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영어가 유연하지 않다기보다는 반기문 발음도 아니고 윤미래 발음도 아니고 표현도 미국 액션영화 대사 흉내내는 배우 지망생 같은 느낌이라 아쉬웠어요. 캐릭터 특징을 생각하면 아이티 버블 때 미국 진출했거나 중동 장기출장 내지 파견 경험 있는 다수의 엔지니어 중 몇에게만 자문을 구했어도 훨씬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 상대적으로 류승범은 개성 있는 영어를 보여준 것 같았고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본 아이덴티티를 참고한(...) 장면이 너무 많아 중반 이후부터 집중이 안되고 실망이 장난이 아니었는데요. 독창적이지도 개성적이지도 않았고, 주연배우들의 연기 또한 못한 건 아니었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도 못했습니다. 매일같이 올라오는 영화 베를린에 대한 찬사, 적응이 안됩니다. 저만 다른 영화를 봤나 싶고-_-
로버트 리텔이라는 작가가 지금까지 없었던 대하 스파이 소설 <컴퍼니>를 써서 엄청 대단한데 하고 감탄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하 스파이 소설은 이미 노먼 메일러가 할롯의 유령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더군요. 참고로 저기에서 말한 컴퍼니가 크리스 오도넬하고 마이클 키튼이 나온 미니시리즈 원작이에요.
본 시리즈 비슷한 점이 많아 아쉽기도 한데 역사와 전통의; 007도 그런 걸 보면 아주 다르게 하긴 어려웠겠다 물렁하게 생각해 봅니다. 오히려 고층집에서의 추락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영화에서 악당 떨어지고 주인공 떨어져서 살면, 추락를 공들어 보여주는 건 흔치 않았던 것 같아서요. 다양한 장애물에 부딪히고 엉키면서 악당 못지 않은 공격을 기물로부터 받는데 아 이건 심슨가족 극장판에 대한 오마주인가 싶기도... 번갈아 보여진 련정희쪽 액션도 좀 더 고전적인 맛이 있었고요. 결말에 부패(?)한 조직 속 폐기처분된 개인의 무력감이 느껴지는데 감독 전작 생각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