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20:17
다들 보시려고 벼르고 계시겠죠. 고민하지 마시고 목록에 올려둔 것들 중 1순위로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감독 전작을 좋아하시거나 호러 장르 좋아하시면 강추합니다.
처음엔 스티븐 킹 소설 드라마화 한 건 줄 알았습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강한 정서가를 가진 인물들이 나오고 시골 커뮤니티에 기독교가 나오고 그래요. 그 밖에도 나올 거 다 나와요. 몰락해 가는 외딴 시골, 후회와 죄책감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젊은이와 갈등하는 가족, 임신으로 삶의 희망을 찾은 여자, 큰 죄를 짓고 그 동네 왕따가 된 진상과 그 피해자, 그리고 그 마을에 부임한 젊고 유능한 신부와 광신도 한 명이요. 초반에는 특히 청소년 무리의 가벼운 일탈로 시작하는데 처음엔 얘들이 주인공인 줄 알았어요. 복고풍 포스터도 그렇고 '그것' 처럼 친구 무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티븐킹 원작 드라마인가보다 했네요.
서서히 빌드업하다 마지막에 강하게 터뜨리는 스타일입니다. 다 쓰러져 가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얽힌 관계와 인물들의 감정이 중반부에 위치하는데 이 부분의 드라마가 너무 좋더라구요. 저는 특히 5화는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것 같네요. 중반부의 드라마가 워낙 좋아서인지 호러 파트가 정말이지 스며들듯이 상승하는 느낌이었어요. 전형적인 장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살짝씩 빗겨가는 이야기 솜씨도 아주 좋고, 호러도 굉장히 세련된 연출이었네요. 7회가 진행하는 동안 여러 장르를 거치기도 해서 인상적인 장면이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느슨한 호흡과 다르게 상당히 타이트한 구성이었어요. 시리즈 물의 장점을 아주 잘 살린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온갖 감정이 뿜뿜하다가 마지막을 맞는 드라마를 보니 사라져야 하는 것은 사라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슬퍼졌어요.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지만 반종교적인 영화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교인이라면 오히려 깊은 사색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한 번 정도 다시 보고 싶습니다.
2021.09.28 01:18
2021.09.28 01:41
전작들을 다 챙겨보진 못했는데 힐하우스의 유령에 대해 어렴풋 남아있는 기억으론 비슷한 감성으로 보다 탄탄해진 이야기나 연출 솜씨로 볼 때 이 작품이 작가로서 분기점이 될만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2021.09.28 03:45
스티븐 킹과 정말 접점이 많죠? 종교를 정말 역겹게 이용하는 주요인물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종교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정말로 따뜻해서 인상적이었어요. 그 보트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정말 예상하지못했지만, 생각해보면 그 인물의 성격과 일관된 선택이어서 논리적이었죠. 좋았었는데, 표현을 못하겠던 부분들을 잘 집어주신 리뷰정말 잘 봤습니다.
2021.09.28 08:31
공감 포인트가 있다니 뿌듯하네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이 참 따뜻한 사람인 것 같은데 호러 전문이라니 재밌어요. 보트 장면 정말 최고였습니다. 이전의 빌드업과 대비되어서 더 그런 것 같구요. 그렇게 흐를 줄 전혀 생각 못했네요.
2021.09.28 08:41
전 이제 에피소드 4까지 봤는데, '힐하우스'나 '블라이저택'보다 개인적으론 더 취향에 맞는 것 같아요.
쓸쓸하고 애상적인 분위기가 아주 취향 저격인데요. ㅋㅋ 오늘 퇴근하고 볼 5화도 기대하겠습니다.
2021.09.28 09:12
저도 그랬지만 정서가 맞는 사람들에겐 꽤 치명적인 거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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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또 믿고 보는 넷플 정직원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이군요!!! 닥터 슬립이 더 흥했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샤이닝이 그렇게 명작으로 칭송받아도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그런가봐요 후광효과도 별로 못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