 아이들도 다들 옷을 색상 다양하게 잘 입음
영화의 소품들도 일관된 스타일로 참 근사하더라고요.
말괄량이 삐삐는 뭔가 제 기억에 각인된 유년시절 작품 중 하나에요.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뭔가 내 생활과 현실에서 초월한 이런 이미지들이 알게모르게 제게 큰 인상을 주었던게 아니었나..
그런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시보니.
되게 아기자기하고 섬세한면이 많더라고요.
슬쩍 지나가는 장면을 보면 삐삐는 크리스마스에 쥐를 위해서도 옆에 트리를 만들어주었더라고요.
저도 제 애완동물을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만들어줘야겠습니다.
2015.12.23 08:17
2015.12.23 10:46
2015.12.23 11:29
금성에서 할인할때 월부로 지르셨어야
2015.12.23 13:07
2015.12.23 16:05
2015.12.25 12:22
2015.12.25 12:45
오 삐삐 가터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