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Eater

2011.02.10 13:37

zaru 조회 수:1549

듀나 게시판에 서식하시는 분들도 책을 많이 읽으실줄 압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었었습니다.
네, 과거형이죠.

 

저는 특히 초등학교 입학전에 엄청난 양의책을 읽었습니다.
덕분에 속독이 가능하게 되어 수능볼때 시험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았죠.
그 이후에는 많이 읽었다고 내새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3n년을 살아 오면서 적게 읽지는 않았다고 생각 합니다.

 

올해 프레시안에서 100권 읽기 운동에 동참하며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트윗에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정리가 안되요.

어디가서 책 많이 읽었다고 하기 창피할정도예요.


가끔은 작가의 의도도 놓치고 책 뒤에 있는 다른 사람의 평을 읽고서
'아.. 그게 그 의미였구나' 라고 깨닫기도 해요.

 

책에 숨어 있는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아.. 재미 있구나.
아.. 이건 별로 나랑 맞지 않구나.
이건 괜찮구나.
이정도외에는 감흥이 크게 떠오르지 않아요.

 

A작가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고 묘사하는데 재주를 가지고 있구나
B소설은 컬트무비같은 소설로 사회비판적 의미를 블랙코메디로 표현하고 있구나
C소설에서 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한것은 상대방을 통해서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구나..

 

이런 건 억지로 생각해야 조금 나오려나?
그래서 듀게의 회원리뷰를 작성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책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게 아니라
텍스트들을 꾸역꾸역 먹고만 있는것 같아요.
텍스트들을 먹었으면 토하던지 X을 싸던지 해야 하는데
그냥 소화 시키고 끝~ 이런 느낌이예요.

 

최근 드는 생각은
이런 내가 책을 읽어서 뭐하나 싶어요.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책을 읽는게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순히 재미로만 책을 읽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뭔가를 얻어야 하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이제는 그럴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Reader가 아니라 Text Eater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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