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 취미가 게임이다... 라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 중에 '게임 불감증' 이란 게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 게임 저 게임 하다 보면 어느샌가 이게 그거 같고 그게 저거 같고 해서 뭘 해도 좀 질리고 시큰둥해지는 현상이 생기거든요.

재미도 못 느끼겠고 그냥 게임 자체가 일 같고 그래서 손을 놓게 되는데 이게 한 번 찾아오면 꽤 오래 가요. 뭐 결국 시간이 해결해줍니다만.


저도 근래에 좀 그런 상태여서 게임을 잘 안 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게임패스 서비스 때문에 생긴 습관으로 극복했습니다.

뭐냐면 이 서비스도 넷플릭스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컨텐츠가 내려가고 그걸 보름쯤 전에 공지를 하거든요.

전부터 언젠간 해봐야지... 했던 게임 하나가 종료 안내가 떠서 앙대!!!! 라고 외치며 그 게임을 붙들고 눈물 흘리며(?) 달리고 있어요.

지금 일주일 좀 넘는 시간 동안 40여시간(...) 플레이한 것 같은데 아직도 최소 15에서 길면 25시간은 더 플레이 해야 엔딩일 것 같고 내려갈 날은 4일 남았네요. ㅋㅋ

과연 기간 안에 해낼 수 있을 것인지...



2.

제목에 적어 놓은 세 가지가 제 메인 취미입니다. 


셋의 공통점이라면 다 티비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거고.

차이점은... 뭐 많지만 가장 큰 차이는 소요 시간이겠죠.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 게 일단 게임입니다. 짧은 인디 게임이라고 해도 극단적으로 짧은 소수의 경우가 아니면 거의 10시간 가까이 잡아 먹는 게 보통이구요.

지금 하는 게임처럼 고수가 공략보며 해야할 일만 하고 달려야 30~40시간 걸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100시간이든 뭐든 기약 없는 물건들도 흔해요.

뭐 콜 오브 듀티나 스포츠 게임 같은 경우엔 100도 아니고 수천 시간씩 달리는 사람도 흔해 빠졌죠.

이렇다보니 매일 규칙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뭐 하나 붙들고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뭐라도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들은 더더욱 그래요. '가볍게 축구 한 판 하고 끝내자' 이게 안 되니까요.


그 다음은 역시 드라마겠구요. 뭐 '로스트'를 첫 화부터 마지막 시즌 피날레까지 한 번에 달리겠다... 는 각오 같은 게 아니라면 100시간 찍을 일은 흔치 않습니다만.

그래도 요즘 넷플릭스 스타일로 한 시즌만 달려도 보통 7~8시간은 걸리는데.

문제는 그렇게 볼륨이 있다 보니 (영화 대비) 퀄리티가 꾸준히 유지되는 작품이 흔치 않아서 다 보고난 후의 만족도가 좀 애매해집니다.

게다가 게임과 마찬가지로 보다보면 뭔가 좀 다 어디서 본 듯 하고 뭐랑 되게 비슷하고 이런 느낌들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구요.

그래서 처음엔 확 끌려서 집중해서 보던 드라마도 나중엔 뭔가 일처럼 꾸역꾸역... '아 이제 반 시즌만 더 보면 된다! 얼른 보고 치우자!!' 이런 기분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당연히 가장 부담 없는 게 영화입니다.

한 시간 반에서 길어야 두 시간 남짓 정도면 작품 하나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니 '하루 한 편!' 같은 게 쉽게 가능하구요.

또 시간이 짧다 보니 내용이 압축이 되어 '괜찮은 작품이고 내 취향이기도 한데 중간에 취향 안 맞는 구간 견뎌야함' 같은 고통이 적습니다.

역시 짧은 시간 덕에 가끔은 아주 유니크한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래저래 들이는 시간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아요. 요즘에 제가 자꾸 영화 위주로 달리고 드라마를 잘 안 보게 되는 게 대략 이런 이유입니다.



3.

그래도 역시 '장르'가 다른 취미들이다 보니 각각 다 매력이 있죠.

게임이야 뭐 아예 이질적인 물건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고.

위에선 드라마보다 영화가 훨 만족도 높은 물건인 것처럼 적어 놓았지만 또 몇 시즌에 걸쳐 수십 시간을 들인 드라마와 그 속 정든 등장 인물들이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을 때의 기분은 두 시간짜리 영화 감상에선 경험하기 힘든 체험이겠죠.


그냥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그럽니다. ㅋㅋㅋ

결국 제 취미 생활 시간이란 게 수면 시간을 줄여서 잠과 등가 교환(...)해서 얻어내는 것인데.

따뜻 시원하던 날씨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더워지고, 장마까지 겹쳐서 후덥지근하기까지 해지니 밤이 되면 피곤해서 금방 졸도해버리거든요.

풀타임 육아네 뭐네 투덜거려도 역시 방학!! 얼른 방학했으면 좋겠습니다. 

공공기관 권장 냉방 온도 설정 이런 거 관계 없이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쾌적하게 하루 보낸 후 출근 걱정 없이 씐나게!!


그래서 본 조비가 부릅니다.




Hey hey hey hey, man gotta live my life
Like I ain't got nothin' but this roll of the dice
I'm feelin' like a Monday, but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I'm feelin' like a Monday, but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8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14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564
116744 반값 임플란트의 불편한 진실 [17] 사과식초 2012.01.04 4411
116743 친구가 쓰는 단어가 거슬려요 [27] 민트초콜렛 2010.11.10 4411
116742 있어보이려고 언급하는 영화&책이 따로 있는건가요? [37] 작은새 2010.10.03 4411
116741 송지효는 영화 안 찍나요 [11] magnolia 2010.08.15 4411
116740 [잡담] 블랙베리 3일 사용기,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만화 [4] 룽게 2010.06.14 4411
116739 듀나인) 유투브 재생과 익스플로러 버전이 상관이 있나요? [5] DH 2010.07.23 4411
116738 내 걱정은 누가 해줘? [30] Koudelka 2014.06.26 4410
116737 폭풍눈물을 불러오는 이야기 유형 [21] 보라색안경 2012.08.08 4410
116736 [우행길] 13. 명상을 하다 통곡함, '나는 영원한 실패자야...'라는 인생의 덫. [6] being 2011.02.28 4410
116735 탕웨이는 체형이 아주 길게 보이는군요 [5] 가끔영화 2010.10.08 4410
116734 구로구 사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 구로구 보건소에서 기초체력검사 받을 수 있습니다. Wolverine 2010.09.02 4410
116733 허정무는 왜 욕을 먹나요? [18] 각개격파 2010.06.27 4410
116732 The Atlantic - "슬프지만 완벽한 김연아의 퇴장" [7] 마당 2014.02.23 4409
116731 한국배구협회의 후진성을 널리 알려준 김연경 사건?의 결말 [8] soboo 2013.09.12 4409
116730 강용석과 이철희의 차이 [14] 사팍 2013.07.05 4409
116729 삼성 너무 쎈거 아닌가요. [12] 달빛처럼 2012.10.28 4409
116728 솔직히 말할게요. 전 안철수가 양보할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28] soboo 2012.11.15 4409
116727 본격 남자를 디스하는 책 [17] 자두맛사탕 2011.06.05 4409
116726 (연애바낭) 그동안 있었던일. 괴롭습니다 [12] 사람 2012.11.20 4408
116725 하상욱 단편 시집 출간 했네요 빨리 받으세요 [5] 사과식초 2013.01.27 440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