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삶은 지속적인 투자와 그 투자 이상을 뽑아내는 영업력입니다


저는 빌붙어 사는 인생이라 투자 좀 할 요량으로 올해 봄 결혼반지를 팔아 500만원짜리 카메라와 200만원짜리 렌즈를 구입했습니다


영상제작 프로젝트는 얼추 잘 굴러갑니다


제가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연출이 똘똘한 전공자더라고요 


자기 지인(오늘 고백하더군요. 자기 남자친구라고)을 촬영감독으로 해서 팀원들이 함께 쓴 단편 시나리오 중에 한 시퀀스를 찍기로 했습니다


예산은 오십만원 정도인데 배우 섭외며 장소섭외 그리고 진행비를 제하면 남는 돈이 없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제가 카메라를 빌려주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연출은 카메라 기종을 물어봤습니다


쓸데 없는 욕심 때문에 결혼반지 카메라 기종을 이야기를 했고(그전에 썼던 130만원대 카메라 기종 말고) 그렇게 프로젝트는 진행이 될 듯합니다


옆에 같이 일하는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냐며 저를 안쓰럽게 쳐다보네요


그래도 아직까지 작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제 무의식 안에 자리잡고 있나 봅니다


저는 그저 카메라가 사고를 안나길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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