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 상태

2012.12.04 20:08

soboo 조회 수:4395


김지하는 적어도 제가 알기로 1990년과 91년초에 

멀쩡한 상태로  생명운동과 기존 운동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사고의 전환을 문제제기했었습니다.

저술과 강연을 활발하게 했었고 그 당시까지만 해도 고문 후유증은 있으나 그의 정신이 이상하다느니 머니 그런 말은 없었어요.


여하간 김지하의 새로운 문제제기, 대안운동

그걸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도 있었지만

더욱 시급한 다른 사회모순에 운동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는게 그의 옛동지들과 당대 운동세력의 대체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그냥 노선이 다른거였죠. 


여하간 김지하는 당시 조직운동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고 어떤 시스템, 합의 , 소통,  무언가 같이 한다는 개념이 없는 

끼충만한 예술가였고 본인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90년 3당통합 - 민자당이 생겨나고 공안정국이 시작되고

91년 초부터 학생운동에서부터 강력하게 반발하고 '강경대'학생이 전경의 과잉진압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공안정국을 만들면서 이미 각 운동세력 내부에서부터 탄압을 당하였던 차라 

그를 계기로 참아왔던 울분들이 터집니다. 그 와중에 연이어 학생들이 자결로 항거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구요.


사실 당시 운동권 내부에서도 이미 '자살'은 절대 안된다며 자결로 항거하는 것에 대하여 회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매우 많았어요.

그저 죽은이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그런 비판을 안으로 조용히....미루어 두었을 뿐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자결하는 방식으로 권력의 부당함을 알리는건 옳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학생운동지도부에서 각 학교마다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할것으로 짐작되는 사람을 찾아 미리 막으라는 공문이 내려갈 정도였고,
실제로 과. 서클 단위로 좀 격하다 싶은 후배들을 선배들이 면담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어요. 


그런 영향인지 자결로 항거를 한 사람에 대한 장례투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도 점점 줄어들어갔었구요.


그런 와중에  91년 이후 민주화운동세력이  '사람의 목숨을 이용하는 파렴치한 놈들'로 낙인 찍히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오랜시간 재야세력에게 행해졌던 대중의 지지와 신뢰가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유서대필조작사건 (이 사건은 알다시피 21년만에 재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



당시 재야에서 주도한 반공안정국투쟁 국면에서 

유서대필조작사건의 신호탄이 된것이 사실상  조선일보에 실린 김지하의 칼럼입니다.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는 김지하 자신이 한 말이 아니고 조선일보 편집부가 임의로 제목을 달았다고 김씨는 항변합니다.

그는 나중에 본인의가 왜곡되어 전달되었다고 아쉬워 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 김씨가 조선일보를 거부한다거나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했다는 말을 전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 조선일보입니다....)


사실 그의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 그가 제정신이 아닐지도 모른다. 

고문 후유증으로 그런것이다...라는 주장들이 많았었어요. 

하지만 그가 자신이 한 발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런 발언을 하려는 본의도 스스로 잘 설명할 정도였다는 것이 드러났죠.


그 사건이 일어나고 10년이 지나 실천문학에서 마련한 인터뷰에서 

그는 그래도 자신 덕분에 자살투쟁이 끝난거 아니냐며 자화자찬을 합니다....

(중간에 잠간 언급했었지만 이미 운동세력 자체내에서 더 이상 죽지 말자고 다짐하고 단속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김지하는 그저 숟가락을 얹었을 뿐입니다.

당시 문익환 목사님께서 피를 토하며 절규하고 호통치시던게 생생해요  "더 이상 죽지 마!!!!!!!!!!!!!!" )


자신의 발언이 그런 시기에 조선일보같은 언론을 통하여 어떻게 이용당할지에 대한 사려도 없고

정세의식과 역사의식이 거세된채 그저 자신의 주의주장만을 고집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가 강렬하게 비판하는 것은 그 스스로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왜 꼭 자신이 사랑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적이라고 생각하는 놈들의 입을 통해서 발언하려는 걸까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그의 돌출행동, 발언이 계속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그를 점점 멀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그의 상태는 악화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김지하의 책임은? 


전  매우 크다는 입장입니다.


고문 후유증? 전 그 보다는 그 자신 본래의 지나친 독단적인 성격과  자의식 과잉의 소산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문인들에게는 흔히 있는 곤조, 지조, 뚝심 뭐라고 표현을 하던 , 그것들이 동시대 운동세력과 불화를 하면서 (즉 자신을 따르고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삐진, 그래서 동지들의 적의 입을 빌어  독침을 날리는 노인네가 제가 아는 김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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