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와 남성혐오

2021.07.11 06:41

분홍돼지 조회 수:1242

GS25에서 남성 혐오 제스쳐를 차용한 포스터를 제작한 것이 문제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특정 분야에 숨어있는 남성 혐오 포인트들이 널리 퍼져있음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와중에도 애써 이것은 남성 혐오가 아니며, 그런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인데, 개개인이 남성 혐오 포인트 들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계속 모른 척 한다는 것은 결국 믿고 싶은 것을 믿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현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사실 그 제스쳐는 처음부터 남성 혐오의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길이 또는 상대적으로 적음을 표현하는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었죠. 그런데 그 유명한 남성 혐오 커뮤니티에서 그 제스쳐에 자신들만의 혐오 의미를 부여를 하게 되면서 의미가 변질되게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OK사인인데요. OK 사인에 백인 우월 주의에 대한 의미를 부여된 일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OK 사인은 괜찮다, 알았다 라는 표현이지만, 일부 백인 우월 주의 단체에서 Whte Power라는 의미로 사용하면서 논란을 생긴 것이지요. 이 역시 처음에는 알음알음 일부 소수의 인종차별주의자들 사이에서만 사용이 되었지만, 바로 작년에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사관학교 행사에서 한 생도가 OK사인을 하는 것이 방송에 잡히면서, 백인 우월 주의의 표현이냐, 아니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OK사인이냐를 두고 본격적인 논란이 바다 건너 우리나라까지 전달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남성 혐오 사인의 악의적인 부분이 드러나게 되는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스처를 사인으로 사용함으로써 내적으로는 혐오의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외적으로는 마치 정상적인 사용인 것 처럼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오히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과잉반응을 하는 것처럼 몰아간다는 것입니다. OK 사인 논란에서도 이런 점이 악용해서 인종차별적인 체스쳐의 사용에 대해 아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OK사인이다라면서 빠져나가는 것처럼 GS25의 남성 혐오 제스쳐에 대해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가 안된다며 오히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과민반응 한다는 식으로 몰아갑니다. 


물론 실제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고, 오해를 할 수도 있겠죠. 때문에 우리는 전체적인 맥락을 사건을 확인 할 필요가 있어요. 예전 SBS에서 일베의 이미지를 사용했을 때도 그랬어요. 처음에는 실수라고 변명을 했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해명이 이상한 거에요. 구글 검색 이미지를 사용했다? 홈페이지를 가도 공식 이미지를 찾을 수가 있는데 왜 구글 검색 이미지를 사용했지? 그런데 검색을 해봐도 첫 페이지에 나오지 않는데다가 깊숙히 안에 있어서 찾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도저히 나오지 않는 곳에 있는데, 이걸 실수 했다고? 그리고 그런 실수가 잊을만 하면 반복이 되니 이제 알게 된 것이죠. 아 이건 의도된 실수구나. 이번 GS25의 남성 혐오 이미지도 그래요. 첫 시작은 뜬금없는 남성 혐오 제스쳐였죠. 그래요. 그럴 수 있어요.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까. 그런데 그 제스쳐와 다른 부분이 문제가 되니까. 다음에는 그런 문제되는 부분을 없애고 뜬금없이 다른 이미지를 추가했네요? 포스터 작업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본 이미지에도 없던 것을 넣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넣은 거죠. 지우는 것과는 다른 문제에요. 그런데 그것이 '우연히' 남성 혐오와 연결이 되네요? 아 또 실수이고 오해 일 수도 있어요. 좋습니다. 이번까지는 실수라고 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다시 수정 하게 되는데, 세 번째에는 또 다른 남성 혐오 의미가 연상되는 이미지가 '추가'가 됩니다. 있던게 없어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없던 것이 새로 생긴거에요. 그것도 매번 수정 때 마다요. 그것도 하필 남성 혐오를 떠올릴수 있는 이미지가 매번요. 이 정도면 정말 의도적인 실수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참 재미있는 것은 GS25는 그런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그 남성 혐오 이미지를 각 제품마다 열심히 반복적으로 사용을 합니다. 정말 꾸준하게요. 그것도 뜬금없이. 그러면서 변명을 하죠. 이건 원래 그 손 모양이 사용되는 의도로 사용이 된것이다. 오해다. 과민반응이다. 그렇게 악의적인 혐오 표현과 일상적인 표현을 교모히 섞어서 그 본래의 의미를 숨기는 것. 네 참 비열하고 저열한 모습입니다. 그런면에서는 차라리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베가 더 낫죠. 그 인간들은 그래도 자신의 존재 자체는 부정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생각해봅니다. 저 사람들이 대체 왜 저럴까.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저런 행위들이 무슨 도움이 될까. 그런데 매번 나오는 결론은 저 사람들은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갈등은 부추기고, 서로를 갈라쳐서 사건과 사고를 만들어내고 그래서 다시 혐오의 정서를 불러 일으켜 더욱 깊은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남성혐오의 이유일 겁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존재 가치가 부각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나서 자신들이 그러한 갈등을 만들어내는데 한 몫을 했다는 점을 두고 보람을 느끼겠죠.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런 식으로 갈등을 만들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존재하는 한, 평화로운 시대는 참 멀어보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85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18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598
116745 반값 임플란트의 불편한 진실 [17] 사과식초 2012.01.04 4411
116744 친구가 쓰는 단어가 거슬려요 [27] 민트초콜렛 2010.11.10 4411
116743 있어보이려고 언급하는 영화&책이 따로 있는건가요? [37] 작은새 2010.10.03 4411
116742 송지효는 영화 안 찍나요 [11] magnolia 2010.08.15 4411
116741 [잡담] 블랙베리 3일 사용기, 토니 타케자키의 건담만화 [4] 룽게 2010.06.14 4411
116740 듀나인) 유투브 재생과 익스플로러 버전이 상관이 있나요? [5] DH 2010.07.23 4411
116739 내 걱정은 누가 해줘? [30] Koudelka 2014.06.26 4410
116738 폭풍눈물을 불러오는 이야기 유형 [21] 보라색안경 2012.08.08 4410
116737 [우행길] 13. 명상을 하다 통곡함, '나는 영원한 실패자야...'라는 인생의 덫. [6] being 2011.02.28 4410
116736 탕웨이는 체형이 아주 길게 보이는군요 [5] 가끔영화 2010.10.08 4410
116735 구로구 사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 구로구 보건소에서 기초체력검사 받을 수 있습니다. Wolverine 2010.09.02 4410
116734 허정무는 왜 욕을 먹나요? [18] 각개격파 2010.06.27 4410
116733 The Atlantic - "슬프지만 완벽한 김연아의 퇴장" [7] 마당 2014.02.23 4409
116732 한국배구협회의 후진성을 널리 알려준 김연경 사건?의 결말 [8] soboo 2013.09.12 4409
116731 강용석과 이철희의 차이 [14] 사팍 2013.07.05 4409
116730 삼성 너무 쎈거 아닌가요. [12] 달빛처럼 2012.10.28 4409
116729 솔직히 말할게요. 전 안철수가 양보할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28] soboo 2012.11.15 4409
116728 본격 남자를 디스하는 책 [17] 자두맛사탕 2011.06.05 4409
116727 오늘 미사시간에 4대강 이야기 [10] 늦달 2010.06.06 4409
116726 (연애바낭) 그동안 있었던일. 괴롭습니다 [12] 사람 2012.11.20 4408
XE Login