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달에 '몸 보살피기'를 한다 해 놓고 하루 6시간을 못 자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앞으로 제 목표는 최대한 짧게 일기 쓰기.

 

 

2.

 

한겨레 21 '스마트폰(써서 정신이 괴롭다)' 특집기사와, 이코노미 인사이트 '우울증'관련 기사를 보고 생각나서 씁니다. 심리학자들이 밝히길, 인간의 두뇌는 애초부터 'mind-wandering'상태를 default mode로 가진답니다. 그러니까 잡생각 과다에 과거 미래로 생각이 슝슝 날아다니는 상태가 뇌의 기본 상태라는 거죠. 그리고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로 대중심리학 서적으로도 대박을 내신 하버드대 대니엘길버트 교수님은, 얼마 전 실생활 속에서 측정한 결과 mind-wandering한 상태에서 사람들이 훨씬 '불행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실험실 상황에서는 이미 밝혀졌던 사실인가봐요.) 교수님은 아이폰 앱으로 사람들을 낚은 후, 그네들한테 '지금 뭐함? 지금 잡생각 함? 지금 기분은? 등등 수시로 귀찮게 해서 자료를 잔뜩 모았답니다. 그 결과 기분 좋은 일을 하든, 기분 나쁜 일을 하든, 잡생각을 많이 할 수록 불행을 느꼈으며, 반면 일의 종류와 무관하게 잡생각 없이 집중된 상태에서는 행복감이 커졌아요. 그러니까, 실제 인간 기분을 실생활 속에서 측정해 본 결과 (근 8000명..), '마음이 이리저리 산만해져있는 상태'에서는 '불행하다'는 것이 관찰 된 것이죠.

 

그런데, '마음이 이리저리 산만한 상태'가 인간 뇌의 default-mode잖아요. 그러므로 석가모니가 말한 '인생은 고통이다.' 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인간 뇌의 default mode 자체가 '불행'으로 세팅이 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멀티테스킹을 요구하는 현대사회는 '안 그래도 부유하는 마음상태를 더 정신없게 만들어, 사람들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조건인거죠.

 

그럼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는 'mind-wandering'일 피하는 상태는 어떻게 달성해야 하느냐?  그 논문에서는 딱히 방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중'이 핵심이라는 것은 이야기되었어요. 사마타(집중)명상의 기본 로직은 마음이 집중할 곳이 있어야 떠도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숨이든, 신에 대한 사랑이든, 떠오르는 생각들이든, 집중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명상'은, 우리 뇌가 default-mode인 mind-wandering을 벗어나서 서서히 한 곳에 집중하며 잡생각을 소멸시켜나가게 하는 정통 훈련법인거죠. (명상이 어려울 만 해요. 뇌의 기본 세팅을 거스르고, 그걸 다른 방향으로 조금씩 조율해나가는거잖아요-_-) 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대상삼아 그것에 집중,  '몰입' 경험을 늘리는 것도 주효한 전략일 테고요. 

 

전 둘 다 하겠어요... 

 

 

3.

 

이코노미인사이트 2011.03호, 우울증 관련 기사 중 아주 조금만 발췌합니다.

 

http://www.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9 (기사 링크는 요기)

 

 

(....) '우울장애가 증가하는 주된 이유는 현대사회가 점점 더 짧은 주기로 성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은 작동하지 않아요. 그것은 그저 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에 불과하지요." 정신과 전문의 호이저 교수는 말한다.

(...)

한병철 교수....우울증이나 소진증후군 (우울증이라는 낙인을 미화한 동의어..라고 의사들이 꼬집고 있는 병으로, 의미는 단어 뜻 그대로임. 너무 일해서 피로에 쩔어 그 덕에 우울증이 생겼다하는, 피로우울증의 일종..)..현대의 능력 중심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고용주인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억압자인 동시에 피억압자라고 말한다. "일과 성취욕의 과다는 자기착취 수준으로 심화됩니다. 이것은 타인에 의한 착취보다 효율적이에요. 자기착취는 자율적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

모든 것이 가능해보이는 사회에서는 기대와 요구가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실패와 사회적 몰락에 대한 불안도 증가한다. 왜냐하면 이제 실패하는 사람은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친 자아는 동작을 멈추게 되는 것이라고 프랑스 사회학자 알랭 에랑베르그는 말한다. 에랑베르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새로 주어진 자유와 선택권을 더 이상 행복한 삶을 위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울증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

세계화 시대에 신속함과 완벽함, 영구적 대체 가능성은 유연성을 최대화하는 가운데 사회적 규범이 되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세계가 저 밖에서 점점 빠르게 돌아가고 있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후퇴 공간은 사라지고 있다....

 

 그러니까 뇌가 필요 이상 과도하게 일해서 그렇다고.. 스마트폰도 우울해지는데 한 몫 하고 있어요.

 

 

 

4.

 

그래서 전 지나치게 과로하고 있는게 팍팍 느껴지는 제 뇌에 휴식을 주기 위해 명상을 좀 하고, 빨리 자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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