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후에 육체적인 존재도 시간 개념도 없으나 자기 자신에 관해 숙고하는 기억만 남아서 계속해서 자신의 행동을 집요하게 기억하며 끝없이 심판한다면 그게 지옥이 아닐까요.

오늘 읽은 필립 로스의 '울분'(문학동네)에 그 상황에 처한 인물이 화자로 나옵니다. 갓 스물에 한국전쟁(!)에서 죽은 인물인데 정말 바른생활맨입니다. 집 떠나 대학에서 맞닥뜨리는 몰이해의 환경 속에서도 나름 최선을 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듯이 자신에게 정직할수록 일은 점점 꼬입니다. 이런 인물이 지옥에 갈 일이 뭐 있을까요. 아마도 과거 회상만이 존재하는 삶이란 죽음과 유사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길이가 짧은 편이라(240p정도) 분량의 부담도 없고, 즐거운 내용은 아니지만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필립 로스의 소설처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서민 출신의 부모 아래 성장 과정이 나오고 거기에 미국의 소도시 대학 사회의 보수성, 채플 교육 이런 내용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읽기 전엔 노년의 이야기인가 했더니 아니네요. 가볍게 읽기 좋아 추천.


Lunagazer님 게시글 보고 '폭군이 되는 법' 봤습니다.

여섯 명의 독재자들을 '폭군이 되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면, 있는 걸로 치고, 거기 지침에 의하면 폭군 되려면 이러이러해야 하는데 이 인간 예를 들게, 라는 식으로 소개합니다. 

역시 북한 삼대 얘기가 반가울 일은 아닌데 반가왔고 보면서 새삼 우리민족은 눈물이 많구나 다시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가 '누구라도 폭군이 될 수 있다'인데 그건 잘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폭군을 원하게 되는 상황에 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게 되는 상황....음 무섭네요. 

길이도 짧아서 부담 없이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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