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9 23:01
이번주 일요일에 촬영이 잡혔습니다
제가 진두지휘하는 프로젝트인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이어서 촬영에 직접 참여하는 인원에게만 공지를 하려 했습니다
근데 전체 직원들에게 공지를 하자며 같이 일하는 지위가 비슷한 동료가 제안을 하네요
일머리를 보자며요
만약 홍보 마케팅 담당 직원이 센스가 있다면 잠깐이라도 와서 홍보 관련 사진을 찍을거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냥 오라고 하자고 했지요
그러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날 선배가 담배 심부름을 시킵니다
후배는 담배를 사오는데 계속 선배가 다시 사오라고 합니다
그거릴 수차례
후배는 열이 받아 왜 계속 담배 심부름을 시키냐며 따졌답니다
선배 왈
담배만 사오면 어떻게 피냐며 같이 라이터나 성냥을 사오는 센스가 없어서 그랬다고 말하며 핀잔을 주었답니다
그러면서 담당 직원이 어떻게 나오나 일머리가 있나 보자며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음...
저는 좀 어이가 없었죠
갑질인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 사람과 같이 일한 햇수가 오년인데 요즘 들어 많이 변한 것 같더라고요
을의 입장에서 갑의 입장으로요
근데 한편으로 이해도 갔어요
일주일 전에 출장가서 저한테 일의 범위를 하나하나 쪼개서 핸드폰 메모장에 써서 저를 보여준 것이 기억났거든요
일을 진두지휘를 하게 되면 답답한 캐릭터가 있습니다
계속 자신이 해야 되는 일의 범위를 정하려 하고 그것만 하려는 사람이죠
센스있게 좀 더 넓게 보고 조금만 더 다른 방식으로 해줬으면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그것을 바랄 수 없죠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저도 밑에서 일했을 때는 시야가 좁고 해야 될 일만 급급해서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위치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담당자는 좀 더 넓게 보고 더 친절하게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설명을 해야 해요
그것을 센스있게 알아서 한다는게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요
그래서...
함정을 파놓은 직급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넌지시 홍보 담당 직원에게 부탁을 했어요
일요일에 전체 다 있을 필요는 없는데 잠깐 와서 홍보 사진을 찍어 달라고요
2021.09.09 23:34
2021.09.09 23:43
어이 없는 예를 들면서 자신이 20대에는 후배 입장에서 선배를 욕했는데 지금은 선배 입장이 더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동아리 형태의 협동조합에서 직원을 뽑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시기에요
그만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필요한 때이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을 찾는게 쉽지는 않지요
사람은 변한다는 것을 오늘도 느꼈네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일당 대신 휴무를 주기는 합니다
그래서 부탁을 했어요
일 있으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고요(그게 밑에 사람 입장에서는 갑질로 작용하는 것을 알지만... ㅡ,.ㅡ)
2021.09.09 23:54
애매한 개념이긴 해도 일머리가 필요하긴 하지만 저 일화에 나오는 저런 건 일머리라기보다는 노예근성에 가깝지 않나 싶네요. 개인적인 억하심정이 올라오는 예시군요.
2021.09.10 00:06
다른 직원이랑 지방 출장중에 생긴 일인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에 자신의 업무를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저한테 보여주더군요
그러면서 이것만 하면 되냐고 묻는데...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어요
일머리가 없다기 보다는 그런 행동이 책임 회피로 느껴졌고 프로젝트 준비할 때 뭘 들은거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로 든 이야기는 심하게 편향되어 있다고 저도 느껴요
모 아니면 도거든요
이래도 저래도 말이 많을 예이죠
2021.09.10 07:30
2021.09.10 09:38
맞는 이야기에요
정말...
알아서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 요행을 바라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같이 일할 생각이 없이 행동하는 하급자는 빨리 헤어지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그냥 저는 경비나 하는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ㅠ,.ㅠ
2021.09.10 09:59
아정말 일머리, 눈치, 센스 및 그것들 운운하는 사람들 극도로 혐오합니다!
저라면 일머리보자는 사람몰래 홍보담당 사람한테 오라고 할까 생각해봤는데 옳은것 같지 않네요. 그냥 드러내놓고 얘기하는게 좋겠어요
2021.09.10 10:12
2021.09.10 10:31
사팍님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울지마세요
2021.09.10 10:44
담배 사러 보내면서 라이터까지 바라는 건 일머리 판단기준으로 삼기엔 좀 그렇네요. 물론 센스있는 사람이라면 '라이터도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보긴 했겠죠.
헌데 일머리라는 건 분명 있어요. 어느 직장이나 돌발 상황, 매뉴얼에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그 때마다 상급자가 지시하지 않아서, 매뉴얼이 없어서, 내 일이 아니라서 이렇게 나오면 일하기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사태를 해결해 내는 친구들은 분명 있지요. 혼자 일을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이러이러한데 어떻게 할까요?' 상급자에게 명확한 지시를 요구하는 것도 일머리죠.
제 경험상 그런 '일머리'가 뛰어난 사람들은 자기 일을 사랑하고 정말 재밌게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고 결국 그런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2021.09.10 11:15
보통 타율성과 자율성을 따져서 일머리를 구분하는 느낌인데, 자율성도 강해지면 알아서 하다가 이상한 일까지 저지르곤 하죠. 중도 이야기 나오면 이미 입맛대로 적당히 잘하라는 말이 되버리는 것이고... 위에서 많이 말씀하셨지만 상급자 입장에서 더 편하게만 된다면 일머리 좋다는 말 들을 수 있을듯 합니다. ( 그만큼 하급자가 알아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뿐이지만... )
본문에서는 사팍님이 일머리 좋게 문제를 해결하신듯 하네요. 휴.
2021.09.10 11:21
동료분이 하려는 일종의 테스트... 물론 상급자 입장에서 직원들의 근태를 다방면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더로서 직원들의 성향, 직무능력을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직원의 일머리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홍보관련 사진을 못 찍어도 그만이라는 마인드가 댓글을 달게 하네요. 득실을 따지자면 뭐가 우선인지는 뻔한건데...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판단해야 할 것을 손실을 보는 걸 감수하면서 진행했다는 것은 그냥 자격미달입니다. 그런 상급자를 좋아하는 직원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요. 권위적이며 프로패셔널한 척하는 가면을 쓰고 직원 평가놀이하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는 마이너스일 겁니다.
2021.09.10 12:16
댓글을 보니 반대로 상급자의 일머리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네요
하급자만 일머리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지요 ㅠ,.ㅠ
동료분이 자기중심적이군요.
예로 한 이야기도 어이가 없구요.
직원들이 그 동료분의 (군대조직같은) 부하인가요?
미리 업무를 알려주어서 준비하게 하고 필요한 인원만 불러야 하지 않나요?
다 나름의 생활이 있을텐데요. 일당 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