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8 10:25
1. 7화까지는 정말 '와 미쳤어' 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극 몰입하면서 봤어요.
임팩트가 커서 그런가, 8~9화에서는 갑자기 확 죽어드는 느낌입니다.
물론 제가 9화의 반전을 어이없게 스포당해서, (인스타 'insight movie'라는 계정) 그런 것도 있지만.
2. 극중에서 '공평' '평등'을 언급하는데, 이 게임이 과연 공평한가요?
초반부는 노력이나 두뇌(잔머리)를 쓰는 점이 보이지만, 스페셜 게임에선 대놓고 물리적 강자에 유리했으며,
후반부 게임, 특히 일반/강화유리 위로 뛰는 거는 그냥 순전히 '운명' 아니었나요?
20년 유리 기술자 마저도 헷갈린 데다가, 그 자가 유리를 판별하려 하니 대장이 불까지 꺼버립니다.
게임하다가 열받아서 경쟁자를 밀쳐 죽여버려도, 전혀 '반칙'이 아니고 '승자'가 됩니다.
이게 '평등'이라구요? 아니면, '그만큼 결과중심적이고 세상은 원래 ㅈ같아'를 보여주는 걸까요? 그거겠죠?
3. 중요한 건, 2번의 공정함이 무시되는 순간, 그간 봐왔던 무수한 감초 조연들에 감정이입된 게
엄청나게 허무하게 무너진다는 겁니다. 그들이 살려고 투쟁하고 버텨왔다면, 그들 노력에 맞게 살아야죠.
'넌 꼭 살아'라고 대신 죽어까지 줬는데, 그 대신 산 아이는 칼에 찔려 죽어요. 뭐 이렇게 잔인해요?
모든 조연들과 주조연들이 죽습니다. 그렇게 다 죽일 거면, 8화 동안 내내 몰입하고 개고생하며 끝내버린 게임들은요,
그걸 본 시청자들은 그에 대한 감정적 보상을 받나요? 최소한 결국 얘는 살아났구나, 라는 게 있어야죠.
결국 오락성 영화에 불과했던 건가? 란 생각까지 들었어요.
4. 꼭 단 한 명이 우승해야 할 정도의 상금이었나요? 456억, 10명이 나눠 가져도 엄청난 돈 아녜요?
10명 안에서 순위를 매기고 1등에 100억 주고 나머지 차등적으로 줘도 되지 않아요?
꼭 단 1명에 몰아주기 위해 죽고 죽이고 해야했을까요?
5. 정 들은 감초 조연들이 다 죽어버리면 시즌2는 무슨 재미로 봐요?
아니 잠복 경찰 준호(위하준)은 심지어 친형이 왜 죽여요? 무인도니까 방 안에 가둬도 되잖아요.
6. 이병헌의 미스터 션샤인과 똑같은 투의 연기가 전 식상합니다.
모든 발음에 혀를 굴리는 그 영어 발음도 그렇고요. 이 분은 의외로 희극에 특화된 분 같은데, 그렇게 활용되지 못 하는 거 같아 아쉬워요.
7. VIP들을 모두 서양인으로 구성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자본주의에 있어서 가장 최상위자, 제국주의를 대변한 거였을까요.
이들의 최악의 연기가 해외에서 화제라네요.
8. (이정재는 뭐 워낙 유명하니 배제하고) 정호연, 김주령, 허성태, 박해수, 이유미, 오영수의 연기에 박수를.
특히 정호연은 서구팬들이 좋아할 이유가 있어요. 연기도 가장 자연스러웠지만 성형기 없는 동양적인 외모에
흩뿌린 듯한 주근깨까지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 그래도 결론은 전 전반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훌륭한 아이디어였구요.
참가자들이 무고하게 납치돼서 억울하게 갇혀 온 게 아니라, 반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거기서 인간의 악함이 어디까지 나오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2021.09.28 10:47
2021.09.28 11:44
7. 중국말을 하고 두보의 시를 읇는 VIP가 있었습니다
2021.09.28 12:53
1. 착오했어요. 9화까지죠. 8~9화로 정정했어요.
2. 결국 '드러운 세상'을 보여주는 게 주제라는 건데, 제가 한 말은 그걸 느끼기에 과정이 너무 길고 처참했다는 겁니다.
3. '당연히'일 필욘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할 말이 없네요... 전 이 작품을 작품성+오락성을 겸비해서 좋았다고 생각하고 보고있었거든요..
4. 최소한의 미덕도 없어보이는 게 좀 과했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고정 조연인 선했던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감정)
7. 백인이었는데요? 중국인 한 명 빼곤. 의미가 갈 수 있죠.
한국 배경인데 유일하게 VIP는 전부 서양인들입니다. 백인들의 편에서 불편할 수도 있죠 충분히
2021.09.28 11:11
2021.09.28 12:54
억양 얘기가 아닌 '발음' 얘기였어요. 이병헌의 영어발음은, '잘 하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는, 잔뜩 멋부린 느끼하고 어색한' 발음이에요. 중국 얼화처럼 r 발음을 너무 넣습니다.. r발음만 싹 빼면 좋아요.
2021.09.28 11:50
극중에서 말하는 공정, 평등은 당연히 이율배반적인 의미로 쓰인거죠. 오징어게임은 끝까지 안봐서 모르겠지먼 모태가 된 카이지에서는 ‘공정한것처럼 말하지만 불공정한 게임이고 그게 세상’이라는게 주최자의 의도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카이지가 그런 불공정을 극복하면서 사실상 다른 게임 참가자가 아닌 주최자와 싸우는 설정입니다. 상식적으로 ‘세상은 원래 ㅈ같아’ 라는건 게임주최자의 의도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겠죠.
2021.09.28 13:50
영화가 결국 그걸 보여주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거든요ㅎ 막판에
2021.09.28 12:50
말씀하신 외국인 VIP 배우들이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보려고 했는데 imdb의 캐스팅 리스트에 온통 외국인들이라서 진짜로 외국인들이 주연으로 많이 참여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어 더빙 보이스 캐스팅을 주연 배우들로 전면 배치했군요. 보니까 오늘은 주연 배우 이정재는 그래도 제일 앞으로 올렸던 것 같은데 나머지 배우들은 여전히 제일 뒤쪽으로 밀려있네요. 대체 IMDB는 왜 그랬을까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오해하기 딱 좋겠네요.
https://www.imdb.com/title/tt10919420/fullcredits?ref_=tt_ov_st_sm
2021.09.28 13:21
그 얘길 예전에 제가 글로도 썼었죠. 그나마 최근 이정재가 상단 올라온 거는 제가 imdb에 contribution 해서 그렇습니다. 조연배우들도 열심히 상단 노출 요청했는데 (은근 빡센 작업) 이것들이 적용을 안 하네요? 지들 보이스 더빙 액터를 올리고 먼나라 원배우는 몰라도 된다는 건지
2021.09.29 10:34
컨트리뷰션 감사합니다. 은근 부아가 치밀어서 다른 예가 있나 찾아봤는데 유독 오징어 게임만 그렇습니다. 영어 더빙판이 있는 '앨리스 인 보더랜드'에는 목소리 연기자의 리스트가 아예 없고 '사냥의 시간'도 목소리 연기는 뒤로 밀려있으며 목소리라고 표기라도 되어 있는데요. 유독 오징어 게임은 목소리 배우들이 모두 전면 배치된데다가 목소리 연기라는 표기조차 없습니다. 심지어 이정재를 제외한 주연급 배우들 조차도 'additional voice' 연기자들보다 뒤로 밀려있고 캐스팅은 크레딧 순서대로라고 하고요. 항의하는 포스팅도 여기 저기에 여러개가 있는데도 수정이 안되는 걸 보면 1) 영어 더빙판에 진짜로 목소리 연기자들이 크레딧의 가장 앞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나 2) 누군가가 고의로 정보 수정을 방해하고 있거나 같습니다. 거기에 imdb 정보가 외국의 영화 데이타베이스에도 카피되며 오류가 확산중입니다. 대체 목소리 연기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주연급 배우들을 제치고 크레딧을 주려고 할까요?
2021.09.30 19:46
저도 이게 뭐라고 열이 받아서 거의 한시간 내내 수정요청 하다가..휴
근데 고의로 그랬다기보다는, 이게 굉장히 '자발적 에디션'이라서, 어려운 이름의 한국배우에 대해 문외한인 미국 어느 사람이
그냥 보이스 액터로 올린거 같아요. 얘가 아니라 얘가 맞아라고 설명을 해도, 이새끼들이 한국배우가 다 거기서 거기처럼 생겨서 나를 못 믿는건지 잘 수정 안 해주네요. 이런건 넷플 코리아나 제작사가 나서야죠.
2021.09.28 12:54
-저도 9-10화는 좀 심심했어요. 그리고 참여자들, 특히 초반에 주인공 사연 깔아주는 에피들은 거의 보질 않았습니다. 솔직히 좀 불쾌했어요. 주인공 가족 캐릭터를 너무 기능적으로만 쓰더군요.
-게임에서의 공정은 말장난이죠. 호스트 말 한마디에 판이 바뀌고, 최종적으로는 참가자들과 동등한 리스크를 지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요즘같은 시대에 약관이 말도 못하게 허술하죠. 깨알같은 약관이 수십줄은 있어야 할 것 같던데 말이죠. 실제론 '사기'에 가깝다능. 너네가 '자유의지'에 따라 '합의'한 거니까 뭐든 괜찮다는 식의 자유주의에 대한 나름의 비판을 하고 싶었던 듯 하지만 후반부 인간에 대한 믿음 운운하면서 뭔가 주제가 얼크러진 인상을 받았습니다. 빌런에게 어설픈 개똥철학 덧대어주기.
-암튼 이런 맥락에서 승리자는 단 한명이어야 했을 거에요. '공정'하게 경쟁한 오디션 프로의 최종 우승자가 1명일수밖에 없듯이요.
-주요 인물들 연기는 대체로 괜찮았지만 잠복 경찰 연기는 별로였고, 김주령 배우 연기는 좀 오버 리액팅이었다 생각. 이 부분은 디렉션 문제였다고 봅니다. 이병헌은 역시 연기는 잘하는구나 라고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영어 대사 연기는 감별할 능력이 안되고, 가면 벗은 후의 연기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선을 잘 지키는 연기.
2021.09.28 13:25
- 사연이 깔려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목숨까지 걸면서 2번이나 제 발로 가는 동기부여가 되겠죠.
- '그새끼들'의 말장난이란 건 아는데, 제가 말씀드린 건 시청자 입장에서의 '최소한의 편한 마음'이랄까요.
- 1~10등에 차등적으로 상금을 배분하는 것 역시 공정인데요?
- 김주령 배우가 오버하듯 보이는 건 연극배우라서 그렇습니다. 근데 그게 극에 재미를 주고 몰입을 줬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전 이병헌이 무슨 연기를 잘 했는지 모르겠어요. 연기를 잘 했다고 할만한 감정표현이나 껀덕지도 없었거든요.
2021.09.28 14:41
2021.09.29 15:16
디렉션이기도 하고 그 캐릭터 성격이 제일 큰 이유 아닐까요?
그걸 그 배우가 잘 하는 거기도 하고. 그리고 충분히 연극적이죠.
특히 김주령 씨는 영화나 TV보다 연극을 주로 했어요.
2021.09.28 14:05
9화의 반전이라는 게 설계자의 정체와 관련된 내용일까요?
비슷한 장르물에서 종종 나오는 패턴이고 약간의 복선으로 보일만한 구석도 있어서 중간에 "누구누구가 어떤 사람 아닐까"라고 같이 보던 사람에게 이야기했는데
반전때문에 재미가 반감되셨다니 저도 같이 본 사람이 김새개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네요ㅠ
전 사실 이 드라마는 1-2회도 별로였어서 막 몰입해서 본건 아니지만
워낙에도 시리즈물이 막화까지 긴장감 몰입감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 같기는 합니다. 오히려 막화때 대차게 망한 것들도 꽤 있는 걸 생각하면 밍밍하게 끝난 게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요ㅎ
2021.09.28 16:52
네 설계자의 정체요.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더니 안 죽은.
충분히 눈치 못 챘었을 수 있을 거 같았어요~
2021.09.28 14:09
오징어 게임 1화를 보고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랑 같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안 봤는데 인기가 올라서 다 봤어요. 그러면서 신이 말하는 대로를 보고 느꼈던 건 미이케 다카시가 만들었는데 이런 형편없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시대가 됐고 이제 일본 영화는 게임 대본을 써도 재미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그것과 같은 드라마를 만든건가 싶어 1화만 보고 접었는데... 우리의 클리셰라고 하는 것이 빠진 일본 영화와의 차이가 느껴져요. 일본영화가 오징어 게임같은 우리의 클리셰를 버무렸다가는 사람들이 보지를 않겠구나. 어쩌면 영화제작을 못 할 수가 있겠다 싶으니까 아예 그런 말도 안되는 대본의 영화가 나왔나 싶어요.
오징어 게임같은 자본가의 유흥으로서의 데스매치 스토리는 2009년 전후로 미국과 영국등의 b급 영화에서 몇 작품이 나왔는데 눈요기용으로 봤던 기억이 있어요. 킬러들이 생존게임 하는 '토너먼트'나 fps게임을 실제로 하는 '게이머'같은 거나 다른 것들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것 같은데
일본 영화는 자신의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강력한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우연히 뽑혀와서 죽게 된다는 설정이 다르죠. 베틀로얄도 마찬가지로 재수없게 뽑혀 와서 데스매치 하잖아요. 현실적인 설정을 넣으면 오징어 게임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데 일본은 일부러 그런 것을 제거해 버리죠. 그런 설정을 넣지 못하는 분위기, 극장에 걸리고 싶으면 빼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어느 가족'으로 칸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아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칼럼속에 일본인들의 공기에 반하거나 일본은 기생충: 반지하 가족이 살지 않는 나라이다라는 것을 거스르는 설정을 넣어 버리면 안되는 곳이기 때문에 같은 데스매치 대본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 싶어요.
2021.09.28 16:55
네 맞아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본인이 참여한 데스매치였다는 점에서 좋은 발상이었다고 생각해요.
관련해서 내용 보충했어요. + 이병헌 씨 얘기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정정 좀 합니다.
1. 10화까지 있었나요?
2. 공평, 평등은 게임의 말들 사이에서의 룰이겠죠. 그리고 VIP가 이것이 공정이다 하면 공정이 되는 거구요.
1화에 무궁화~ 게임떄에 사람들이 죽는 거 보고 참가자들이 기겁했었죠. 이건 승자의 상금만 알고 패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건데, 공정이라니요.
3. 당연히 오락성 드라마고 사람들이 많이 보면 성공인거죠.
4. 2에서도 언급했듯이 참가자들에게 자세히 알지 못한체 서명을 한 것들이 많은데,
게임의 패배는 죽음이라는 것과 1명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거죠.
(역대 우승자를 보면 항상 1인이었어요)
5. 우습지만, 이것도 공정 평등을 위한 것이라 할수있죠. 전향해야 예외라고 우기며 살릴수 있으니까요.
7.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모두가 백인이었다고 확신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백인이든, 골고루 섞이든 이것에 뭔 의미를 두려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군요.
백인들의 편에서 불편한 건지, 그 반대편에 서서 불편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