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4 13:45
- 정치 잘 모르고 사실 관심도 많지 않은 사람이 적는 매우 얄팍하기 그지 없는 제 멋대로 인상 비평 글입니다. 애초에 제 글이란 모두 바이트 낭비니까요.
1.
이준석이라는 사람 그 자체는 분명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지니어스' 애청자였던 사람으로서 상당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머리 좋아요 이준석.
'무선 이준석 선생'이라고 놀리는 표현들을 예전에 많이 봤는데, 결과적으로 현상황에선 그 무선 경력이 이준석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죠.
진작에 국회의원 당선되어서 구킴당 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상큼한(?) 이미지는 갖고 있지 못했겠죠. 사람들이 싫어하는 국힘당의 그 낡은 이미지가 없잖아요.
나경원 옆에서 패스트트랙 몸싸움하고 드러눕는 거 사진 찍혀서 인터넷에 돌고 그랬다면... ㅋㅋ 전화위복이랄까요.
다만... 뭐 언론에서 워낙 띄워주다보니 참신하고 멋진 걸로 예쁘게 포장이 되고 있지만 근래에 이준석이 내놓아서 화제가 된 발언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냥 국힘당 계열에서 예전부터 하던 얘기들이고 디테일 면에서 딱히 업데이트된 부분도 없어요.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 경쟁 강조와 민영화 추구. 중국에 거리를 둬야한다. (그리고 미국&일본과 친해지자) 등등 모두 수십년 묵은 구킴당 계열의 전통 떡밥들이죠.
화제도 되고 나름 신선하단 평을 들었던 건 대변인 토론 배틀인데... 이건 구킴당 컨셉은 아니지만 사실 바른미래당 시절에 이미 했던 것 재활용이었구요.
그나마도 그 대변인들이 어제 사고를 쳤다고 본인이 그러고 있네요.
그래서 '나이'를 제외하면 이 양반이, 그리고 이 양반이 내놓는 컨텐츠들이 뭐가 신선한 건지, 뭐가 새로운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이런저런 사안들에 대해 나름 심층적으로 이야기하는 인터뷰도 몇 개 읽어봤는데 오히려 이 양반 아직 내공은 얕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구요.
뭐 좀 더 두고 보면 뭔가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대선 시즌이 지금 개봉박두 상황이라 아마 앞으로 1년간은 뭘 더 보여주기도 어려울 것 같구요.
그냥 언론사들이 작정하고 띄워주면 이렇게 좋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https://www.chosun.com/opinion/journalist_view/2021/07/02/44ERT3XU5NGTPJT5EYLIHIT2Q4/
정치인에 대해 이런 기사를 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이 대표는 10년 전 정치 입문 때부터 거침없는 말투로 “싸가지 없다” “건방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당대표가 된 이후 그와 함께 일하는 인사들 중에서 그런 평가를 하는 이는 보지 못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제1 야당 당수가 되고도 들뜨지 않는 이유가 지하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이날 ALC 개회식은 이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첫 만남 자리로도 화제가 됐다. 현장에서 본 이 대표의 양복 상의 뒷부분은 심하게 구겨져 있었다. 상계동 자택에서 백팩을 메고 홀로 지하철을 타고 오는 동안에도 출입문에 기대 서 있었던 것 같았다."
크윽... 준스톤, 당신은 도덕책!!!
2.
이재명은 참 재밌는 캐릭터입니다. 음. 좀 위험한 발언이죠?
그냥 유체이탈해서 '난 지금 드라마를 보는 거다...' 라고 생각하고 보면 지금까지 이만큼 재밌는 정치인도 별로 없었어요.
일단 역대 대통령 후보... 로 언급되는 사람들 중에 이렇게 적나라하게 불건전한 사생활이 진작부터 그냥 오피셜로 까발려진 사람이 없었죠.
또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에서 계속 유력 인사로 존재했으면서도 이토록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확고하게 박힌 사람도 별로 없었구요.
사실 그냥 '이미지'가 아니죠. ㅋㅋ 지금도 당 주류의 분위기는 이재명 눌러 앉히고 다른 후보 내는 거잖아요. 정작 이재명을 빼버리면 경쟁력 되는 후보가 단 하나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뭔가 참 대단히 드라마틱합니다.
이번 정권 시작할 때만 해도 다들 생각이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단단히 찍혔으니, 게다가 사생활 땜에 이미지 이렇게 박살났으니 쟤는 이제 끝이야'에 가까웠잖아요.
그런데 문재인과 민주당의 이미지가 단단히 맛이 가버린 지금에선 그게 오히려 이재명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죠. (어찌보면 이준석의 '무선' 경력과 비슷한 구석이)
정말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사생활 문제도 이미 다 꼼꼼하고 빡세게 수년간 탈탈 털리고 사법 처리까지 다 끝나 버렸으니 오히려 이재명에겐 자신감이 됩니다. 대선 기간 동안 갑툭튀해서 지지율 깎아먹을 변수가 거의 없는 거죠 이재명에겐.
거기에 덧붙여서, 참 대조적으로 행정가로서의 평가는 어쨌든 괜찮은 편이란 말이죠. 이것도 요즘 시류에 잘 맞죠.
실제로 오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이 윤석열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걸로 나왔어요. 김부선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도(...) 이제 이재명에겐 딜이 아예 안 박히는 거죠.
그동안 대선 구경을 해 본 기억으론 대선은 기본적으로 후보들간 드라마 싸움이더라구요. 당연히 그 당시 각 당의 지지도가 베이스로 깔리지만 후보 개인의 드라마란 게 위력이 생각보다 참 대단합니다. 그리고 지금 언급되는 대선 주자들 중에 이런 개인사 드라마로는 이재명과 비슷하게라도 주목받아 볼만한 사람이 안 보이네요.
아... 물론 이재명의 경우엔 그 드라마에 막장성이 너무 짙긴 하지만요. ㅋㅋㅋ 특히 여성들 많은 커뮤니티에선 엄청나게 욕 먹는단 얘길 얼핏 들었네요.
솔직히 저도 이 양반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처음에 말 했듯이, 걍 유체이탈 모드로 들여다볼 때 참 재밌는 캐릭터일 뿐이고. 또 솔직히...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 중에 딱히 더 나은 사람도 없구요.
3.
생각해보면 이재명도 이준석도. 지금 본인이 속한 당에서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있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이 둘이 요즘 이렇게 나란히 인기인 걸 보면 확실히 사람들의 기존 정치 세력들, 특히 거대 양당에 대한 염증과 피로감이 극에 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근데 뭐 이건... 영원히 반복되는 패턴이죠. 현실 세상에 백마 탄 초인 같은 게 나타날 리가 없잖아요?
이게 지겨우면 결국 제 3세력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건데. 음... 한숨 나오네요.
2021.07.14 13:49
2021.07.14 14:05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을 이길 사람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대선 본선에서 이재명보다 지지를 많이 얻을 민주당 출신 후보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이재명은 사실 사기캐에 치트키 같은 인물이잖아요. 분명히 여당 사람인데 '정권 심판론'을 가볍게 무지개 반사 가능한, 전례를 찾기 힘든 캐릭터죠.
2021.07.14 14:11
2021.07.14 14:19
뭐 글 서두에도 적었지만 저는 정치 잘 모릅니다! ㅋㅋㅋ 게다가 전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라서. 예상수님 생각이 더 정확하실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네요.
2021.07.14 14:02
2021.07.14 14:07
저도 '더 지니어스' 시청하던 시절에 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쟨 머린 좋은데 정치는 안 되겠다... ㅋㅋㅋ
그래서 사실 지금부터의 이준석은 좀 궁금합니다. 이제부턴 당 사람들 설득하고 꼬시고 이런 걸 잘 해내야할 텐데 그동안 발전이 있었는지 어땠을지.
2021.07.14 14:17
2021.07.14 14:22
손수조... 이름 참 오랜만에 본다 싶어 검색해보니 지금은 그냥 정치 그만두고 살고 있나 보네요. 결혼해서 애가 벌써 7살, 5살이라고.
2021.07.14 14:22
"김부선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도"ㅋㅋㅋ
점심먹고 빵 터지니 소화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정말 김부선씨 징하긴혀요.
2021.07.14 14:56
법적으로도 이미 다 끝났으니 그만 놓아주고 본인 삶을 사는 게 본인에게도 좋을 것 같은데요.
정말 단단하게 한이 맺혔나보다... 싶습니다. 아니 뭐, 본인에겐 그런 의미인 인간이 무려 대통령에 도전한다... 고 생각하면 이해가 가긴 하지만요.
2021.07.14 14:35
변변한 직업도 없으셨던 분이 3번의 선거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있다는 것도 대단하죠. 보통 청년비례초선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지역구에 한번 정도 올인할 수 있는데요. 어디 유지집 아들이라는 모의원도 비례시절 이름깨나 알렸음에도 1회 낙선이 마지막이었고요. 그러고도 본인을 "흙수저"로 정체화하시니 신비한 노릇입니다.
2021.07.14 14:57
뭐 돈 문제야 확인된 게 없으니 딱히 문제 삼을 이유도 없겠지만, 흙수저 포지셔닝은 많이 의아하긴 하죠. 뭐 아버지 경력을 찾아봐도 갑부 같은 건 아니지만 흙보단 훨씬 좋은 수저 물려주셨을 것 같던데요. ㅋㅋ
2021.07.14 14:40
저도 지니어스 때 보고 익숙했는데, 최근 잠깐 TV에서 나온 걸 보니 세월이 흐르긴 했더군요. 당연하지만 그 당시보다 많이 나이들어 보였어요. 목소리도 좀 바뀌었나 할 정도로.
2021.07.14 14:59
제가 티비를 안 봐서 요즘 목소리는 잘 모르겠네요. 말씀대로 나이 먹긴 했는데 뭐 당시에 20대, 이제 30대니까요. 그때보다 많이 먹었어도 여전히 젊죠. 다른 선배 정치인들처럼 롱런한다면 거의 제가 무덤 들어갈 때까지 봐야할 사람 아닌가... 라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아,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싫어지네요. ㅋㅋ
2021.07.14 14:55
저에게 이준석은 하태경과 비슷한 이미지에요. (떡밥 잘무는 기회주의자+합리적 보수 코스프레)
이재명은 운이 없네요. 민주당이 180석으로 제대로 뭘 이룬게 없는 데다가 부동산 정책으로 비호감도를 너무 많이 쌓아놔서 야권에 변변한 인물이 없는데도 대선은 좀 힘들 것 같네요.
2021.07.14 15:01
합리적 보수라는 게 참 애매한 개념이라 그게 코스프레인지, 본인들 진심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요즘엔 그 '합리적'이란 말의 의미가 좀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논리적 보수'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느낌이랄까요.
위에도 적었지만, 이재명은 지난 5년간 워낙 문재인과 민주당 주류 지지자들에게 대놓고 욕 먹고 미움 받던 사람이라 그런 책임론의 영향이 그리 크게 먹히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국힘당쪽에서 대기 중인 후보들 중에도 딱히 인물이 없어서 당선은 못하더라도 꽤 선전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후보로 나오게 된 후의 일이지만요.
2021.07.14 15:54
2021.07.14 17:27
전세계가 다 좀 비슷하게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누굴 뽑아도 사는 건 똑같이 팍팍하니 차라리 좀 희한한 걸 찍어보세!!
2021.07.14 19:46
아 왜 준스톤인지 이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로이님
재명은 애쉬명으로 부르진 않겠죠?
2021.07.15 13:50
저건 사랑받는 자들의 특권이거든요. 이재명은 사랑받지 못해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ㅋㅋ
2021.07.14 20:39
로이배티님이 정치글을! ㅎㅎ
이준석은 뭐랄까, '인망'이라는 게 없어 보입니다. "싸가지 없고 건방지다"라는 이미지의 연장이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주변에 같이 할 사람이 없어보여요. 당내 세력이 빈약한 건 둘째치고 믿을만한 보좌나 네트워크 인맥도 없는 것 같고. 멘토였던 인물은 썩은 동앗줄. 지지층이 굳건한 것도 아니고. 정치는 결국 세력, 조직 싸움이라 혼자 잘난 맛으로는 못합니다. 애초 이 사람이 썩은 동앗줄을 잡은 것이나 자기 세를 못만드는 게, 비전과 신념의 부재에서 비롯하는 것도 있겠네요. 권력 좋아하고 잔머리는 있는, 딱 거기까지의 인물인듯요.
이재명은 지난 대선에서 깽판친 게 뜻밖으로 이렇게 돌아오네요. 국힘도 민주도 싫은 저같은 사람에겐 고려할만한 선택지이긴 합니다. 경기도지사되고 나서의 노동 관련 이런저런 정책들도 마음에 들었고요. 씽크탱크 인물들도 제법 구성이 된 것 같고, 무엇보다 당에 휘둘리지 않을 뚝심이 있는 인물이라 보여 그점이 마음에 듭니다. 물론 이게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지만요. 가족사는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재명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가족갈등이 있어서 이해가 되기도 하고요. 가족이 사업하는데 권력을 써서 이득을 보게 했다도 아니고 이 무슨... 김부선은 아직도 몸선이 아름답던데 본인 입장에선 억하심정이 있을지 몰라도 그 에너지를 연기나 다른 곳으로 분출하면 좋을텐데요. 대선이 좋은 남편, 아버지 뽑기 대회도 아니고.
2021.07.15 13:29
요즘 영화를 못 봤거든요!! ㅋㅋㅋ
말씀대로 세력이 없다는 게 크리티컬인데... 요즘 워낙 핫하고 사람들 지지 많이 받으니 지금이 바로 그런 자기 사람을 만들어낼 기회겠죠. 잘 해내면 롱런하는 거고 아님 말고. ㅋㅋ
이재명 정책들이 은근히 티 안 나게 노동 친화적인 것들이 제법 있었죠. 이 양반 도지사 하는 동안에 현실적으로 소소하게 괜찮은 변화들도 꽤 있었다고 들었는데 일단은 '기본소득제' 주장으로만 관심이 쏠려서 그렇게 고평가는 또 못 받는 것 같기도 하구요.
2021.07.16 22:44
이재명 어린 시절은 정말 영화같더군요. 정치인들이 툭하면 어렸을 때 배고파서 물로 배를 채웠다는 식의 과장법을 많이 쓰는데 이재명은 찐인듯. 그런데 그런 어려운 어린시절이 본인에게 동기부여는 되었겠지만, 심성에 상처를 준 것이 회복이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욱하고 말실수를 하는게 여전히 안 고쳐진 것 같더군요. 그 점이 안타깝습니다.
일단 저는 민주당 지지자라, 잘 하면 이재명을 이길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누군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