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1 10:57
1.
주 취미가 게임이다... 라는 사람들이 쓰는 용어 중에 '게임 불감증' 이란 게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 게임 저 게임 하다 보면 어느샌가 이게 그거 같고 그게 저거 같고 해서 뭘 해도 좀 질리고 시큰둥해지는 현상이 생기거든요.
재미도 못 느끼겠고 그냥 게임 자체가 일 같고 그래서 손을 놓게 되는데 이게 한 번 찾아오면 꽤 오래 가요. 뭐 결국 시간이 해결해줍니다만.
저도 근래에 좀 그런 상태여서 게임을 잘 안 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게임패스 서비스 때문에 생긴 습관으로 극복했습니다.
뭐냐면 이 서비스도 넷플릭스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컨텐츠가 내려가고 그걸 보름쯤 전에 공지를 하거든요.
전부터 언젠간 해봐야지... 했던 게임 하나가 종료 안내가 떠서 앙대!!!! 라고 외치며 그 게임을 붙들고 눈물 흘리며(?) 달리고 있어요.
지금 일주일 좀 넘는 시간 동안 40여시간(...) 플레이한 것 같은데 아직도 최소 15에서 길면 25시간은 더 플레이 해야 엔딩일 것 같고 내려갈 날은 4일 남았네요. ㅋㅋ
과연 기간 안에 해낼 수 있을 것인지...
2.
제목에 적어 놓은 세 가지가 제 메인 취미입니다.
셋의 공통점이라면 다 티비 화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거고.
차이점은... 뭐 많지만 가장 큰 차이는 소요 시간이겠죠.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 게 일단 게임입니다. 짧은 인디 게임이라고 해도 극단적으로 짧은 소수의 경우가 아니면 거의 10시간 가까이 잡아 먹는 게 보통이구요.
지금 하는 게임처럼 고수가 공략보며 해야할 일만 하고 달려야 30~40시간 걸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100시간이든 뭐든 기약 없는 물건들도 흔해요.
뭐 콜 오브 듀티나 스포츠 게임 같은 경우엔 100도 아니고 수천 시간씩 달리는 사람도 흔해 빠졌죠.
이렇다보니 매일 규칙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뭐 하나 붙들고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뭐라도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들은 더더욱 그래요. '가볍게 축구 한 판 하고 끝내자' 이게 안 되니까요.
그 다음은 역시 드라마겠구요. 뭐 '로스트'를 첫 화부터 마지막 시즌 피날레까지 한 번에 달리겠다... 는 각오 같은 게 아니라면 100시간 찍을 일은 흔치 않습니다만.
그래도 요즘 넷플릭스 스타일로 한 시즌만 달려도 보통 7~8시간은 걸리는데.
문제는 그렇게 볼륨이 있다 보니 (영화 대비) 퀄리티가 꾸준히 유지되는 작품이 흔치 않아서 다 보고난 후의 만족도가 좀 애매해집니다.
게다가 게임과 마찬가지로 보다보면 뭔가 좀 다 어디서 본 듯 하고 뭐랑 되게 비슷하고 이런 느낌들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구요.
그래서 처음엔 확 끌려서 집중해서 보던 드라마도 나중엔 뭔가 일처럼 꾸역꾸역... '아 이제 반 시즌만 더 보면 된다! 얼른 보고 치우자!!' 이런 기분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당연히 가장 부담 없는 게 영화입니다.
한 시간 반에서 길어야 두 시간 남짓 정도면 작품 하나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니 '하루 한 편!' 같은 게 쉽게 가능하구요.
또 시간이 짧다 보니 내용이 압축이 되어 '괜찮은 작품이고 내 취향이기도 한데 중간에 취향 안 맞는 구간 견뎌야함' 같은 고통이 적습니다.
역시 짧은 시간 덕에 가끔은 아주 유니크한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래저래 들이는 시간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아요. 요즘에 제가 자꾸 영화 위주로 달리고 드라마를 잘 안 보게 되는 게 대략 이런 이유입니다.
3.
그래도 역시 '장르'가 다른 취미들이다 보니 각각 다 매력이 있죠.
게임이야 뭐 아예 이질적인 물건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고.
위에선 드라마보다 영화가 훨 만족도 높은 물건인 것처럼 적어 놓았지만 또 몇 시즌에 걸쳐 수십 시간을 들인 드라마와 그 속 정든 등장 인물들이 만족스러운 엔딩을 맞을 때의 기분은 두 시간짜리 영화 감상에선 경험하기 힘든 체험이겠죠.
그냥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그럽니다. ㅋㅋㅋ
결국 제 취미 생활 시간이란 게 수면 시간을 줄여서 잠과 등가 교환(...)해서 얻어내는 것인데.
따뜻 시원하던 날씨가 얼마 전부터 갑자기 더워지고, 장마까지 겹쳐서 후덥지근하기까지 해지니 밤이 되면 피곤해서 금방 졸도해버리거든요.
풀타임 육아네 뭐네 투덜거려도 역시 방학!! 얼른 방학했으면 좋겠습니다.
공공기관 권장 냉방 온도 설정 이런 거 관계 없이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쾌적하게 하루 보낸 후 출근 걱정 없이 씐나게!!
그래서 본 조비가 부릅니다.
Hey hey hey hey, man gotta live my life
Like I ain't got nothin' but this roll of the dice
I'm feelin' like a Monday, but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I'm feelin' like a Monday, but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2021.07.11 11:20
2021.07.11 17:04
대신 최신 시리즈와 영화들을 정말 많이 보시잖아요. 극장도 가능한한 자주 가시는 것 같구요.
사실 그게 정말 큰 것 같아요. 영화를 극장 위주로 보게 되면 가는 시간 오는 시간 등등 해서 추가 시간이 많은데 저처럼 집구석에 처박혀서 vod만 보면... ㅋㅋ
2021.07.11 19:15
각자 자기 사정에서 여유 나는대로 감상하고 여기저기서 어떤 방식으로든 감상 교류하고 그러면 되는 거죠 뭐 ㅋㅋ
자기는 뭐 다양하게 보는 건 좋은데 남의 취미활동이 이렇게 하면 어떤 거라니 싸그리 폄하하고 자기 보고나서 자랑하려고 이거저거 올릴 때는 언제고 갑자기 그냥 외모 반반한 애들 분칠해서 대사 읊는게 꼴같잖다느니 하면서 딱 스노비즘 걸린 티 내는 그런 사람만 없으면 좋을텐데
2021.07.12 13:31
음... 뭐 설마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ㅋㅋ
말씀대로 각자 사정대로 스타일대로 즐기고 공유하면 되는 거죠. 그 말씀이 맞습니다.
2021.07.12 17:16
그런 뜻 맞습니다 저사람 ㅎㅎ 차라리 저한테 직접 하던가 남녀문제 관련글에서 시비 붙은 이후로 계속 비겁하게 저러네요. 저도 참 이젠 스킵해야하는데 같은 수준으로 이렇게 댓글 남겨서 죄송합니다. 앞으론 안그럴께요 ^^
2021.07.11 12:32
저와는 반대시네요. 저는 오히려 '영화'를 보는데 시간의 부담을 느낍니다. 드라마는 시리즈가 긴 만큼 끊어보기도 쉽거든요. 하지만 영화는 적어도 1시간 30분 혹은 2시간 이상을 꼼짝없이 봐야 하니까요. 중간에 안 볼거 아니면 영화는 끊어서 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끊어서 볼만한 영화라면 퀄 측면에서 함량미달인 경우가 많고. 물론 드라마라도 자꾸 다음 에피로 인도하는, 특히나 한 시즌에 걸쳐 이야기가 전개되는 드라마는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 그래서 에피소드별로 1화만에 완결되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옛날 방식이어서인지 요즘 그런 드라마가 잘 없죠.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을 보는 건 제겐 취미라기보다 휴식 같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바로 자러 들어가기보다는 멍한 자극에 뇌를 맡겨버리는 시간이 꼭 있어야 하더라구요. 제가 아침 기상에서 자유로운 직종이라 잠을 희생시켜야 할 일이 적어서 그렇기도 합니다만.
스타트렉 보세요. 에피 하나씩 보기 좋습니다. TNG요!!
Viva 방학. 어서 그날을 맞이하시길yo.
2021.07.11 17:06
듣고 보니 반대로 그런 측면이 있네요. 아마도 제가 뭐 하날 시작하면 금방 끝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그런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슴뿔 소년이나 워리어 넌은 정말 제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ㅠㅜ
스타트랙은 전부터 뭔가 묘하게 저랑 살짝살짝 안 맞는 느낌이라 각잡고 정주행을 못 하겠더라구요. 덧붙여서 혹시나 각잡고 보다가 맘에 들어 버리면 무한대의 시리즈와 에피소드들이... 제가 그래서 닥터 후도 안 보거든요. ㅋㅋㅋ
2021.07.11 19:29
2021.07.11 19:39
2021.07.11 19:55
2021.07.12 15:18
저는 거의 3년간 팍샌레 오프닝 음악이 링톤이었습니다 ㅋㅋ 가장 좋아하는 시트콤 중 하나예요.
2021.07.11 13:54
2021.07.11 17:07
맞아요 제한 시간. ㅋㅋ 그래도 제한 시간에 쫓겨 게임 하다 보면 또 다시 재미란 게 느껴지기도 해서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네요.
저도 뭐 예전엔 극장도 가고 집에서 vod도 보고 엑박 플스 PC 풀가동하면서 최신 게임들 다 따라가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미혼 파워가 컸겠죠(...)
2021.07.11 20:39
2021.07.11 14:13
2021.07.11 17:08
짧은 거 하세요. ㅋㅋ 스포츠 게임이나 퍼즐 게임 같은 거? 물론 하고픈 맘이 안 드시는데 굳이 하실 필욘 없지만요.
2021.07.11 15:52
전 시트콤보다가 질리면 게임하다가 질리면 심각한 영화보다가 질리면 게임하다가 질리면 가벼운 수사물을 보다가 질리면 게임하다가 질리면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질리면 게임하다가 질리면 장르영화보다가 질리면 게임하다가 질리면 시트콤보는 "죽음과 영원한 소멸에 대한 망각 루프"를 오늘도 시전 중입니다. 근데 요새는 눈이 피로해서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의 비중이 올라가고 있어요. 늙는 건 진짜 별롭니다.
2021.07.11 17:09
그 루프 아주 적절하네요. ㅋㅋㅋ
아... 맞아요. 확실히 눈이 피곤해지더라구요. 그 대가로 대한민국 평균보다 노안도 1~2년 일찍 왔고(...)
그래도 요즘 한동안 원격 수업을 안 해서 눈 상태가 많이 좋아졌는데, 다음 주는 또 전원 원격 수업이라 눈 관리 빡세게 해야할 것 같아요. ㅠㅜ
2021.07.11 16:01
저는 10년 사이에 야구와 축구 비중이 높아졌다가 야구는 시간이 많이 걸려 끊었고 영화,드라마는 케이블에 나오는 것 좀 보다가 한동안 유튜브 많이 들었죠,보는 것보다 틀어놓는 걸로요. 대신 걷거나 요가를 들으면서 움직이는 쪽으로 많이 했습니다. 작년에 비정상적으로 영화,드라마를 많이 본 거지 그닥 취미의 본령은 아닙니다. 차라리 독서라면 몰라도요. 작년엔 잘 가던 박물관,전시회,고궁도 못 갔으니까요.
요새 여러 채널 돌리다 보니 테니스, ufc까지 봅니다. ㅋ
2021.07.11 17:10
작년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보셨죠. ㅋㅋ 매일매일 글 올리시는 거 보고 정말 대단하시다 생각했습니다.
되게 취향이 다양하고 넓으신 것 같아요. 그런 분들 보면 부럽더군요.
2021.07.11 17:41
2021.07.11 21:28
호혹시 안경끼십니까 안구건조증 없으십니까
저는 노안+안구건조증으로 아주 죽겠네요
2021.07.12 09:10
2021.07.12 14:55
온라인 수업 한창 할 때 진짜 눈 상태가 심해져서 어지간하면 병원 안 가는 제가 스스로 찾아갔었는데요. 의외로 의사 선생이 '너 멀쩡. 정 신경 쓰이면 점안액이나 하나 처방 받아 가든가' 이러길래 그거라도 받아와서 한동안 열심히 넣었는데. 효과가 없진 않은 것 같아요. 분명 좀 나아지긴 했는데... 결정적으로 괜찮아진 건 애들이 등교해서 온라인 수업 안 하게된 후였네요. 그동안 일부러 핸드폰도 최대한 안 보고 지냈구요.
결국 눈이 쉬어야합니다. ㅋㅋㅋ 그래도 조금 보탬은 되니 점안액도 사용해 보세요.
2021.07.12 09:23
2021.07.12 15:00
넷플릭스가 확실히 사람들의 문화 컨텐츠 소비 문화를 엄청나게 바꿔 놓은 것 같아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죠. ㅋㅋ
전 웹소설은 진짜 전혀 안 보는데 그냥 애초에 안 보던 상태를 바꾸지 않고 살고 있는 거구요. 제 주변에도 웹소설 소비자들이 은근 많더라구요. 그게 또 하나 대박치면 돈도 그렇게 잘 번다죠. 하하.
2021.07.12 13:44
저도 딱 리디셀렉트 종료 예정 도서를 알게 되고 난 후 전자 책을 좀 읽게 되었어요.
2021.07.12 15:01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ㅋㅋㅋ
확실히 사람의 생산성(?)을 위해선 약간의 갈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냥 여유로우면 뭘 잘 안 하게 되는 느낌... ㅠㅜ
저는 최신 시리즈나 영화들 챙겨보는 것만으로도 빠듯해서 여기에 정말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게임까지 다 하시는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ㅎㅎ
그나마 시리즈는 진짜 재밌다는 것만 골라보고 있습니다. 영화는 확실히 하나 잘못 골라도 부담이 없어요. 한시간 반정도 투자하면 끝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