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맨날맨날맨날맨날, 즤집 창가에 와서 칭얼댄다는 꼬맹이가 바로 얩니다. 결국 포기하고 밥그릇과 물그릇을 만들어 매일

채워주고 있는데도, 밥은 밥대로 먹고 우는 건 그대로 울어요. 그게 자기 왔다고 칭얼대며 알리는 동시에 즤집 애들한테 놀자고

말 거는 거란걸 이제 확신하게 됐습니다. 고양이들 중에는 사람은 안 따르지만 같은 고양이는 무지 좋아하고 엉기는 타입의

애들이 있는데, 얘가 그 짝인듯. 결국 사람한테 입양보내긴 적합치 않은 성격이란 뜻입니다.

 

   얘가 하도 시끄럽게 굴고, 푼수떼기 첫째는 또 웅냥대며 그걸 다 대답하고 앉았길래, 사 두기만 하고 내내 묵혀뒀던 가슴줄을

꺼내어 첫째에게 씌웠습니다. 오냐 그래, 놀고 싶으면 엄마 허락 아래에서 놀렴. 이렇게요.

   근데 막상 내보내니 꼬맹이는 아랑곳없이 특유의 맹한 표정으로 털퍽 주저앉아버리는 우리 첫째. 얘는 애가 좀, 백치미가

있어요. 맹하고 멍하고 순하고 잘 먹고 퉁퉁하고 후덕하고 그런데 미남이고 운동능력 쩌는(?). 암튼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답니다.

얘만 델꼬 나가니까 안쪽에서는 둘째가 '왜 나만 남겨놔아아아아 다들 어디갔어어어어어' 하면서 웅냥대는데, 신경도 안씁니다.

 

 

보세요, '지금 무슨 일 있어?' 라는 얼굴. 심지어 데리고 나올 때 실수로 제가 쟤 꼬리를 문에 낑겨서 악!!!!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 직후인데도, 한점 짜증조차 얼굴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2년을 함께 살았지만 전 아직도 얘의 정체를 모르겠어요.

속에 뭐가 들었는지 원.

 

 꼬맹이는 첫째를 보자마자 난리가 나서, 얼굴 들이대고 부비고 애교부리고 싶어하는데, 사람인 제가 무서워서

잘 다가오지 못하더군요. 첫째는 여전히 그러거나 말거나, 라는 표정이죠.

  잠시 문앞에 저러고 철푸덕 있더니, 계단 아래 국화한테 다가갑니다. 다음은 꽃과 죠지 시리즈.

 

 

사람도 전혀 안 가리고, 뭔가 새로운 걸 보면 바로 코부터 들이대는 개녀석인데, 완전 사랑스러워서 찍는 내내 귀에 입이 걸려있었죠.

한 십오분쯤 이러고 있다가, 집에 들여보내고 둘째를 데리고 나와서 놀아줬습니다. 창밖 꼬맹이는 첫째든 둘째든 애들이 나오기만 하면

놀고싶고 참견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듯했는데 저때문에 가까이 접근하진 못하더군요. 으이구-_;; 꼬맹이랑 즈이 첫째랑 태비가 비슷한데,

생긴 거나 성격이나 참 눈에 띄게 다른 걸 보면서 참 신기한 녀석들이란 생각을 해요. 뭣보다, 제가 키우는 애지만 첫째가 가장 미스테리합니다.

그냥 먹부림 좋아하는 백치아들인것 같기도 한데, 가끔 보면 생각보다 똑똑한 것 같기도 하단 말이죠. 다섯번이나 집을 나갔었는데 다섯번 다

제대로 집을 찾아왔어요. 맹한 거 같기도 한데, 아닌 것도 같고. 끝이 없습니다 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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