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13:29
위대한 수업이야기입니다
논란이 있는 석학이 강연을 한다고 기독교계에서 방영중지를 요구했는데 EBS가 근거없는 비방이라며 무시를 했지요
1.
주디스 버틀러는 성기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사람이에요
자신의 정체성과 궤를 같이 하죠
트렌스젠더 입학 철회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가 된 재학생들의 입학 반대에 대해서 반대를 하였죠
근친상간에는 불법적인 것과 불법적이지 않은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했다는데
그 전제로 약자의 신체적 억압이 있지 않고 자유롭게 성을 선택할 수 있어야 불법적이지 않은 근친상간이 존재한다는 거에요
근데 약자의 신체적 억압이 없다는게 가능할까요?
실제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불법적이지 않은 근친상간이란 것이 있알까요?
불가능에 가깝지만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성기중심주의적 사고라면 절대 불가능한 사고입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그 점을 비꼬와서 이야기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논란을 보면서 옛날 소설 장정일의 [중국에서 온 편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진시황의 아들이 진시황에게 내쭂김을 당해 변방으로 가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쓴 소설이지요
변방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그 지방 장수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둘이서 남색을 벌이죠
남색을 벌이면서 진시황의 아들은 아버지를 생각하죠
유사 근친상간이자 동성애입니다
굉장히 파격적인데...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과 오묘하게 겹치는 구석이 있습니다
하여튼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은 철학자들의 사고실험에 가깝습니다
절대 일어나지 않을 상황을 상정하고 그것의 빈구석을 찾아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일반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이런 황당한 생각이 어디 있냐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철학자의 주장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2.
오히려 저는 리차드 도킨스의 우생학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고실험인데 소와 돼지도 더 우유가 잘나오고 고기가 부드러운 품종으로 개량하는데 인간이라도 안되란 법이 있느냐라는 것이죠
비판을 받자 우생학이 확실히 존재하지만 인간에게 적용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죠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것으로 들리네요
실현되는 세상이 된다면 리차드 도킨스는 두발벗고 실험을 할꺼에요
히틀러가 그랬고 현재까지도 우생학적 사고로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지요
앞의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결론이에요
사고 실험이더라도 위험한 실험이 있고 생각조차도 하면 안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1.09.27 13:37
2021.09.27 13:47
1.
전형적인 성기중심주의적 사고네요
권력이 남자에게 있고 그것이 성기에서 나온다는 것이죠
실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데 그 부분을 사람들이 헷깔려하는 것 같아요
철학자는 그 부분의 맹점을 지적하는 방법으로 이 사고 실험을 쓴 것 같아요
2.
생각해보니 이것도 힘의 논리네요
힘의 논리를 신봉하는 것에 반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 것 같아요
2021.09.27 13:59
1. 권력은 강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 강함의 종류는 여러가지지만요 단어 자체가 권력인걸요
2. 철학 자체가 싸워서 남은 찌꺼기인걸요 논쟁하지 않는다면 그냥 사상일 뿐입니다 네 속을 뒤트는 피튀는 배틀을 붙으면 적어도 이틀은 비틀비틀거려야 철학인거죠
2021.09.27 14:04
2021.09.27 14:18
수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입학하려던 학생이 입학 취소를 할 정도면 일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성기중심주의 사상은 가부장제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분파에도 존재하지요
2021.09.27 14:49
2021.09.27 22:46
저 사팍님...웬만하면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버틀러가 다룬 것은 '근친상간'이 아니라 '근친애'입니다. 프로이트가 우울증 이론에서 정립한 '오이디푸스 코플렉스'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대상애를 어머니와 아버지로 확장하며 젠더 우울증을 분석했습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젠더 이론가들은 철학, 정신분석학, 문화, 언어, 역사, 의학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며 연구 합니다.
어디서 뭘 보셨길래 '불법'이란 어휘까지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이비에스 홈페이지까지 다녀 왔지 뭡니까.
정신분석학 개념인 '근친애'와 '소아의 성 욕구'가 '근친상간'과 '소아성애'로 바뀐 현장을 직접 확인하니....제가 다 부끄럽네요.
2021.09.27 22:58
"when incest is a violation, suggesting that I think that there may be occasions in which it is not. Why would I talk that way? Well, I do think that there are probably forms of incest that are not necessarily traumatic or which gain their traumatic character by virtue of the consciousness of social shame that they produce."
"근친상간을 불법으로 규정했어도, 나는 근친상간이 불법이 아닌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근친상간이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있고 또한 근친상간은 그것이 야기하는 사회적 수치에 대한 인식 때문에 정신적인 충격의 특성을 가지게 된 형태가 있다고 생각한다."
2021.09.28 00:03
아...퇴근 후에 영어 사용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덕분에 또 구글 검색 했네요.
우선, 제가 윗 댓글에서 말 한 것과 달리 버틀러가 '근친상간'이라는 어휘를 '위법'이라는 어휘와 함께 사용한 건 확인 했습니다.
언급하신 문장의 정확한 인용은,
So I keep adding this qualification: "when incest is a violation," suggesting that I think that there may be occasions in which it is not. Why would I talk that way? Well, I do think that there are probably forms of incest that are not necessarily traumatic or which gain their traumatic character by virtue of the consciousness of social shame that they produce.
근데 저 문장이 들어간 문단은 읽어 보셨어요? "Why would I talk that way?"를 알려면 최소한 문단은 읽어야 될 것 같은데요. <Undoing Gender> p. 157입니다.
2021.09.28 10:51
근친상간이든 근친뭐시깽이랑 트랜스젠더 얘기가 성기중심이 아니라고요?
주디스 버틀러 맘에 안들어요.
아가페적 사랑에 대해 논의했으면 성기중심이 아닌 성기를 초월한 고귀한 사랑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아 그러고보니 플라토닉 러브도 같은 부류인가요
1. 누나와 남동생이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아직 힘이 비슷하다면 신체적인 억압은 없겠죠 하지만 누나와 남동생간에 흔히 나타나는 정신적 억압은 가능할 것 같지만요
2. 우생학은 뿌리가 깊은 것 같아요 서양문화는 플라톤이 뿌리 같은데 이 사람들 자기 기준에 안맞는 사람들 학살하자고 나섰던 사람이었던 것 같구요 문화적인 뿌리가 그렇다보니 그런 생각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조상님의 공덕이 부족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